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주거 안정성을 위한 미국의 주거 관련 정책

U.S. Policies for Housing Securities during the Covid-19 Pandemic

1. 들어가며

미국의 주거 안정성과 관련한 문제는 매우 큰 사회적 문제 중 하나이다. 천만 가구 이상이 월수입의 반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고 있는데(Fernald, 2020), 과도한 주거비는 개인의 기본적인 건강 관련 비용의 지출과도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Hepburn et al., 2021). 특히 코로나19 이후에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성과 관련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 상황이다.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미국의 주거비 관련 개인의 빚은 200억 달러를 상회하고 있으며, 580만 명의 세입자들, 미국 성인 세입자 인구의 약 14% 가 주거비를 체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Hernández, 2021). 최근 미국 내 주거 실태 관련 조사에 따르면, 6명 중 1명의 세입자가 월세를 부담하지 못하는 재정 상태이고 자녀가 있는 세입자 가구의 경우 4명 중 1명의 세입 가구가 월세를 제때 내지 못했는데, 이는 2017년의 조사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Llobrera, Mazzara, Nchako, Sherman, & Zippel, 2020).

주거 안정성과 관련된 문제는 주로 취약계층에게서 나타나며, 특히 인종에 따른 주거 안정성 격차가 미국 사회의 심각한 문제이다(그림 1). 더욱이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한 실직이 인종에 따른 주거 안정성 격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하여 실직을 하게 된 경우, 10명 중 7명이 월세를 제때에 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들 중 대부분은 저임금 노동자 및 소수 인종이다(Hernández, 2021). 소수 인종으로 구성된 가구는 월세를 제때에 지불하지 못하는 상황이 코로나19 이후에 더욱 심화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백인 중에서는 12%가 월세 부담을 안고 있는 반면에 25% 이상의 흑인, 24%의 아시아인, 22%의 라틴 및 히스패닉 인종들은 월세를 제때에 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Llobrera et al., 2020).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백인 응답자의 64%가 주거 안정성을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해 흑인들은 37%만이 주거 안정성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하여, 인종에 따른 주거 안정성 격차가 사회적으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Linton, Leifheit, McGinty, Barry, & Pollack,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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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미국의 코로나19 직후 임대료 체납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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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Socioecomic Impacts of COVID-19 Survey, Social Policy Institute.

이러한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은 연방정부 및 주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주거 안정 관련 정책 및 지원을 실시해 왔다. 특히 코로나19 이후에 미국 정부는 세입자와 주택 소유자를 위해 다방면에서 주거 안정성을 위한 정책을 모색하였다. 본론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미국이 주거 안정성 확보를 위하여 재정 지원 등을 포함해 어떠한 정책을 펼쳐 왔는지 살펴볼 것이다.

2. 코로나19 이후 미국의 주거 정책

코로나19 직후 미국 정부는 퇴거 유예 및 재정적 지원을 통하여 사회적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하였다. 구체적으로 미국 의회는 모기지를 갚아야 하는 임대인들의 모기지를 18개월 동안 유예하는 것에 합의하였으며, 세입자들에게는 긴급 월세 지원 정책(ERA: Emergency Rental Assistance)을 통하여 46억 달러의 재정 지원을 함으로써 세입자들의 월세 및 공과금을 지원하였다. 이하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미국이 주거 안정성을 위해 실시한 정책적 노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이것이 한국 사회에 주는 시사점이 무엇인지 살펴볼 것이다.

가. 세입자 퇴거 유예(Eviction Moratorium Order)

미국의 세입자 퇴거 유예 조치는 연방정부 및 주정부 차원에서 실시되었다. 연방정부는 코로나19 발생 직후, 코로나 바이러스 안정 및 재정 지원 법률(CARES Act: Coronavirus Aid, Relief, and Economic Security Act)을 통하여 2020년 3월부터 2020년 7월까지 퇴거 유예 정책을 실시하였으며, 질병통제예방센터(The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일정 기간 동안(2020년 9월~2021년 8월) 월세를 내지 못하는 세입자들을 퇴거시키는 것을 금지하는 정책을 실시하였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성과 관련한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코로나19 감염률이 높은 지역 사회 구성원들의 감염을 줄이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장려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고안된 사회보건 관련 정책이었다(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2021). 이 정책을 통하여 150만 정도의 가구가 퇴거 조치 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었다(Hepburn et al., 2021).

연방정부의 퇴거 유예 정책에 앞서 주정부 차원에서 퇴거 유예 정책이 실시된 경우도 있다. 텍사스에서는 2020년 3월부터 5월까지 퇴거 유예 조치를 시행하였고, 이 기간 동안 퇴거 비율은 현저하게 낮아졌다. 특히 휴스턴시는 기존에 퇴거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았으나, 텍사스에서 실시된 퇴거 유예 정책의 영향으로 해당 기간 동안 해리스카운티와 갤버스턴카운티의 퇴거 진행률은 정책 시행 직전에 보고된 퇴거 조치 비율보다 현저하게 낮아졌다(The Eviction Lab, 2022). 보스턴시는 2020년 3월부터 주정부 차원의 퇴거 유예 정책이 실시됨에 따라 퇴거 진행 사례가 기존의 비율보다 낮아졌다. 이에 더하여 보스턴시에서는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2021년 8월부터 세입자가 심각한 수준으로 임대계약을 위반하거나 건강 혹은 안정성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대인이 임의로 세입자를 퇴거시키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세입자의 퇴거율을 낮추고자 노력하였다(The Eviction Lab, 2022).

나. 재무부의 주거비 및 공과금 관련 긴급 지원 프로그램(ERA Program: Treasury Emergency Rental Assistance)

이 정책은 미국 재무부(U.S. Department of Treasury) 산하에서 2020년 12월 이후 실시된 정책으로서 세입자들에게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지원하기 위한 재정 지원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코로나19 안정 패키지의 일환으로 총 25억 달러를 저임금 세입자들에게 지원하기 위하여 실시되었으며, 이 지원금을 통하여 각 주정부는 해당 상황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20만 명 이상의 세입자를 지원할 수 있게 되었다(Troutt, 2022). 뉴욕주는 해당 지원금을 통해 뉴욕주 내 각 도시 및 카운티에서 자체적으로 세입자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롱아일랜드의 오이스터 베이 지역에서는 주거 안정 프로그램을 통하여 저임금 가구에 주거 및 각종 공과금 관련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 대상자는 해당 지역 거주자 중 코로나19로 인하여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간 소득 80% 이하 가구이다. 가구원 수에 따라 지원 가능한 가구의 소득 수준이 결정되며, 월세 체납액, 수도·전기·가스·난방비를 비롯한 공과금 체납액 등을 지원한다. 미국 재무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2월까지 해당 프로그램을 통하여 총 300억 달러가 지원되었으며, 주거비가 필요한 대상자들에게 총 470만 달러가 지원되었다(U.S. Department of the Treasury, 2022). 또한 프로그램 시행 이후 매월 10만 가구 이상이 지원을 받게 됨으로써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성을 위한 재정 지원이 적극적으로 시행되었다고 할 수 있다(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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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주거비 및 공과금 긴급 지원 프로그램(ERA) 수혜 가구 수 및 비용
기간 수혜 가구 수 주거비 및 공과금($)
2021년 1월~3월 90,337 $ 254,005,853
2021년 4월 103,159 $ 474,601,467
2021년 5월 156,426 $ 764,358,491
2021년 6월 300,178 $ 1,567,799,236
2021년 7월 357,403 $ 1,731,601,964
2021년 8월 432,520 $ 2,469,211,824
2021년 9월 477,946 $ 2,626,869,408
2021년 10월 427,769 $ 2,256,765,826
2021년 11월 390,917 $ 1,630,945,376
2021년 12월 334,110 $ 1,151,626,957
2022년 1월 207,971 $ 778,793,918
2022년 2월 227,333 $ 675,634,680

자료: US Department of Treasury. (2022). 주거비 및 공과금 관련 긴급 지원 프로그램 2월 보고서.

3. 나가며

미국의 연방정부 및 주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주거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하여 여러 정책을 실시하여 왔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이후 주거 안정성이 개인의 일반적인 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하여 취약계층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전반적인 가구 형태가 월세를 내는 세입자와 가구 임대인의 구조로 되어 있으며 전세의 개념이 없다는 점에서 한국 사회의 취약계층을 위한 주거 안정 정책과는 상이한 면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의 주거 안정성이 사회 구성원들의 건강 형평성과 관련이 있음을 주시하여 적극적인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는 점은 한국 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정책적 함의가 있다. 특히 한국 사회 역시 코로나19 발생 이후 저소득계층을 비롯한 사회 취약계층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손해 및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재정 지원을 포함한 정부 차원의 주거 안정성 확보 정책은 코로나19 이후 한국 사회 구성원의 전반적인 생활 및 복지 증진과 회복을 위하여 필요한 정책적 지원 중 하나가 될 것이다.

References

1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2021. August.). CDC Issues Eviction Moratorium Order in Areas of Substantial and High Transmission.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2 

Fernald M. (2020). America’s Rental Housing 2020. Joint Center for Housing Studies of Harvard University.

3 

Hepburn P., Louis R., Fish J., Lemmerman E., Alexander A. K., Thomas T. A., Desmond M. (2021). U.S. Eviction Filing Patterns in 2020. Socius, 7.

4 

Hernández K. (2021). Twice as Many U.S. Renters Fell Behind on Payments During the Pandemic. PEW. https://pew.org/3hKvng5.

5 

Linton S. L., Leifheit K. M., McGinty E. E., Barry C. L., Pollack C. E. (2021). Association Between Housing Insecurity, Psychological Distress, and Self-rated Health Among US Adults During the COVID-19 Pandemic. JAMA Network Open, 4(9), e2127772.

6 

Llobrera J., Mazzara A., Nchako C., Sherman A., Zippel C. (2020). New Data: Millions Struggling to Eat and Pay Rent; Joblessness Continues to Affect Tens of Millions. Center on Budget and Policy Priorities. pp. 6.

7 

Social Policy Institute. (2021). Socioecomic Impacts of COVID-19 Survey.

8 

The Eviction Lab. (2022). The Eviction Lab. https://evictionlab.org/. Princeton University.

9 

Troutt D. D. (2022). The New Jersey Housing Crisis in a COVID Era: Mapping Strategic Processes. pp. 42.

10 

U.S. Department of the Treasury. (2022). Treasury Announces $30 Billion in Emergency Rental Assistance Spent or Obligated with Over 4.7 Million Payments Made to Households Through February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