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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겨울호, 통권 19호 2021 겨울호, Vol.19

친환경 에너지 효율 증진을 위한 프랑스의 주택 개조 지원금 정책

France’s MaPrimeRénov’ Programme to Promote Residential Buildings Retrofits

1. 들어가며

기후 변화는 국제사회가 최우선으로 하는 글로벌 핵심 의제로 자리잡았다. 더욱더 강력한 대응 조치가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라 각국 정부 또한 적극적인 태세로 다양한 정책을 수립 및 실행하고 있다. 한국은 코로나19 팬데믹 후 지속가능한 사회경제적 회복을 촉구하는 한국판 그린 뉴딜 발표에 이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포부를 2020년 밝혔다(최선영, 2021. 7. 14.).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에너지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그중 에너지 소비 및 탄소 배출의 주축을 이루는 건물 부문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 핵심이다. 건물 부문은 크게 주거 건물과 민간 사업체 건물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는 시민들의 활동 반경이 대부분 건물 내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건물의 탄소 발자국을 낮추는 동시에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특히 주거 건물의 경우 적절한 친환경 정책을 통해 에너지 소비 및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동시에 주거 환경 개선으로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 의하면 건물 부문의 에너지 효율 증진은 에너지 절감을 통해 거주자의 전기요금을 낮춤으로써 경제적 혜택, 특히 에너지 빈곤층을 돕는다. 동시에 에너지 효율 개조 작업을 통해 지역사회의 친환경 일자리를 창출하고, 탄소 배출을 낮추는 등 다방면의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사회적 포용력을 촉진하고 지속가능한 경제사회 발전을 위해 에너지 효율 증진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IEA, 2019).

유럽연합(EU: European Union)은 이러한 에너지 효율의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전체 에너지 정책을 만들면서 ‘Energy Efficiency First’라는 ‘에너지 효율 최우선’ 원칙을 수립했다(European Commission, 2021. 9. 28.). 유럽연합은 건물 부문의 정책 및 제도 수립에서도 해당 원칙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그중 특히 낙후된 건물 비율이 높은 프랑스는 건물 부문 에너지 효율 증진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왔다.

2. 프랑스의 에너지 효율 증진을 위한 주택 개조 지원금 정책: MaPrimeRénov'

일반적으로 신축 건물의 경우 설계 과정에서부터 스마트 기술과 친환경 디자인 및 자재 사용을 의무화 혹은 장려하는 규제 및 관리 제도, 금융적 지원을 통해 에너지 효율 최적화를 실현하는 데 비교적 수월하다. 하지만 기존 건물, 특히 낙후된 거주 건물의 경우 이를 제도적으로 해결하는 데 많은 어려움과 한계가 있다(Mlecnik, 2013).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가 누가 에너지 효율 증대를 위한 개조의 금전적, 물리적 비용을 부담하는지에 대한 합의를 이루는 것이다. 세입자에게는 개조 비용을 부담할 인센티브가 없으며, 집주인 입장에서는 개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전기요금 절감과 같은 단기적인 이익을 직접 받지 못할 뿐 아니라 개조 관련 비용 편익 분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높은 초기 비용을 부담하는 것에 대한 반감이 크다. 비용 문제가 해결되어도 시공 작업을 위한 전문가를 찾고,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검증을 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행정적, 심리적 부담도 적지 않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정책 중 하나가 금전적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에너지 효율 증대를 위한 친환경 개조를 장려하는 것이다. 이는 한국 정부의 ‘그린 리모델링’ 사업을 포함해 다수의 선진국 정부가 이미 노후 건물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중점적으로 실행하고 있다(국토교통부, 2020. 10. 13.).

프랑스 정부가 2020년 소개한 MaPrimeRenov 정책은 금전적 보조금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정부가 검증한 환경 전문가(RGE: Reconnu Garante de l’Environnement)와 연결해 일련의 컨설팅 및 행정 단계를 도와주는 원스톱 솔루션 방식으로 주목을 받았다(Le ministere de l’economie, des Finances et de la Relance, 2021. 9. 2.). 에너지 효율 증진 개조를 저지하는 제약 요인들은 저소득층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며, 향후 프랑스의 탄소 배출 저감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모든 국민이 동참해야 한다는 주장에 따라 MaPrimeRenov는 기존의 친환경 개조 지원 사업 ‘Eco-renovation’과 달리 지원 범위를 에너지 효율 증진을 희망하는 모든 주택 소유자, 그리고 2021년에는 임대인들에게까지 확장됐다. 지원 금액은 소득에 따라 차별화하였으며, 최대 보조금은 가구당 2만 유로로 제한했다(Artisancentral, 2021. 4. 20.). MaPrimeRenov는 단독 주택 또는 공동 주택에 대한 단열, 난방, 환기 또는 에너지 감사(audit) 작업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하는데, RGE가 검증한 전문 업체에서 수행해야만 지원받을 수 있다. 온라인 시뮬레이터 ‘Simul’aides’를 통해 수혜 자격 및 견적을 받아 볼 수 있게 함으로써 보조금의 접근성을 낮추었다.

MaPrimeRenov 사업은 프랑스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에 진입하기 전 이미 계획 및 실행되었다. 한국의 그린 뉴딜과 같이 2020년 하반기 프랑스 정부가 코로나로 인해 침체된 경제 회복을 촉진하는 ‘France Relance’ 정책에 1000억 유로를 지원한다고 발표하면서 그 예산의 일부인 약 20억 유로가 MaPrimeRenov 사업에 배정되었다(Brent, 2020. 9. 4.). 이러한 프랑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주거 환경 개선을 통해 삶의 질을 높였다. 프랑스 정부는 건물 부문 탈탄소화라는 중대한 국가 목표 실현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되었다. 친환경 시공 업체들과 관련 부문의 일자리를 늘림으로써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아 많은 금액을 배정할 수 있었다. 프랑스 정부에 의하면 2020년 MaPrimeRenov 사업은 19만 건에 불과했지만, 2021년에는 7월에 이미 38만 건이 접수되었다. 프랑스 정부는 이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ECEEE, 2021. 7. 22.).

MaPrimeRenov 사업이 연장 및 확장되는 과정에서 개선되어야 하는 점도 적지 않게 지적되었다. 가장 큰 문제점은 MaPrimeRenov 사업에 지원을 하고 혜택을 받는 일련의 과정 중 요구되는 서류가 복잡하고 많으며, 이를 처리하는 행정 과정이 너무 느리고 비효율적이라는 것이었다. 기존 Eco-renovation 사업과 달리 지원 자격 검토 및 승인 그리고 보조금 관리를 통합적으로 한 기관(ANAH: Agence Nationale de l’Habitat)에서 총괄했음에도 관료적 행정 처리라는 비판을 피해 가지 못했다(Artisancentral, 2021. 4. 20.; Coscia et al., 2020) 사업 홍보부터 온라인 시뮬레이션을 포함한 지원 서류 파일 업로드 등 지원 과정이 대부분 온라인으로 처리되었는데, 이러한 디지털 행정 처리 방식은 디지털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저소득층 혹은 노령층, 즉 MaPrimeRenov가 가장 우선적으로 혜택을 제공해야 하는 에너지 빈곤 가정과 같은 중점 대상 계층에 큰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소득 수준으로 일정 계층을 제외하지 않는 것이 목적이라고 하지만, 이런 경우 MaPrimeRenov의 실질적인 수혜자가 온라인 행정 처리에 능숙하고 제한적인 보조금을 받아 나머지 비용을 손쉽게 충당할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부유한 계층으로 몰릴 수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현재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개조 항목들은 창문 교체를 통한 단열, 보일러 교체를 통한 난방 효율성 증진과 같은 단일적인 작업에 대해 건별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이다. 하지만 이미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융복합적 개조 작업을 통해 거주 공간의 총체적 개선을 더 낮은 비용으로 실현할 수 있다. 향후 그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 이러한 통합적 개조 작업에 대해 지원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3. 나가며

프랑스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 노후 건물들을 허물어 버리기보다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개조 작업을 통해 건물 부문의 친환경 전환을 도모하는 방식을 택했다. 프랑스만큼은 아닐지라도 한국 또한 노후한 건물 개조 필요성이 낮지 않은 편이다. 이미 한국 건축물의 74%는 지어진 지 15년 이상 되었으며, 37%는 무려 30년 이상 되었다. 특히 지방은 노후 건물 비율이 수도권보다 높다. 주거용 건물의 노후화 비율이 50%를 넘다 보니 가계 소득의 10% 이상을 에너지 비용으로 소비하는 에너지 빈곤층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Kharn, 2021. 4. 4.). 그런 점에서 국토교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건물 에너지 성능 향상을 위한 개조를 통해 에너지 복지를 실현하는 ‘그린 리모델링’ 사업은 사회보장 측면에서도, 온실가스 감축 목표 이행 측면에서도 매우 고무적이다(국토교통부, 2020. 10. 13.; Kharn, 2021. 4. 4.). 그린 리모델링을 포함해 이와 유사한 건물 부문 에너지 정책 사업을 수립하고 실행 및 개선하는 과정에서 프랑스의 MaPrimeRenov와 같은 해외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있다. 적절히 참고한다면 정책을 추진하는 데 건설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References

1 

국토교통부. (2020. 10. 13.).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다. 대한민국 정책 브리핑. https://www.korea.kr/news/cardnewsView.do?newsId=148878732&call_from=rsslink에서 2021. 11. 24. 인출.

2 

최선영. (2021. 7. 14.). 2050 탄소중립 주춧돌 ‘그린뉴딜’⋯추진 1년 살펴보니. 대한민국 정책 브리핑.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890093에서 2021. 11. 24. 인출.

3 

Artisancentral. (2021. 4. 20.). MaPrimeRenov. https://www.artisancentral.fr/blog/accessing-maprimerenov-french-energy-efficiency-grant/에서 2021. 11. 24. 인출.

4 

Brent T. (2020. 9. 4.). France boosts eco-renovation: How to benefit. https://www.connexionfrance.com/French-news/France-boosts-eco-renovation-How-to-benefit에서 2021. 11. 24. 인출. ConnexionFrance.

5 

Coscia C., Mukerjee S., Palmieri B. L., Rivacoba C. Q. (2020). Enhancing the sustainability of social housing policies through the social impact approach: Innovative perspectives form a “Paris Affordable Housing Challenge” project in France. Sustainability, 12(23), 9903.

7 

ECEEE. (2021. 7. 22.). France to capitalize on ‘resourcing success’ of green renovation. https://www.eceee.org/all-news/news/france-to-capitalise-on-resounding-success-of-green-renovation/에서 2021. 11. 24. 인출.

8 

IEA. (2019). Multiple benefits of energy efficiency. Retrived from https://www.iea.org/reports/multiple-benefits-of-energy-efficiency에서 2021. 11. 24. 인출. IEA/OECD.

9 

Kharn. (2021. 4. 4.). 탄소중립 걸림돌 ‘건물부문 노후화’ 극복 시급: 도시차원 거시적 E계획 수립 필요. http://www.kharn.kr/news/article.html?no=16895에서 2021. 11. 24. 인출. Kharn.

10 

Le ministere de l’economie, des Finances et de la Relance. (2021. 9. 2.). MaPrimeRenov. https://www.economie.gouv.fr/plan-de-relance/profils/particuliers/maprimerenov에서 2021. 11. 24. 인출.

11 

Mlecnik E. (2013). Innovation development for highly energy-efficient housing. http://task40.iea-shc.org/data/sites/1/publications/OTB2013_sua045LR.pdf에서 2021. 11. 24. 인출. TU Delft(Delft University of Techn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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