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디지털 정신건강 정책과 서비스1)

Australia’s Digital Mental Health Policy and Services

Abstract

Australia has started relatively early to invest in digital technology in the field of mental health. Most digital mental health services are provided free of charge with a view to promoting their use. The range of available digital mental health services is wide. In the wake of Covid-19, Australia has made added efforts to improve mental health management, exemplified by the recent renewal of Head to Health, a national digital mental health platform. This platform brings digital mental health services from the public and private sectors together, broadening user choice, to enable early detection and treatment of mental health issues. Learning from the Australian example, Korea, where demand is high for mental health services, could develop various digital mental health services and link them to better address mental health issues.

초록

호주는 다른 국가에 비해 정신건강 분야에서 일찍 디지털 기술에 대해 투자하였다. 국가 단위에서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를 육성하기 위해 대부분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서비스 영역도 광범위하다. 코로나19 이후 정신건강 관리에 더욱 힘쓰고 있으며, 최근 호주의 디지털 정신건강 플랫폼 헤드 투 헬스(Head to Health)를 개편 하였다. 이 플랫폼은 공공과 민간의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를 연계하여 정신건강 문제를 조기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이용자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정신건강 서비스 수요가 높은 한국에서도 다양한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를 개발하여 연계한다면, 정신건강 문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 들어가며

호주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정신건강 분야에서 디지털 기술을 일찍 채택하였으며, 지난 10년 동안 급성장을 이루었다. 현재 호주의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digital mental health services)는 전국 단위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이용자는 각 서비스를 무료 또는 매우 저렴하게 이용하고 있다. 호주는 정신건강 안전망 체계의 중추 역할을 형성하는 서비스에 수년 동안 투자하였다.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를 육성하기 위해 국가 단위의 계획을 세우고 규제를 정비하고 있다(전진아 외, 2023, pp.159-160; Australian Institute of Health and Welfare, 2020)

그럼에도 2020년 호주 생산성 위원회(The Productivity Commission)에 따르면, 호주 국민 중 약 200만 명이 정신건강 치료를 위해 과도한 비용을 부담하고 있으며, 약 50만 명은 저강도 치료(low intensity care)가 필요하지만 치료받지 않고 있다고 보고했다(Australian Government・Productivity Commission, 2020).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에 호주 국민의 28.5%가 정신건강 상담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거나 부분적으로 충족하였으며(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2022), 16~85세 호주 국민의 42.9%가 평생 한 번 이상의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 것으로 보고했다(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2023).

이에 호주 생산성 위원회가 디지털을 활용하여 시간, 비용, 부작용 부담이 낮은 서비스를 제공해 치료 요구를 충족시킬 필요가 있다고 보고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재정 지원 확대를 권장하는 등 연방정부와 주정부 모두 디지털 정신건강 분야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2023년 호주 보건부 장관도 지난 4년간 호주는 코로나19로 공중보건 및 감염병 대응 중심 정책과 서비스에 집중하였으나, 코로나19 종식 선언과 함께 정신건강 및 자살 예방을 포함한 건강관리 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Australia Government 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2023. 6. 19.).

따라서 이 글에서는 호주의 디지털 정신건강 정책과 서비스를 살펴봄으로써 한국 디지털 정신건강에 대한 제안과 시사점을 논의하고자 한다.

2.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 발전 과정과 대표 플랫폼

호주는 증가하는 정신건강 서비스의 수요를 충족하는 데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는 전반적인 정신건강 영역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모든 서비스를 의미한다. 이는 지리적・사회적 편견, 개인정보 보호 및 재정적 장벽 등 정신건강의 다양한 영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함으로써 효율성을 개선하고 소비자들의 서비스 접근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는 디지털 중재 및 의뢰(referral) 과정을 가능하게 하며, 정신건강 서비스 제공에서 동료지원을 강화하며 비용 효율적인 방식으로 확장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Australia Government 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2021, p. 4; PwC, 2021, p. 4).

가.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 발전 과정

호주는 2012년에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국가적으로 e정신건강 전략을 수립하였고, 2014년에는 국가정신건강위원회(National Mental Health Commission)에서 임상적으로 효과성 있는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를 검토하였다. 그리고 2016년에 디지털 정신건강 관문(gate way)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2017년에 제5차 국가정신건강 및 자살예방계획(2017~2022년)에 본격적으로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를 주요한 정책 수단으로 포함했다(전진아 외, 2023, p.160; Australia Government 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2017. pp.46-47; Australia Government 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2021).

호주 생산성 위원회는 2020년 6월에 정신건강 예방 및 치료를 위해 디지털 개입을 강조하였고, 호주 보건부는 2021년에 국가 디지털 정신건강 프레임워크(National digital mental health framework)를 발표함으로써 정신건강 전반에 걸쳐 근거 기반의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 제공과 이를 통한 소비자의 선택을 강조하였다. 디지털 정신건강 프레임워크의 주요 내용은 정신건강 예방과 치료를 위한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고 서비스 접근성 개선, 노력과 투자의 중복 감소,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를 보다 포괄적인 정신건강 서비스 체계에 편입시키기 위한 행동 영역을 정의하고 있다(Australia Government 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2021). 아래 <표 1>은 디지털 정신건강 프레임워크의 핵심 구성 요소인 목표, 우선순위 행동 영역, 시스템 활성화 요소 및 서비스 최적화 범주에 대한 개요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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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국가 디지털 정신건강 프레임워크(National digital mental health framework)
구분 주요 내용
프레임워크 목표 : 프레임워크가 이루고자 하는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는 여섯 가지 주요 목표가 있음
목표 1 소비자 관점에서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설계하고 제공함
목표 2 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보호장치 마련함
목표 3 이해관계자들에게 디지털 정신건강 프로그램 및 서비스에 대한 신뢰와 확신을 형성함
목표 4 다양한 자금 모델을 고려하여 수용 및 행동 변화를 촉진하도록 함
목표 5 정보를 단순화하고 이해관계자들에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도록 함
목표 6 광범위하게 보건의료 시스템 전반에 걸쳐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를 통합함
행동 영역 : 의도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취해야 할 주요 조치로 5가지 행동 영역을 제안함
행동 영역 1 각 사람이 적절한 시간과 적절한 장소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연결된 치료의 제공을 강화함
행동 영역 2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와 필요한 경우 혼합된 치료 모델을 채택하고 제공하는 데 신뢰와 확신 을 강화하도록 함
행동 영역 3 모든 이용자 집단에 공평한 접근을 가능하게 함
행동 영역 4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 프로그램 모니터링과 평가체계를 구축하여 영향을 측정하고 지속적인 개선을 이끌어 내도록 함
행동 영역 5 개인 중심 및 종합적인 치료를 지원하기 위해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를 보다 포괄적인 시스템 과 통합하여 강화함
시스템 활성화 요소: 프레임워크 목표와 행동 영역의 달성을 지원하는 다섯 가지 중요한 시스템 기능 활성화 요소가 있음
시스템 활성화 요소 1 인력 역량
시스템 활성화 요소 2 자금 조달 모델
시스템 활성화 요소 3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플랫폼 및 정보 시스템
시스템 활성화 요소 4 브로드밴드, 디지털 인프라 및 디지털 장치
시스템 활성화 요소 5 디지털 및 건강 문해력

자료: Australia Government 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2021.6.). 국가 디지털 정신건강 프레임워크. p.5의 내용을 표로 재구성. https://www.health.gov.au/resources/publications/national-digital-mental-healthframework

이 중 우선순위 행동 영역으로 제안된 내용을 살펴보면,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는 서비스가 필요한 대상자에게 적시에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는 연결된 치료를 강화하도록 한다. 디지털을 통해 대면과 비대면 혼합치료 모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 서비스의 신뢰와 확신을 강화한다.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에서 공정하고 공평하게 접근하도록 지원한다. 서비스에 대한 모니터링과 평가를 구축하여 영향을 측정하고 지속적인 개선을 추진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대상자 중심의 전인적 치료를 지원하기 위해 포괄적인 시스템과의 통합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시하였다.

디지털 정신건강 생태계의 변화와 발전은 총 5가지 최적화된 범주를 통해 측정할 것을 제시하였다. 최적화된 범주는 1) 경험과 신뢰, 2) 서비스 질과 안전성, 3) 상호운용성, 4) 모니터링과 평가, 5) 공정성과 접근이다. 이는 기존 서비스와 새롭게 등장하는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가 어떤 차이가 있으며 무엇을, 어떻게 지원할지에 대한 기준을 제공한다(Australia Government 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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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호주 디지털 정신건강 타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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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Australia Government 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2023. 6. 19.)

국가 디지털 정신건강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디지털 정신건강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2021~22년에 호주는 2017년에 개설한 국가 디지털 정신건강 플랫폼 헤드 투 헬스(Head to Health)의 개편계획을 수립하여 약 1,160만 달러(약 13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였다. 그리고 2023년 하반기에 개편된 디지털 정신건강 플랫폼 헤드 투 헬스를 유지 보수하기 위해 연간 약 270만 달러(약 30억 원) 이상의 예산도 배정하였다(Australia Government 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2023. 6. 19.).

호주의 디지털 정신건강 투자에 대한 의지는 예산뿐만 아니라 조직 구성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호주 보건부(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조직도를 살펴보면, 디지털 정신건강 업무 수행을 위해 일차의료와 지역사회돌봄실(Group)에 정신건강과 자살예방부(Division)가 있으며, 해당 부에 Digital Mental Health System Navigation2)(section)이 별도로 존재한다. Digital Mental Health System Navigation팀은 국가 단위 정신건강 플랫폼인 헤드 투 헬스와 정신건강전달체계 연계를 주요 업무로 수행 중이다.

나. 국가 단위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 게이트웨이

호주 정부는 국민의 정신건강을 지원하기 위해 상당한 예산을 투입하였다. 2017년 10월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형식의 디지털 정신건강 플랫폼 헤드 투 헬스를 개발하였으며, 2021~22년에 추가 재정을 지원받아 최근 단순한 관문 역할에서 종합적인 국가 정신건강 웹사이트로 개편하였다(전진아 외, 2023, p. 159).

헤드 투 헬스는 다양한 디지털 정신건강 솔루션 앱을 웹에서 제공하여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온라인 및 오프라인 정신건강 서비스를 소개하고 연결한다. 따라서 해당 플랫폼에는 모든 호주 국민이 자신에게 적합한 정신건강 및 웰빙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350여 개의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연계하여 대면, 전화, 온라인 등 가장 적합한 치료 옵션을 더 쉽게 탐색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 결과 사람들의 요구와 선호에 따라 맞춤형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이는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는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또는 지인의 정신건강을 도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의사 및 다른 의료 전문가가 자신의 환자를 위한 정보와 서비스를 찾는 데도 도움을 준다(전진아 외, 2023, pp.164-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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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호주 디지털 정신건강 플랫폼 헤드 투 헬스 리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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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Australia Government 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2023. 6. 19.). Head to Health 홈페이지. https://www.headtohealth.gov.au 2023. 6. 3.

3.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 유형 및 서비스 질 제고 방안

가.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의 유형

호주 정부가 지원하는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는 주로 위기 대응 서비스, 임상의 지원 서비스, 동료 지원 서비스, 일반 상담과 교육, 전문 상담과 교육 등 총 5가지 영역으로 구분된다. 서비스에 따라 두 가지 이상의 서비스를 포괄하기도 한다. 헤드 투 헬스(Head to Health)에 연계된 프로그램 350여 개 중 대표적인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를 세부 영역으로 구분하여 살펴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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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호주의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 플랫폼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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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Australia Government 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2023. 6. 19.)

위기 대응 서비스로 Suicide Callback Service, All Hours Support Service, 라이프라인(Life line) 등 여러 서비스가 있다. 이 중 일반 상담과 교육 영역을 함께 포괄하는 라이프라인을 살펴보고자 한다. 라이프라인은 60년 된 조직으로 심리적 고통이나 자살 충동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하루 24시간 연중무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로 자살 예방에 중점을 두고 있다. 기관의 활동은 새로운 지식 생산 및 서비스로의 구현, 근거 기반의 정책 조언 및 옹호, 위기 지원 및 사후관리(자살 시도자 포함)를 포함한다. 라이프라인은 코로나19 이전까지는 전화 기반의 서비스가 높은 편이었으나,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및 채팅 등과 같은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의 수요와 상담이 증가하였다. 그리하여 통합적 네트워크가 가능한 접근 방식으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도움을 찾는 사람들의 여정에 따라 필요한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 디자인을 설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 예로 현재 블랙도그(Black Dog) 연구소와 함께하는 디지털 활용 자살 예방 프로젝트가 있다. 이는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기반 인공지능(AI) 사업으로 주정부가 수집한 통계를 기반으로 자살 빈도가 높은 쇼핑센터, 철도 주변, 공원 등 공공장소에서 곤경에 처한 듯한 사람들을 감지해 낸 뒤 이들을 유형화해 살펴보고 대응하는 실증연구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CCTV 기반 AI 사업은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장소에서의 반복적 서성거림, 장기간 체류를 포함한 식별이 가능한 행동에 대해 자동화된 행동 인식 알고리즘이 약 80%의 정확도로 위기 행동임을 식별해 냈다(Onie, Li, Glastonbury, Hardy, Rakusin, Wong … & Larsen, 2023).

임상의 지원 서비스로 마인드스폿(MindSpot), 디스웨이업(This Way Up)이 대표적이다. 이는 정부의 재정지원을 통해 주로 스트레스, 불안, 우울장애 등의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에 따라 주치의의 처방전이 있어야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도 있다. 2012년 오픈한 마인드스폿은 매쿼리대학교에서 운영된다. 매년 3만 명 이상이 서비스 이용 등록을 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20만 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디스웨이업은 근거 기반 온라인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웹사이트로서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 등이 제공된다.

동료지원 서비스는 단일 영역보다 다른 영역(전문 상담과 교육 또는 일반상담과 교육, 위기 대응 서비스)의 활동을 포함하는 서비스다. 동료지원 서비스와 전문 상담 교육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리치 아웃(Reach out)3) 프로그램이 있다. 리치 아웃은 호주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문제 해결을 위한 서비스이다. 호주의 16~24세 주요 사망원인이 자살이며, 아동・청소년의 3명 중 1명은 정신건강 문제를 갖고 있다. 그들 중 100만 명 이상이 전문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아동・청소년 대부분이 자신의 정신건강 상태를 알지 못하거나, 자신에게 문제가 있음을 인식할지라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고 있다. 또는 낙인 등의 우려로 정신건강 문제를 홀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호주 리치 아웃은 아동・청소년의 더 나은 정신건강을 위해 1997년 설립되었으며, 2022년부터 서비스를 디지털 방식으로 변화시켜 아동・청소년과 소통하고, 정신질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든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되며, 전체 예산의 50%는 정부가 지원하고 50%는 민간에서 지원받는다. 서비스의 주요 대상은 12~25세의 청소년, 부모와 보호자, 중고등 교직원이 포함된다. 주요 서비스는 넥스트스텝(Next step)으로 자신의 정신건강을 웹 또는 앱으로 진단하면 정신건강 상태와 도움이 필요한 정도에 따라 지역사회 내 정신건강 서비스 기관으로 연계한다. 그 외 피어챗(Peer Chat), 온라인 커뮤니티, 부모와 보호자를 위한 1대1 코칭, 정보 제공(Google에서 제공), 웹사이트, 소셜미디어 및 파트너 플랫폼, 교육자를 위한 자료 공유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나.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 질 제고 노력

정부가 지원하는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의 품질 향상을 위해, 멜버른 대학 정신건강센터가 임상가 지원 서비스(MindSpot, This Way Up, Mental Health Online)의 독립적인 평가를 수행하도록 위임되었다(Bassilios, Ftanou, Machlin, Mangelsdorf, Tan, Scurrah, … & Pirkis, 2022). 임상가 지원 서비스에 대한 다섯 가지 주요 평가 질문은 다음과 같다. ① 현재까지 온라인 정신건강 치료 서비스 구현이 얼마나 효과적이었으며, 이를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습니까? ② 기존 지원 온라인 정신건강 치료 서비스는 일반적인 치료(예: 대면 또는 기타 치료 서비스 유형)와 어떤 차이점이 있습니까? ③ 호주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온라인 정신건강 치료 서비스는 일반 진료와 비교하여 비용 면에서 얼마나 효율적입니까? ④ 소비자와 의료서비스 제공자를 위해 지원되는 온라인 정신건강 치료 서비스는 얼마나 효과적입니까? ⑤ 온라인 정신건강 치료 서비스의 의뢰 및 구현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가장 잘 지원될 수 있겠습니까? 등이다. 평가 결과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는 일반적인 치료로 효과적이었으며, 일차의료에서 약물 치료에 대한 우수한 결과도 나타났다. 생산성 영향평가(productivity impacts)에서도 마인드스폿이 인당 170~280달러의 비용으로 대면진료 비용(517~759달러)에 비해 적게 들고 혜택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Bassilios et al, 2022).

한편 적정 수준 이상의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 질 제고를 위해 2020년 보건의료 안전 및 품질 위원회(Australian Commission on Safety and Quality in Health Care)가 정신건강 국가 안전 품질 표준(National Safety and Quality Digital Mental Health Standard)을 발표하였다. 이 기준은 디지털 정신건강 전문가와 소비자가 협의하여 마련하였으며 주로 임상 및 기술 거버넌스 표준, 소비자와의 협력 표준, 치료 모델 표준을 제시하였으며, 가이드에 따라 2022년 11월부터 인증평가를 통해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 승인 절차를 진행한다(Australian Commission on Safety and Quality in Health Care, 2020; 어유경, 2021 재인용).

다. 디지털 정신건강 도전과제와 기회

호주는 디지털 정신건강 분야의 급격한 성장과 다양한 서비스의 활성화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도전과제를 가지고 있다. 첫째, 코로나19로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많은 서비스가 개발되었으나, 서비스가 파편화되거나 중복되는 등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 그리하여 서비스 이용자들은 디지털 정신건강 생태계에서 관리를 받지 못하거나 최적의 치료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디지털 정신건강 생태계는 호주의 의료 시스템 전반에 걸쳐 정신건강 서비스를 지원하고자 하였으나, 주로 정신건강 증진 및 예방 영역에 집중되어 있다. 그리고 독일, 미국, 캐나다 등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알코올・약물 등 중독 치료, 수면장애 등의 정신질환 디지털 치료제4) 에 대해서는 논의가 활발하지 않았다. 둘째, 많은 일차의료진은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의 활용을 위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인식으로 디지털 활용을 불신하기도 한다. 또한 디지털 정신건강 생태계를 탐색하고 이용자에게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지나치게 복잡하다고 느끼고 있다. 셋째, 디지털 정신건강 분야의 모든 측면에서 인력 부족 문제가 있다. 호주 정부나 비영리 단체로부터 특정 목적으로 지원받는 예산(grant funding)의 주기와 연장이 불확실해 고용불안정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일부 사람들은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불신이나 디지털 사용에 대한 우려 때문에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을 주저한다.

위의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호주 정부는 다음의 노력을 하고자 한다. 디지털 정신건강 전 영역의 서비스 연계를 위한 인프라나 프로세스, 그리고 결과 중심의 파트너십을 장려하여 디지털 정신건강 생태계를 구축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와 일차의료 전문가의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임상적 지원이 가능한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를 개발함으로써 의료진에게 자신감과 치료의 확신을 주고자 한다. 또한 상호운영성이 높은 방향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기술 발전과 최고의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혁신하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 사이의 디지털 정신건강에 대해 간극을 고려하여, 서비스를 개발하고 교육과 훈련을 통해 디지털 문해력과 역량을 향상하고자 한다. 또한 이용자의 인터넷 환경, 디지털 인프라, 디지털 기기의 일관된 가용성 문제를 고려하여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의 가치를 극대화하려고 한다(PwC, 2021).

4. 나가며

호주 정부가 디지털 정신건강에 투자하는 이유는 디지털이 정신질환을 관리하는 데 임상적으로 효과적이며, 저비용으로 원거리 대상자를 지역사회에서 비대면으로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호주 생산성 위원회, 2020).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는 정신건강 서비스 수요 증가를 충족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지속할 것이고, 특히 정신건강 서비스 수요는 디지털을 통해 일정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PwC, 2021).

지난 2023년 12월 정부는 전 주기적으로 국민의 정신건강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을 발표하였다(보건복지부 보도자료, 2023. 12. 5.; 이만우, 2023). 이 방안의 핵심과제에는 정실질환의 조기 개입을 통한 중증정신질환 예방체계 구축이 포함되었으나, 여전히 디지털 정신건강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최근 우리 사회는 디지털 치료제에 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2023년 2월에 국내 1호로 디지털 치료제인 에임메드 솜즈(Somzz)가 허가되었고, 웰트가 개발한 웰트I(WELT-I)가 2호로 허가를 받아 실제 치료에서 처방되고 있다. 해당 디지털 치료제는 주로 불면증 인지 행동치료법을 모바일 앱으로 구현한 소프트 의료기기이다.

그러나 디지털 정신건강과 관련하여 디지털 치료제 외 호주 사례같이 단일 플랫폼에 정신건강 예방과 증진을 위한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를 수집하여 소개하고 연계하는 창구는 부재한 상황이다. 실제로 정신질환에 대한 조기 개입을 위해서는 빠른 진단이 필요한데, 현재 정부가 운영하는 온라인 창구인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Mentalhealth.go.kr)에는 정신건강 자가진단을 통한 심리상담 수요자 발굴에 집중되어 있을 뿐(이만우, 2023), 디지털 마음건강 서비스 앱5) 외 연계되는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는 다양하지 않다(보건복지부 보도자료, 2023. 12. 5.).

앞서 살펴본 호주는 디지털 정신건강 생태계 구축을 위한 디지털 정신건강 프레임워크를 구축하여, 정신건강 상태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하고 있다. 이를 참고하여 한국도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에서 정의한 저위험군, 중위험군을 조기에 발굴하여 치료할 수 있는 디지털 정신건강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Notes

1)

이 글은 전진아, 박나영, 오미애, 박주현, 이수빈, 어유경, 전준희, 이승연, 이인숙, 신은정, 김동진. (2023). 정신건강사례관리시스템 발 전방향 및 정신건강 전생애주기 지원체계 모델 개발 연구(세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서울: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의 일부를 발췌, 요약 정 리한 것이다.

4)

디지털 치료제란 의료기기법 제2조에 따른 디지털 치료기기로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 기반의 치 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oftware as a Medical Devices, SaMD)’를 말한다. ‘디지털 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 드라인’에 의해 디지털 치료기기(Digital Therapeutics)로 제정됐다(식품의약품안전처, 2020. 8). 허가는 디지털 기기로 받고, 사용방 식은 의약품과 유사하다. 그렇기에 의사의 의약품 처방과 같이 처방을 받아야 활용이 가능하다.

5)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마음건강상태를 자가진단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앱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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