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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봄호, 통권 28호 2024 봄호, Vol.28

노년기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미국의 대응책과 시사점

Social Isolation and Loneliness among Older Adults in the United States

Abstract

Social isolation and loneliness, so widespread as to be called new pandemics, have emerged not only as individual health and life-satisfaction issues but also as social problems. Older adults, in particular, their chronic conditions deepening and their social networks thinning, are more likely to become socially isolated or lonely. The US has implemented multifaceted initiatives to address social isolation and loneliness among seniors. At the community level, older adults are encouraged to participate in “Village” social activities. When it comes to housing, the senior cohousing program is there to help older adults keep themselves from loneliness and foster a sense of belonging. Additionally, senior-friendly technology platforms and robotic systems are applied to assist older adults to connect with society and keep themselves from social isolation. The health sector has introduced an early screening system for older adults and provides and connects them with various services designed to alleviate their loneliness. This article examines some of the efforts ongoing in the US to reduce social isolation and loneliness among seniors and explores the implications they might have for Korea.

초록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새로운 전염병(new pandemic)’이라고 불릴 정도로 만연해졌으며, 개인의 건강 및 삶의 만족도 측면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노년층의 경우 만성질환의 증가, 사회적 관계망 축소 등으로 인해 사회적 고립에 처하거나 외로움을 느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주민조직(빌리지) 활동을 통해 사회참여를 독려하고, 주거 측면에서는 코하우징과 같은 모델을 통해 외로움 완화와 소속감 증대를 돕는다. 기술 분야에서는 노인 친화적 플랫폼 개발이나 로봇을 활용한 사회적 연결 확대 등을 통해 고립을 방지하고, 보건 분야에서는 선제적 스크리닝 도입과 외로움 완화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및 연계한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완화를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검토한다.

1. 들어가며

최근 들어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소(social determinant of health)로 주목받고 있다. 여러 연구들을 통해 고립감과 외로움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밝혀지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들이 단순히 개인의 영역이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개입되어야 할 문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Fried, 2020). 미국 보건총감(U.S. Surgeon General)은 지난 해 5월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이 공중보건 분야에 가져온 위협을 강조하며, 사회적 연결 강화를 위한 범국가적 차원의 개입을 촉구하였다(Office of the U.S. Surgeon General, 2023). 보건총감국에서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외로움 및 사회적 고립의 문제는 이전부터 공중보건 분야에서 강조된 비만과 흡연, 약물중독 등의 문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이에 미국 연방정부는 지역 사회 및 주()(州) 정부 차원의 지원과 개입을 강조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의 정의와 현황, 그리고 중요성을 노년층 중심으로 살펴본다. 또한 이에 대응하는 미국 정부의 문제 인식과 대응책을 구체적인 정책 및 서비스 차원에서 개괄한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정책 및 서비스가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해결에 주는 시사점을 요약하여 기술한다.

2. 노년기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가. 정의 및 현황

사회적 고립(Social Isolation)과 외로움(Loneliness)은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개념이다. 사회적 고립은 사회적 관계와 역할, 소속감과 교류 등이 객관적으로 적은 상태를 의미하지만, 외로움은 주관적인 개념으로 이상적인 (혹은 선호하는) 사회적 관계와 현실의 괴리에서 비롯되는 감정이다(Office of the U.S. Surgeon General, 2023; Perlman & Peplau, 1981). 이러한 상이성에도 불구하고 두 개념 모두 사회적 연결의 부재에 기반하고 있으며, 두 개념을 같이 볼 때 다양한 집단(외롭다고 느끼지는 않지만 고립되어 있는 집단, 고립되지는 않았으나 외롭다고 느끼는 집단 등)을 포괄할 수 있기에 여러 연구들은 이 두 개념을 같이 연구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Newall & Menec, 2019).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전 생애에 걸쳐 겪을 수 있으나, 노인의 경우 높은 독거 비중과 가족 및 친구와의 사별, 그리고 상대적으로 높은 만성질환 유병률로 인해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을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National Academies of Sciences, Engineering, and Medicine, 2020). 미국에서는 대략 25~29%의 노인들이 외로움을 겪고 있으며(Ong et al., 2016), 사회적 고립의 경우에도 65세 이상 지역사회 노인들 중 약 24%가 사회적 고립 상태에 처한 것으로 파악된다(Cudjoe et al., 2020).

나. 중요성

사회적 고립은 개인에게 있어서 치명적인 악영향을 가져온다. 기존 문헌에서는 사회적 고립이 높은 심장병과 뇌졸중 발병률(Valtorta Kanaan et al., 2015), 인지 저하(Lara et al., 2019), 그리고 낮은 삶의 만족도(Moreno-Tamayo et al., 2020) 등과 연관되어 있다고 기술하였다. 특히 실용적인 관점에서도 노인의 경우 비상상황이 발생하거나 병원 방문 등에서 주변에 도움을 받을 사람이 없다면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Newall & Menec, 2019). 외로움 또한 정신건강뿐 아니라 신체 및 인지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여러 연구들을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노년기의 외로움은 잦은 병원 방문(Gerst-Emerson & Jayawardhana, 2015), 인지 저하(Lara et al., 2019), 심지어 높은 조기 사망률(Holt-Lunstad et al., 2015)과 연관되어 있다. 한 연구에서는 외로움을 느끼는 것이 하루에 15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조기 사망률을 보인다고 보고할 만큼(Holt-Lunstad et al., 2010) 외로움이 건강의 핵심적인 사회적 결정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사회 전반적 차원에서도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여러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데 전미은퇴자협회(AARP: American Association of Retired Persons) 소속 공공정책연구소의 한 연구에 따르면, 노년층의 사회적 고립으로 인해 약 67억 달러가량의 메디케어(미국 의료보험제도) 비용이 매년 추가적으로 지출된다(Flowers et al., 2017). 또 다른 연구에서도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으면서 외로움도 느끼는 노인 집단의 경우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더 자주 응급실을 방문했으며 의료비 지출도 높았음을 보고하였다(Barnes et al., 2022).

다. 문제 인식과 대응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가족, 친구, 이웃 등과의 교류와 상호간의 지지 수준이 낮은 집단에서 많이 나타난다(National Academies of Science, Engineering, and Medicine, 2020). 특히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고 동시에 외로움도 많이 느끼는 집단의 경우 사회적 연결에 있어서 가장 취약한 집단일 가능성이 높으며 발굴하기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Newall & Menec, 2019). 또한 고립되어 있지만 외로움을 보고하지 않는 집단도 잠재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데, 대체적으로 이들은 사회적 접촉이나 서비스 연결을 거부하기 때문에 발굴 및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으면서 높은 외로움도 보이는 집단이나(Barnes et al., 2020; Newall & Menec, 2019), 남성 노인(Ratcliffe et al., 2019), 저소득 노인(Cigna Corporation, 2021) 등이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해결을 위해 여러 문헌에서 핵심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해결책은 사회적 연결(Social Connectedness)을 높이는 것으로 귀결된다. 이는 단순히 사회적 접촉(social contact) 빈도를 늘리는 것과는 다른 개념이며, 사회적 접촉의 증가만으로는 주관적 감정인 외로움을 해결하는 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Burholt & Scharf, 2014).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지 않은 채 양적 접근(접촉 빈도 증가)만 하게 된다면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아래의 사례들은 다양한 분야(지역사회 기반 조직, 주거, 기술, 보건)에서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정책 및 서비스 개입을 하여 사회적 연결을 강화했는지 실제 예시들을 보여 준다.

3. 정책 및 서비스 개입 사례

가. 주민조직 사례

미국의 빌리지(Village) 모델은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있는 노인을 중심으로 사회적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조직된 비영리 단체이다(Graham et al., 2017). 최초의 빌리지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비컨힐 지역에서 시작되었다. 비컨힐 빌리지는 1999년 동네의 친한 이웃끼리 자발적으로 조직한 사교모임을 시작으로 회원 수가 증가하면서 규모가 확장되었다(Beacon Hill Village, n.d.). 확장된 규모를 조직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사무실을 구비하고 행정사무 인력을 채용하면서 2002년 법적 비영리 단체로까지 발전하였다(Beacon Hill Village, n.d.). 비컨힐 빌리지를 모델로 전국적으로 빌리지가 개발되어 현재 미 전역에 270여 개의 빌리지가 운영 중이다(Graham & Guzman, 2022; Village to Village Network, n.d.). 빌리지는 연회비(Membership fee; 전국 평균 연회비 약 429달러)를 납부하는 회원제로 운영되며 주로 중산층 이상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으나 연회비 할인(Subsidized membership)을 통해 소득과 상관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빌리지에서는 회원들의 친목 도모를 위한 사교모임과 교육문화 프로그램, 세대 간 교류 프로그램, 병원 및 장보기 동행, 집수리 등의 활동을 운영함으로써 이웃과 함께 어울리며 사회적 교류를 촉진한다(Graham et al., 2022). 특히 병원과 장보기 동행, 집수리 지원 프로그램의 경우 거동이 불편한 동료를 위해 빌리지 회원이 자원봉사자로 활동함으로써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다(Neighbors Helping Neighbors; Lehning et al., 2017). <표 1>은 전국 115개 빌리지를 대상으로 조사한 프로그램 운영 현황이다. 관련 실증연구에 따르면 빌리지 활동은 회원들의 사회적 연결망을 강화하고 사회적 고립을 감소하는 데에 기여하였음을 보고하고 있다(Greenfield et al., 2013). 또한 회원들은 빌리지 가입 전에 비해 사회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고 의지할 수 있는 이웃이 생겨서 든든하다고 응답하였으며(Graham et al., 2017), 시설에 입소하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계속 거주(Aging in Place)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졌다고 보고(Graham et al., 2017)하는 등 노년기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예방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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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전국 빌리지 조사 결과(대상: 115곳): 프로그램 운영 현황
프로그램 종류 운영 중인 빌리지(%)
 1. 사회적 교류 행사 95%
 2. 교통지원 프로그램 94%
 3. 교육 프로그램 90%
 4. 말벗 프로그램 90%
 5. 기술 지원(예: 스마트폰, 인터넷 이용 관련 도움) 88%
 6. 장보기 지원 87%
 7. 지역사회 자원 정보제공 및 연계지원(예: 보건, 돌봄서비스) 84%
 8. 소규모 집수리 지원 83%
 9. 건강증진 프로그램(예: 운동 프로그램) 79%

나. 주거 사례

미국에는 주거(Housing)를 기반으로 입주민 간 사회적 교류와 공동체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된 주거 유형인 코하우징(Cohousing)이 있다. 코하우징은 공유 공간을 중심으로 개인주택이 조성된 형태로 단독주택이나 아파트로 개발되며, 10가구 이하부터 50가구 이상까지 다양하다(Boyer & Leland, 2018). 이 중 입주 연령제한이 없는 세대 통합적 모델이 주를 이루나 노인으로 입주를 제한하는 모델(Senior Cohousing)도 존재한다(Labit & Dubost, 2016). 현재 미 전역에 운영 중인 코하우징은 165단지 이상이며 140여 개의 코하우징이 개발 중이다(The Cohousing Association of the United States, n.d.). 코하우징은 입주, 개발 비용을 고려하였을 때 주로 중산층 이상(연간 소득 5만 달러 이상)이 거주하지만 저・중소득층을 위한 모델도 일부 존재한다(Boyer & Leland, 2018; Sanguinetti, 2015).

코하우징에서는 단지 내 공유 주방, 공유 세탁실, 공유 여가문화공간 등 다양한 공유 공간이 조성되어 있으며 입주민은 공유 공간을 활용하여 사회적 교류 프로그램(공동식사, 입주민 모임, 보드게임, 영화상영, 공동텃밭 관리 등)에 참여해야 하는 등 이웃 간의 교류를 유도한다(Ahn et al., 2018; Glass, 2013; The Cohousing Association of the United States, n.d.). 코하우징 관련 연구에서는 입주민의 사회적 지지 수준(Social support)이 입주 전에 비해 증가되었다고 보고하고 있으며(Glass, 2016), 이웃 간의 공동체 의식도 증가되었음을 보여 주는 등(Glass, 2013; Ruiu, 2015) 입주민의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을 예방하는 데에 기여하고 있다(Carrere et al.,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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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코하우징 전경(예시)
GSSR-28-1-83_F1.tif

자료: The Cohousing Association of the United States. (n.d.). Cohousing slideshow from CohoUS. Retrieved from https://www.cohousing.org/resources-for-professionals/ 2024.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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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코하우징 활동(예시): 공동식사, 주민회의 모습
GSSR-28-1-83_F2.tif

자료: The Cohousing Association of the United States. (n.d.). Cohousing slideshow from CohoUS. Retrieved from https://www.cohousing.org/resources-for-professionals/ 2024. 2. 8.

다. 기술적 지원 및 개발 사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의사소통 및 사회적 교류 방식이 변화하고 있으며, 특히 코로나19 유행 이후 소셜미디어(SNS)와 스마트폰, 가상현실(VR), 원격근무, 인공지능(AI) 등의 기술 활용이 가속화되었다(Office of the U.S. Surgeon General, 2023). 노년층의 경우 다른 세대에 비해 SNS와 같은 사회적 교류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에 있어 낮은 친숙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으며, 이와 같은 디지털 격차는 낮은 수준의 사회적 연결로 이어질 수 있다(Ihm & Hsieh, 2015). 기술의 접근과 활용수준이 사회적 교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노년층을 위한 디지털, AI 기반 서비스 개발이 활발하다. 미국 내 다섯 개의 대학이 컨소시엄을 통해 마련한 PRISM()(Personal Reminder Information & Social Management System) 소프트웨어는 노인 이용자들이 인터넷 기반 서비스를 쉽게 이용하고(이메일, 인터넷 검색, 게임 등) 지역사회의 다양한 서비스와 자원(노인복지센터, 여가프로그램 등)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한 무작위대조시험 연구에 따르면 이 앱을 이용한 집단은 6개월 뒤 비교 집단에 비해 낮은 외로움과 높은 사회적 지지 수준을 보였다(Czaja et al.,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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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ElliQ
GSSR-28-1-83_F3.tif

자료:

또 다른 사례로, 뉴욕 주에서는 지역사회 거주 노인들에게 2만 7,000개의 로봇을 보급하고 있으며 AI 기반 기술(ElliQ)을 이용하여 안부 확인, 신체 운동 목표 달성, 음성 기반 명령 기능 등을 지원한다. 뉴욕주 노인복지부서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 플랫폼을 사용한 노인들은 95%의 외로움 감소와 높아진 삶의 만족도를 보였다(New York State Office for the Aging, 2023). 또한 전미은퇴자연합(AARP)에서는 ‘Connect2Affect’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노인 스스로 외로움을 진단하고, 거주하고 있는 지역 내 어떠한 자원들이 있는지 찾아보고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Perissinotto et al., 2019).

라. 보건 분야 사례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에 특히 취약한 계층을 발굴하기 위한 헬스케어 관계자들의 역할도 강조되고 있다. 노인 환자들과의 교류가 가장 많은 곳이 병원인 만큼 보건 분야 종사자들이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외로움을 느끼는 환자들을 조기에 발굴하고, 지역사회 자원을 연계해 줄 수 있도록 하는 직원 교육 및 지원이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콜로라도와 버지니아주에서 1차병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외로움 검사를 주기적으로 진행하였는데,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사람들일수록 잦은 응급실 방문 및 입원을 할 확률이 높았기에 의료 시스템 안에서의 사전 스크리닝이 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Mullen et al., 2019). 또한 환자의 외로움 등을 자의적으로 판단하거나 단순한 질문으로 결정짓지 않고 검증된 사회적 고립 혹은 외로움 척도를 사용하여 스크리닝의 효과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제시된다(Perissinotto et al., 2019).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척도를 이용하는 것은 개입이 필요한 집단을 찾아내는 데에 필수적이기 때문이고, 이전에는 외로움과 연관이 있다고 밝혀진 요소들도 그렇지 않을 수 있음이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Flowers et al., 2017). 이와 관련하여 전미은퇴자협회(AARP)에서는 2023년 12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측정 도구를 표준화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미국 상하원에 법안을 제출하였다(AARP, 2023).

환자가 높은 외로움 혹은 사회적 고립 수준을 보인다면 원인에 알맞은 처방을 내리는 것도 중요하다. 사회성 증진이 필요한 경우 관련 프로그램을 추천하거나, 사회적 교류의 양 자체가 현저히 적은 경우 안부 전화 혹은 방문원 배치 등을 통해 사회적 연결성을 강화하는 방법 등이 있다. 의료 시스템 안에서는 필요시 사회인지치료(Social Cognitive Training) 등이 전담 직원을 통해 제공될 수 있으며, 지역사회 내 다른 서비스(예: 사회성 증진 프로그램)로 연계될 수도 있다(Mullen et al., 2019). 또한 노년층의 경우 이동성에 제약이 생기는 만성 질환이나 낮은 청력 등이 사회적 교류를 방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청력보조기를 사용하거나 집에서도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프로그램을 연결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Perissinotto et al., 2019).

4. 나가며

사회적 연결은 본질적으로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근원적 욕구이며, 역사적으로도 생존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이전보다 줄어든 사회적 교류와 이로 인한 고립감 증대의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다(Office of the U.S. Surgeon General, 2023). 이는 노인 개인적 차원에서도 문제가 되지만 사회적 차원에서도 큰 비용을 치르게 된다.

이 글에서는 크게 네 분야에서 노년층의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해결을 위해 어떠한 접근을 취할 수 있는지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하였다. 먼저 지역사회의 주민 조직 사례로는 빌리지 모델을 살펴보며,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으로 거주 중인 노인들이 어떻게 사회적 참여 및 교류를 유지하고, 이웃에게 다양한 도움을 제공하며 외로움을 예방할 수 있는지 보여 준다. 두 번째로 주거 분야의 경우 코하우징 모델이 소개되었는데, 공유 공간의 활용과 입주민 공동체 활동 등을 통해 소속감과 공동체의식을 높이고 사회적 고립을 예방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세 번째로 기술 분야의 경우 노인 친화적인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 및 연결하고, 지역사회 고립 노인을 위한 로봇 보급 등의 서비스를 활용하여 사회적 연결성을 높이는 사례를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보건 분야에서는 적절한 스크리닝 툴 개발 및 사용, 그리고 보건 분야 종사자들을 활용한 사회적 고립 노인 발굴과 욕구에 맞는 서비스 지원 혹은 연계가 강조됨을 보여 주었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한국에서도 지역사회 혹은 주거시설 기반의 다양한 사회참여 모델을 개발해 볼 수 있을 것이고, 기존 인프라와 기술을 활용하되 노년층의 특성과 선호를 좀 더 고려한 기술을 지원하여 온라인 기반 사회적 교류나 기술을 통한 사회연결망 증대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의료 및 장기요양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잘 갖춰져 있기에, 관련 인력과 데이터를 활용하여 사회적 고립 가구를 조기에 발견하고 외로움을 느끼는 노년층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 및 연결하는 선제적인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은 노년층 안에서도 사회적 취약계층에서 더 빈번히 나타날 수 있으므로 취약계층의 발굴과 그에 적합한 프로그램 지원이 필요하다.

사회적 연결은 개인적 차원뿐 아니라 개인이 맺는 사회적 관계망, 지역사회, 그리고 사회 전체적인 요소에 영향을 받는다. 노년기의 기능적 취약성과 약해진 사회적 연결망은 외로움과 고립감을 높이는 위험요소가 될 수 있지만 이를 다양한 사회 서비스와 환경적 요소(주거, 교통 등), 더 나아가 고령 친화적 기술 개발과 정책 등으로 보완할 수 있다면 노년층의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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