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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가을호, 통권 26호 2023 가을호, Vol.26

유럽연합(EU) 국가들의 하우징 퍼스트 관점에 기반한 노숙인 지원 현황과 시사점1)

Support for the Homeless Based on the Housing First Perspective in EU States: Current Situation and Implications

Abstract

The policy of Housing First is a dramatic shift from the previous “staircase” approach in that it is aimed at providing housing upfront, without going through preparatory steps, to homeless people with alcohol dependence or mental issues, for whom housing access or independent living was deemed unfit in the past. This article introduces the background of Housing First policies in European countries, the achievements of these policies, and the Housing First Europe Hub, a coalition of organizations responsible for Housing First policies in Europe. This article goes on to outline the special features of the European Housing First policies and draw policy implications for Korea.

초록

하우징 퍼스트(Housing First)는 알코올 문제나 정신장애 등으로 주거 접근이나 주거생활 유지가 어렵다고 간주되는 취약 노숙인을 대상으로 준비 과정 없이 곧바로 주거 제공부터 시작한다는 점에서 과거 단계적 주거지원 방식을 획기적으로 전환한 정책 방향이다. 이 글에서는 유럽의 하우징 퍼스트 도입 배경과 관련 허브 조직인 하우징 퍼스트 유럽 허브(Housing First Europe Hub)를 소개하고 유럽 주요 국가의 하우징 퍼스트 관점에 기반한 노숙인 정책과 성과의 주요 내용을 서술한다. 이를 바탕으로 유럽연합(EU) 국가들의 하우징 퍼스트 정책의 특징을 정리하고 한국 사회에 하우징 퍼스트 관점의 정책을 도입할 필요성과 필요조건을 제시한다.

1. 들어가며

최근 한국에서 노숙인에 대한 주거지원의 필요성에 공감을 표하는 학계 및 활동가를 중심으로 하우징 퍼스트(Housing Firs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송아영, 2021; 남기철, 2013; 성중탁, 2016; 임정기, 2019). 하우징 퍼스트는 노숙인 중에서도 약물・알코올 중독이나 정신질환이 있어 주거 접근 및 유지가 어렵다고 간주되는 사람을 주요 대상으로 한다. 기존 노숙인 주거지원과 가장 큰 차이점은 글자 그대로 일단 주거를 먼저 제공하고 주거 유지 및 지역사회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를 추후에 지원한다는 점이다. 예전의 주된 정책에서는 금주 등을 통해 주거지원을 받을 자격을 입증해야 했지만, 하우징 퍼스트는 그러한 조건 없이 가능한 한 먼저 주거를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 관점의 전환을 의미한다.

최근 국내에도 하우징 퍼스트 관점의 정의, 발전 과정 등을 간략하게 소개하거나, 원칙이나 철학을 비교적 심도 있게 소개하는 선행 연구들이 나타나고 있다. 아래에서는 비교적 국내에 충분히 소개되지 않은 유럽의 하우징 퍼스트에 대해, 그 도입 배경과 허브 조직인 하우징 퍼스트 유럽 허브(Housing First Europe Hub)를 소개하고, 주요 사업 내용 및 성과와 한국 사회에 주는 시사점을 제시한다.

2. 하우징 퍼스트의 유럽 도입 배경과 하우징 퍼스트 유럽 허브

하우징 퍼스트는 1990년대 초 뉴욕의 Pathway to Housing에서 샘 쳄베리스(Sam Tsemberis)가 개발하여 시작되었다(Tsemberis, 2010). 하우징 퍼스트 도입 이전에, 주거 지원은 치료와 금지(음주나 약물)의 단계를 모두 종료한 노숙인에게만 제공되었다. 모든 단계가 완료되었다는 것은 예를 들어 정신건강 문제가 있던 노숙인이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훈련’을 통해 ‘주거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을 의미해야 했다. 이러한 유형의 서비스는 ‘계단식(staircase) 서비스’, ‘선형 주거치료(linear residential treatment)’ 혹은 ‘치료 주도 접근법(treatment-led approaches)’이라 불렸다. 그런데 1990년대 정신과 진단을 받은 개인, 특히 복합적인 중독 문제가 있는 개인을 위한 계단식 서비스가 항상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지기 시작하였다(Ridgway and Zipple, 1990; Carling, 1990). 특히 세 가지 중요한 문제가 있었다. 첫째, 서비스 이용자는 한 단계와 다른 단계 사이를 이동하는 데 필요한 모든 작업을 항상 완료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계단식 서비스에서 ‘고착’되었다. 둘째, 서비스 이용자는 마약과 알코올에 대한 완전한 금주 및 정신과 치료 참여와 같은 엄격한 규칙으로 인해 임시 또는 영구 주택에서 쫓겨나는 경우가 많았다. 셋째, 계단식 모델은 각 단계별 달성해야 할 목표를 설정하고 있고 이를 달성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그 목표는 종종 일반 사람들보다 더 올바르게 행동해야 한다는 기대가 포함되어 있다. 서비스 이용자들은 평범한 시민이 아니라 ‘완벽한’ 시민이 될 것을 요구받았다.

이러한 결과로 1990년대 후반 지원주택모델을 기반으로 하여 뉴욕의 샘 쳄베리스가 개발한 하우징 퍼스트는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Tsemberis, 2010). 주택은 계단식 모델에서처럼 ‘마지막’이 아니라 ‘먼저’ 제공되었다. 이러한 하우징 퍼스트는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주거에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음주나 약물 사용을 중단해야 하는 요구 사항은 없었고 주거에 대한 대가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요구 사항도 없었다. 약물이나 알코올 사용이 중단되지 않거나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에도 주택에서 쫓아내지 않았다. 개인의 행동이 원인이 되거나 다른 지원이 필요하여 주택을 떠나게 된 경우, 하우징 퍼스트는 그들이 다른 살 곳을 찾도록 도운 다음 필요한 기간 동안 계속 지원한다.

유럽의 하우징 퍼스트는 뉴욕에서 개발된 서비스에서 자극을 받았다(Padgett, Henwood, & Tsemberis, 2015). 그다음은 미국의 다른 지역의 서비스도 소개되었다(Pearson, Locke, Montgomery, & Buron, 2007). 그 이후 시범사업과 평가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효과성이 입증되었다. 2010년대 초반부터 하우징 퍼스트 관점은 유럽에서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특히 이러한 확산에는 유럽의 하우징 퍼스트의 플랫폼 기능을 하고 있는 단체인 하우징 퍼스트 유럽 허브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단체는 2016년 핀란드의 Y-Foundation과 EU 노숙인 지원 연합단체 FEANTSA(European Federation of National Organisations Working with the Homeless, 노숙인과 함께 하는 유럽 국가 조직 연합)가 주도하고 15개 이상의 단체가 함께 참여하여 설립되었다(Housing First Europe Hub, 2023). 핀란드의 Y-Foundation은 노숙을 종식하기 위해 주거지원을 하는 민간단체로 전국에서 60개 지역에 18,500호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고 있다(Y-SÄÄTIÖ, 2023). 그리고 FEANTSA는 EU의 노숙인 지원 관련 기관의 연합체로 1989년 설립되었으며, 현재 22개 회원국, 29개 지역 및 130여개개 회원기관이 가입되어 있으며 EU로부터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FEANTSA, n.d.).

하우징 퍼스트 유럽 허브는 현재 유럽 전역의 45개 이상의 조직, 도시, 정부 부처, 주택 공급자, 연구기관 등을 포함하는 규모로 성장하였다. 또한 홈페이지를 통하여 각 국가의 사례를 수집, 공유하고, 연구 자료를 꾸준히 공개하고 있다. 하우징 퍼스트 유럽 허브에서는 하우징 퍼스트의 8가지 핵심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이 원칙은 (1) 주거는 인권이라는 관점, (2) 서비스 이용자의 선택과 통제 보장, (3) 주택과 치료 서비스의 분리, (4) 회복 지향 서비스, (5) 폐해 감소 관점, (6) 강제성이 없는 능동적 참여, (7) 개인 중심의 계획, (8) 유연한 지원이다.2) 각 국가별 하우징 퍼스트는 이 8가지 원칙에 입각하고 있다.

3. 국가별 하우징 퍼스트 사업 내용

하우징 퍼스트 유럽 허브는 총 16개국(지역)의 29개 단체, 국제기구 1개, 유럽 연합단체 1개 등 30여 개 단체와 함께하고 있다(Housing First Europe Hub, 2023). 아래에서는 하우징 퍼스트 유럽 허브가 출판한 가이드라인에 언급된 주요 국가의 예시(Pleace, 2016)를 바탕으로 국가별 하우징 퍼스트의 주요 사업 내용을 서술한다.3)

가.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에서 하우징 퍼스트는 the Wiener Wohnungslosenhilfe programme의 일부로 개발되었으며, 비엔나에서 홈리스 시민들을 대상으로 심리・사회적 지원을 제공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계단식 서비스 모델을 변경하는 논의를 거친 후 3년간 시범 서비스가 개발되었으며, 하우징 퍼스트의 여덟 가지 주요 원칙을 따르고 있다. Neunerhaus Housing First로 명명된 이 프로그램은 2015년까지 69가구 131명의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였고 선택과 통제에 대한 자기결정, 개인중심의 계획, 필요한 만큼의 유연한 지원과 적극적 참여가 강조되었다. 주택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로 서비스 이용자들이 유급 일자리로 연계될 수 있었다.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하우징 퍼스트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들의 주거 유지율은 98.3%에 달하며, 사회통합 차원에서도 높은 성과가 나타났다(Pleace, 2016, p.82).

나. 핀란드

핀란드에서는 하우징 퍼스트가 국가의 노숙인 대책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펴낸 보고서에서도 2010년과 2018년 사이 하우징 퍼스트 접근 방식으로 노숙인이 39% 감소했다면서, 핀란드가 하우징 퍼스트를 국가 정책으로 주류화함으로써 사회적 배제를 방지하고 주택 확보에 크게 기여했다고 높게 평가하고 있다(OECD, 2020, p.8).

Väinölä Housing First는 구세군이 운영하고 Y-Foundation 148이라는 사회주택 기관이 주택을 제공한다. 주택은 모두 아파트 한 블록에 입지해 있으며, 사회복지사, 건강전문가, 자원봉사 코디네이터, 직업 코치가 팀이 되어 지원한다. 또한 일상적으로 건강과 복지를 증진하기 위한 활동과 장소가, 충분한 정보와 함께 제공되며 개인에 대한 사회적 지원 및 자존감 향상에 중점을 두고 지역사회 내에서 치료와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하우징 퍼스트 서비스 사용자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6개월마다 데이터가 수집되며 주거생활 유지, 사회통합 촉진, 지역사회 통합 측면에서 성공적이라고 보고되고 있다(Pleace, 2016, p.86).

다. 이탈리아

하우징 퍼스트 이탈리아는 이탈리아에서 하우징 퍼스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들로 구성된 협력 그룹이며, 이탈리아의 하우징 퍼스트 서비스에 대한 평가 방법을 설계하는 과학 위원회를 통해 학술적 지원도 받고 있다. 이탈리아 노숙인 기관인 fio.PSD의 후원을 받고 있으며 하우징 퍼스트 이탈리아는 이탈리아 전역에서 하우징 퍼스트 관점의 확산을 촉진하고 노숙 방지 전략에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우징 퍼스트를 실행한 기관 사례로 Amici di Piazza Grande를 들 수 있다. 볼로냐에서 활동하는 이 단체는 하우징 퍼스트의 주요 원칙을 따르면서 2015년에 42가구를 지원하였다. 다학제적인 지원팀을 활용하여 직접적인 지원 서비스와 사례 관리를 제공한다.

그 외에 하우징 퍼스트 Ragusa는 시칠리아의 하우징 퍼스트 서비스로 사회복지사, 교육자 등이 포함된 팀이 2015년에 35개 가구를 지원하였다. 재정은 종교단체, 사적 기부, 중앙정부 및 EU 자금 등을 혼합하여 조달한다. 다른 하우징 퍼스트와 마찬가지로 가능한 한 빨리 독립주택으로 이주시키는 것이 강조된다(Pleace, 2016, pp.90-91).

라. 네덜란드

하우징 퍼스트 서비스 HVO Querido Discus는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우징 퍼스트의 원칙을 따르고 있으며 비정부 기구에 의해 운영되지만 정부로부터 모든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 주요 대상은 정신건강 문제가 있거나 약물 및 알코올 문제가 있는 노숙인이다. 주거는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둔 주택 관련 기업과 협력하여 사회주택의 형태로 제공한다. 2005년에는 3명의 지원 담당자와 1명의 리더가 15명의 서비스 이용자를 지원하였는데, 2015년에는 45명의 지원 담당자와 4명의 코디네이터 및 2명의 리더가 275명의 서비스 이용자를 담당할 정도로 크게 성장하였다.

주거 유지와 일상생활 지원, 보건, 약물 및 알코올 관련 서비스, 가족과의 관계 구축 등 사회통합 지원, 형사사법체계 대응 지원(필요시) 등을 제공한다. 2015년 현재 각 지원 담당자는 이용자 6∼9명 정도를 담당하고 있다. 필요도가 높을수록 더 적은 인원을 담당하게 되는 체계이다.

다음으로 Housing First Utrecht는 비정부조직(NGO) 단체인 De Tussenvoorziening에 의해 운영된다. 주로 장기간 노숙과 심각한 정신질환, 약물 및 알코올 사용, 범죄 기록이 있는 사람 등 80여 명을 지원하고 있으며, 주택은 사회주택 건물이 제공된다. 직원은 14명이 팀을 이루고 있으며 대부분 사회복지사로 구성된다. 각 직원 개인은 최대 8명의 이용자를 책임지고 최대 5명까지는 보조 책임을 진다. 보조 책임자는 주 책임자가 호출을 받을 수 없을 때 활용될 수 있다(Pleace, 2016, pp.92-93).

마. 영국

하우징 퍼스트 잉글랜드는 영국 노숙과 관련하여 전국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홈리스 링크(Homeless Link)에서 적극적으로 연구 및 기획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홈리스 링크의 자료에 따르면, 먼저 활동 중인 서비스는 2017년 32개에서 2020년 105개로 증가하였고 서비스는 평균적으로 6명에서 20명의 사람들을 지원하며 71%는 직원당 6명을 담당하고 있다. 거의 모든 서비스는 10명 이하를 담당하며, 직원은 4명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지원을 받는 클라이언트의 97%는 약물 남용, 95%는 정신건강 문제, 88%는 범죄 관련 문제와 연관되어 있으며 68%가 신체적 건강 문제를 지니고 있었다. 또한 폭력 또는 학대 피해자는 64%였다. 노숙 기간은 47%가 3∼9년 사이였으며 10년 이상은 14%였다. 하우징 퍼스트의 재정은 66%가 모두 혹은 부분적으로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서비스는 단기로 이루어지는 펀딩이고 1년 미만이 40%, 2~3년이 43%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급자들은 재원 기간이 짧더라도 서비스는 연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공급되는 주거는 56%가 주거 협회, 41%가 지방정부, 35%가 민간 임대, 20%가 자신들이 소유하는 주택을 활용하고 있으며 전체 45%가 2개 이상의 기관에서 주택을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89%는 완전히 독립된 거처를 제공하며 11%는 그 외에도 공유 주택 옵션을 제공한다. 또한 97%는 지역 전반에 주거가 흩어져 있으며 4%만 집합 숙박 시설이 제공되고 있다(homeless link, n.d.).

4. 하우징 퍼스트의 효과

하우징 퍼스트는 근거 기반의 실천을 강조하는데, 아래와 같이 몇 가지 성과가 보고된 바 있다.

먼저 대체로 다른 서비스 이용자에 비해 높은 주거 유지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예를 들어, 오스트리아의 Neunerhaus Housing First는 2018년 139건의 임대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성인 171명과 아동 149명을 지원하였다. 1인가구가 47%, 부부가구가 4%, 아동 있는 가구가 49%였으며 중도에 퇴거한 가구는 8가구, 주거 유지율은 94%이다(Özkan, n.d., p.15).

또한 그러한 결과로 노숙인이 감소하는 성과도 있었다. 대표적인 국가로 핀란드를 들 수 있다. 핀란드는 장기 노숙인 수가 절대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핀란드에서는 부채, 약물 남용, 정신건강 문제와 같은 중대한 사회적 또는 건강 문제가 있고 기존 주거 정책 및 적절한 지원서비스의 부족으로 인하여 최소 1년간 거리노숙이 지속되었거나 지난 3년간 노숙을 반복적으로 경험한 경우를 장기 노숙인으로 간주한다. 2008년부터 2020년 사이에 장기 노숙인 수는 약 3,500명에서 약 1,000명으로 감소하였다(ara, 2021, p.9).

또한 건강이나 사회적 통합, 삶의 만족도 향상이 보고되었다. 이탈리아의 fio.psd의 하우징 퍼스트 결과에 대한 보고에 따르면, 이용자의 22%가 신체적 건강이 향상되었으며 정신 보건의 안정 수준이 향상된 것으로 보고하였다. 또한 80%가 집 밖에서 친구를 만나거나 이웃 관계를 즐기고 있으며 68%가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등 사회관계가 증진되었다(fio.PSD, 2019).

영국에서도 건강의 일반적 수준(63%)과 정신건강 수준(66%)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고, 알코올 및 약물 남용 관련 서비스 전후를 비교한 결과 거리 음주율은 69%에서 47%로, 취할 때까지 마시는 음주율은 71%에서 56%로, 불법 약물 복용은 66%에서 53%로 변화되었다. 지역사회 통합적 측면에서 마을 소속감은 64%로, 서비스 시작 시점의 38%에 비해 크게 높아졌고, 가족과의 만남도 대체로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Bretherton & Pleace, 2015).

그 외의 국가들에서도 1년 이상 주거 유지, 건강, 사회적 통합 효과에서, 하우징 퍼스트 관점에 입각한 서비스는 기존의 서비스에 비해 높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보고된다.

5. 나가며

유럽에서 노숙인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사회문제인데, 예전과 동일한 방식의 정책으로는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하우징 퍼스트는 노숙인에 대한 국가의 핵심 전략 방향으로 채택되었으며 다양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또한 하우징 퍼스트 유럽 허브는 이러한 성과를 축적하고 가이드라인을 공유하는 등 하우징 퍼스트 관점의 확산에 크게 기여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하우징 퍼스트의 실현을 위해서는 일정량 이상의 주거뿐 아니라 서비스까지 충분하게 제공될 필요가 있다. 또한 그 바탕에는 알코올의존과 정신질환이 개인의 결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함께 해결해야 하고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라는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

한국에서도 점차 하우징 퍼스트 관점에 기반한 정책이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시는 2019년부터 정신장애가 있는 노숙인, 고령자, 장애인에 대한 지원주택 사업을 시작하였다. 노숙인의 자격요건은 정신질환 또는 알코올 의존증 진단을 받은 사람으로 한정된다. 자립이 어렵다고 여겨진 대상자들을 우선 지원하는 것으로 기존 주거지원 프로그램과는 다른, 방향의 전환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그 외에도 ‘제2차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 종합계획’에서는 구체적 지원 내용은 없으나 정책 방향으로서 ‘서비스 결합 지원주택’ 모델 마련이 제시되어 있다. 알코올・정신건강 등에 취약한 만성노숙인 등에 대한 주거와 필요서비스 연계 추진 방안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하우징 퍼스트 관점이 정책의 주류가 되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 또한 서울을 비롯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원주택은 절대적 공급 물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EU가 제시하는 8가지 원칙의 관점에 비추어 보아도 보완해야 할 부분이 다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정책이라면 배제되었을 대상자들이 시설에서 나와 주거를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생활을 하는 성과를 낳고 있다. 한국도 이제는 더 획기적인 관점 변화와 더불어 주거를 비롯한 자원 투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실천해야 한다. 유럽의 다양한 사례들은 그 이유에 대한 다양하고 강력한 근거들을 제시하고 있다.

Appendi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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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하우징 퍼스트 유럽 허브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유럽 단체
국가(지역) 단체명 단체 특징 주요 활동
프랑스 ANSA – Agence nouvelle des solidarités actives 빈곤 및 사회적 배제 관련 NGO 2010년부터 하우징 퍼스트 활동 시작 및 지역 지원
Dihal 주택 및 주택 접근을 위한 부처 간 대표단 노숙인 및 노숙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위한 정부 주택 정책 운영 및 시행
Est Metropole Habitat 리옹시와 관계된 사회주택 조직 1919년 설립, NGO를 연계하여 노숙인에게 주택 제공
Strasbourg Eurométropole 스트라스부르 유로메트로(프랑스 지역의 지역공동체) 프랑스의 노숙인 감소 전략에 따라(2018-2022) 하우징 퍼스트 적극 추진
영국 CRISIS 노숙인 인권 단체 런던 및 뉴캐슬 중심 인권옹호 활동, 하우징 퍼스트 서비스 제공
Liverpool City Region Combined Authority 지방당국 하우징 퍼스트를 실시하는 지방당국(주민 6만 명)
웨일스 Cymorth Cymru 노숙인 및 주택 및 서비스 제공 기관 2018년 Housing First Wales Network를 설립했으며 웨일스의 Housing First 정책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
아일랜드 및 북아일랜드 Depaul 예방, 가족 및 청소년, 숙박시설, 건강 및 재활 및 주택 제공 영역에서 활동하는 기관 아일랜드 및 북아일랜드에서 활동 중으로(2002년 아일랜드, 2005년 북아일랜드설립, 2013년부터 하우징 퍼스트 시범사업 시작
스코틀랜드 Rock Trust 청소년 노숙인 지원 단체 Housing First for Youth 프로젝트 설계 및 제공
Turning Point Scotland(TPS) 학습장애, 알코올 및 약물, 정신건강 문제 지원 NGO 2010년부터 하우징 퍼스트 시범사업 시작
아일랜드 Focus Ireland 아일랜드 주택 및 노숙인 관련 최대 단체 1988년 설립, 9개 카운티에서 하우징 퍼스트 프로그램 운영
Respond 사회주택 공급 업체 4,834개 카운티 12,065명 세입자 관리 및 지원
Simon Communities 커뮤니티 네트워크 하우징 퍼스트 관점의 캠페인 및 운동 전개
이탈리아 fio.PSD 노숙인 지원 130개 지역 단체 연맹 1990년 연맹으로 설립하여 하우징 퍼스트 시범 프로젝트 도입 및 관련 활동
오스트리아 Homeless Austria 노숙인 관련 조직네트워크 2014년부터 자발적 운영(유급 직원 없음)
독일 Housing First Berlin 비영리단체인 Neue Chance gGmbH와 Berliner Stadtmission 파트너십 프로그램 2018년부터 베를린시에서 자금 지원으로 시작, 40명 직원과 2022명 거주민으로 확장됨
Housing First für Frauen 여성 노숙인 지원 단체 여성 및 가족에 대한 하우징 퍼스트 지원
네덜란드 Housing First Netherlands 국내 하우징 퍼스트 조직 연합 및 플랫폼 지식공유 및 구축, 옹호 및 혁신 활동
HVO-Querido-Discus Housing First 사회복지 단체 2016년부터 600명 이상 집중 서비스 결합 주거 공급, 2017년 이후 현재 1,500명 이상 하우징 퍼스트 클라이언트 보유
LIMOR 주택, 서비스 제공 단체 2018년부터 Housing First for Youth 제공
스페인 Ministerio Derechos Sociales y Agenda 2030 정부당국 사회적 권리 보장을 위한 2030 의제 이행 등을 담당하는 부서로 하우징 퍼스트에 자금 조달
OHSJD 종교 기반 단체(수도회) 하우징 퍼스트 관점의 노숙인 프로젝트 지원
Asociación Provivienda 주거권 증진 NGO 2016년부터 하우징 퍼스트 서비스 시작
벨기에 POD Maatschappelijke Integratie 사회통합을 위한 벨기에 공공계획 서비스 2002년 12월에 왕실 법령으로 설립된 국가 연구 및 서비스 조정 기관으로 하우징 퍼스트 지원
덴마크 Danish National Board of Social Services 국립사회복지위원회(정부 산하 기관) 전국 하우징 퍼스트 실현을 위한 서비스 제공자 지원 및 상담 제공
스웨덴 Sveriges Stadsmissione 취약계층 지원 단체 2007년 설립, 2018년 하우징 퍼스트 관련 프로젝트 시작
핀란드 The Housing Finance and Development Centre of Finland(ARA) 핀란드 정부기관 2008년 이후 하우징 퍼스트 관점의 정책 시행(주거 관련 정부 보조금 및 보증, 노숙인 주거지원 및 서비스 )
Y-Foundation 사회주택 제공 및 운영 단체 핀란드 하우징 퍼스트 원칙의 주요 개발자 및 서비스 공급자
노르웨이 Husbanken 국영주택은행 주택은행에서 하우징 퍼스트 프로젝트 지원
국제기구 World Habitat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주거지원 자선단체 하우징 퍼스트 개념 확산 및 지원
유럽 단체 FEANTSA 노숙인과 함께하는 유럽 국가조직 연맹 28개 지역, 130개 단체 회원(참조: FEANTSA 홈페이지에는 22개 회원국, 29개 지역 및 130여개 단체 회원이 함께 한다고 설명되어 있음)

자료: Housing First Europe Hub. (2023). The Housing First Hub.

Notes

1)

이 글은 임덕영, 이태진, 최준영, 민소영, 유야마 아쓰시, 홍성운. (2022). 노숙인의 통합적 의료지원과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정책방안연구(세종: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일부를 활용한 것이다.

2)

상세 설명은 임덕영 외 (2022, pp.38-44) 참조.

3)

하우징 퍼스트 유럽 허브에 참여하고 있는 단체 개요는 부록에 게재하였다.

References

1 

남기철. (2013). 만성적 노숙인에 대한 우리나라 노숙인 복지 서비스의 성격: 규제와 단주우선접근의 극단성. 비판사회정책, 39, 7-43.

2 

성중탁. (2016). 한국의 홈리스(Homeless)문제 해결 방안에 관한 소고. 법학연구, 57(2), 61-88.

3 

송아영. (2021). 하우징퍼스트(Housing First)의 특징과 원칙: 한국 노숙인 주거정책을 위한 함의. 사회복지연구, 52(3), 85-116.

4 

임덕영, 이태진, 최준영, 민소영, 유야마아쓰시, 홍성운. (2022). 노숙인의 통합적 의료지원과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정책방안 연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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