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예산안에 나타난 스웨덴 정부의 사회복지 개혁 방향

Social Welfare Reforms Reflected in the Budget Bill 2018

1. 들어가며

지난 9월 스웨덴 정부는 2018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현 정부의 정책 성과를 논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2018년이 사민당-녹색당 연립정부의 마지막 해인 만큼, 스웨덴 정부는 2018년 예산안에서 지난 4년간의 성과를 정리하면서 동시에 총선을 겨냥해 새로운 청사진을 그렸다. 연립정부는 이민자 증가와 스웨덴 사회의 고령화로 인해 사회복지를 확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며, 향후 집중적으로 투자할 분야를 선정했다(Government Offices of Sweden, 2017a). 이 글에서는 2018년 예산안에 나타난 스웨덴 정부의 사회복지 개혁 방향을 가늠하고자 한다.

2. 보건의료 분야

가. 의료 혜택의 확대

치과 치료 보조금을 현재 금액에서 2배 높여 22~29세 연령 구간에 600크로나(약 7만 8000원), 30~64세 연령 구간에 300크로나(약 3만 9000원), 65세 이상 연령 구간에 600크로나를 지급할 예정이다. 또한 여성 건강과 출산율에 관련 있는 자궁경부암 진료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데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최근 스웨덴에서 직업병 중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정신건강 문제1)를 해결하기 위해 2018년부터 관련 기관에 6억 5000만 크로나(약 845억 원),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11억 5000만 크로나(약 1495억 원)를 투입할 예정이다(Government Offices of Sweden, 2017b).

나. 보건의료 종사자 근로 환경 개선

스웨덴 정부는 돌봄과 의료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보건의료 종사자의 근로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인식하에 보건의료 종사자 근로 환경 개선이라는 목표를 설정했다. 스웨덴은 의료 종사자 수와 역량 부족 등 그동안 보건의료 부문에서 여러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몇몇 지방정부는 병원 내 6시간 근로제를 실험해 보기도 하고, 종사자의 임금을 인상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시도해 봤지만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에 스웨덴 정부는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위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20억 크로나(약 2600억 원)를 투입할 예정이다(Government Offices of Sweden, 2017b). 스웨덴 정부는 보건의료 부문의 근로 환경 개선이 종사자 개개인의 건강과 삶의 질뿐만 아니라 환자의 안전과 돌봄의 질 향상에도 도움을 주어 여러 방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 임산부 서비스 개선

지난 8월, 스웨덴 내 16개 지역에서 임산부 서비스의 개선과 병실 확대를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The Local, 2017). 특히 지난해부터 임산부를 수용할 수 있는 병원 입원실 및 공간 부족으로 여성들이 출산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연이어 발생해 공분이 일었다. 병원 내 임산부를 위한 공간 및 간호 인력 부족 문제는 지방뿐만 아니라 스톡홀름을 비롯한 대도시에서도 발생한다. 특히 여름휴가 기간인 7~8월 즈음에는 의료진, 병실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더욱 불거져 임산부와 가족들이 애를 겪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올해 초에는 스웨덴의 두 조산사가 혹시나 모를 위급한 상황을 대비해 임산부가 차 안에서 아기를 출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강좌를 열어 대중과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Roden, 2017). 스웨덴 정부는 임산부를 위한 병실과 의료진 확보를 위해 2020년까지 매년 10억 크로나(약 1300억 원)를 투입할 계획이다(Government Offices of Sweden, 2017b).

3. 사회 서비스 분야

가. 고령자를 위한 혜택

스웨덴 정부는 고령자를 위한 주택 보조금을 인상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6억 5500만 크로나(약 850억 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약 29만 명의 고령자가 확대된 혜택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또한 고령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확대하기로 했는데, 이를 통해 65세 이상 고령자의 약 75%가 각각 연간 5000크로나(약 65만 원)의 감세 혜택을 누릴 예정이다. 한편 다중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정부는 이들의 건강 상태를 관리하기 위한 기관을 설립하여 고령 환자들의 건강권을 보장·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기로 정하고,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1000만 크로나(약 13억 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Government Offices of Sweden, 2017b).

나. 아동복지 개선

스웨덴 정부는 아동과 청소년 돌봄 종사자를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며, 이를 위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2억 5000만 크로나(약 325억 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또한 건강이 좋지 않은 아동들에 대한 보건의료 서비스 강화를 위해 2020년까지 매년 13억 7000만 크로나(약 1780억 원)를 관련 기관에 배정할 예정이다. 특히 정부는 예방접종의 접근성을 높이고 아동들의 건강 상태를 전체적으로 증진하는 데 그 목표를 두고 있다. 정부는 영유아 위장염을 야기하는 로타바이러스 백신을 국가 예방접종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Government Offices of Sweden, 2017b).

다. 장애인의 노동시장 참여 기회 확대

장애인 관련 정책 중 이번 예산안에 새로이 추가된 내용은 시각·청각 장애인들의 노동시장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방안이다. 정부는 시각·청각 장애인이 근무지에서 자신의 능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도록 근무 공간 내 통역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2018년부터 2년간 1500만 크로나(약 19억 5000만 원)를 투입하기로 했다(Government Offices of Sweden, 2017b).

4. 양성평등 분야

현 정부는 양성평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며 페미니스트 정부임을 자임하고 있다. 정부는 우선 스웨덴 내 명예 살인, 폭력, 여성 억압 등 여성 인권에 관련된 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2018년에 10억 크로나(약 1300억 원)를 책정했다. 또한 양성평등 정책의 효과적이고 일관적인 이행과 지속 가능한 양성평등 관리를 위해 예테보리에 새로운 양성평등 기구를 설립해 2018년 1월 1일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투입된 금액은 8000만 크로나(약 104억 원)이다.

5. 2017년 예산과의 비교

스웨덴 정부의 2017년 예산과 2018년 예산안을 비교해 보면 현 정부의 뚜렷한 사회복지 개혁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표 1). 사회복지 예산을 살펴보면 스웨덴 정부는 2017년에 비해 2018년에 일자리 확대, 교육, 보조금 및 세제 혜택에 더욱 많은 금액을 투자할 계획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2018년 예산안의 기본 사회복지체계 강화 부문은 2017년 예산안에 비해 다소 감소했는데 이는 스웨덴 정부가 해당 분야의 예산을 삭감한 것이 아니라 2017년 사회복지체계 개혁 예산 내에서 뚜렷한 방향 설정 없이 일반 복지 예산으로 잡혀 있었던 100억 크로나(약 1조 3000억 원)가 2018년 예산안에서 교육, 보조금 등으로 나뉘어 책정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눈여겨볼 점은 2015년, 2016년을 거치면서 스웨덴으로 대규모 유입되었던 난민에 대한 정책을 2017년 예산안에는 포함시켰지만 2018년 예산안부터는 제외시켰다는 점이다. 하지만 난민과 이민자 자체에 대한 예산은 올해 발생한 스톡홀름 테러와 난민·이민자들의 범죄로 인해 국방·안보 분야로 일부 투입되면서 증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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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2017년, 2018년 예산안에 나타난 개혁 내용과 재정 예산안

(단위: 10 억 크로나)
개혁 내용 2017년 예산 2018년 예산
일자리 확대 5.76 7.37
환경 3.77 5.02
교육 2.45
사회복지체계 강화 10.88 7.77
취약계층 보조금 및 세제 혜택 11.94
난민 정책 2.76
국방 안보 0.46 6.67
총예산 23.63 41.22

6. 맺으며

스웨덴의 의원내각제는 야당도 정부의 예산안 제출 시기에 예산안(shadow budget)을 제출하는 전통을 갖고 있다. 올해도 온건당을 비롯한 중도보수연합 정당들(중앙당, 기독민주당, 자유당)이 각각 예산안을 발표하였는데, 이들 정당들은 공통적으로 세제 개혁안(공제 및 감세)을 예산안에 포함시켰다. 온건당과 중앙당은 버스기사나 간호사 같은 저임금 근로자를 위한 세금 공제 혜택을 내세웠고, 자유당과 기독민주당은 소득세를 낮추는 데 각각 200억 크로나(약 2조 6000억 원), 300억 크로나(약 3조 9000억 원)의 예산을 책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밖에도 각 정당의 주요 총선 공약과 관련이 있는 교육(자유당), 보건의료 분야(기독민주당)에 현 정부보다 더욱 많은 예산을 투입할 계획임을 밝혔다(Sverige Radio, 2017).

이번 예산안은 지난 2014년 총선 때부터 강조했던 현 정부의 복지 강화 노선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으며, 현 정부는 다가올 총선에서도 이 노선과 정체성을 유지할 것임을 천명했다. 한편 스웨덴국립경제연구소(Swedish National Institute of Economic Research)는 이번 예산안이 현 정부의 낙관적인 경제 전망을 바탕으로 구성되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복지정책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The Local, 2017).

Notes

1)

근로환경청의 2014년 직업병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3년 사이 직장 내에서 겪는 스트레스와 정신적 압박을 호소한 근로자 수가 40%가량 증가했으며, 동일 기간에 직업병을 겪은 근로자 수 역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References

1 

Government Offices of Sweden. (2016). Budget Statement. http://www.government.se/4a6f9e/contentassets/08c1cdf5ddf345e796015e4d54ce49ca/from-the-budget-bill-for-2017-budget-statement에서 2017. 12. 18. 인출.

2 

Government Offices of Sweden. (2017a). Statement of Government Policy. http://www.government.se/speeches/2017/09/statement-of-government-policy-12-september-2017/에서 2017. 10. 21. 인출.

3 

Government Offices of Sweden. (2017b). Reforms for increased security and welfare in the Budget Bill for 2018. http://www.government.se/articles/2017/09/reforms-for-increased-security-and-welfare-in-the-budget-bill-for-2018/에서 2017. 10. 21. 인출.

4 
5 

Lee Roden (2017. January. 16.). Swedish midwives launch course on giving birth in cars. https://www.thelocal.se/20170116/swedish-midwives-launch-course-on-giving-birth-in-cars에서 2017. 10. 29. 인출. The Local.

6 

Sverige Radio. (2017). Moderate Party would deliver tax cuts to millions. http://sverigesradio.se/sida/artikel.aspx?programid=2054&artikel=6792213에서 2017. 12. 5. 인출.

7 

The Local. (2017. August. 20.). Protesters march against 'chaos' in Swedish maternity care. https://www.thelocal.se/20170820/protesters-march-against-chaos-in-swedish-maternity-care에서 2017. 10. 29. 인출.

8 

The Local. (2017. October. 1.). Swedish National Institute of Economic Research criticizes government budget. https://www.thelocal.se/20171010/swedish-national-institute-of-economic-research-criticizes-government-budget에서 2017. 12. 5. 인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