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방정부의 외로움 대응 전략

The German Federal Government’s Strategy for Tackling Loneliness

Abstract

As social awareness grows of loneliness and its adverse and grave impact, some countries have recognized it as a social risk and have taken actions from various angles to address it. Germany, in particular, has drawn attention with its Federal Ministry of Family Affairs, Senior Citizens, Women, and Youth recently initiating efforts to implement its “Strategy against Loneliness.” This article explores the current state of loneliness in Germany, as well as the features and components of the Strategy against Loneliness.

초록

외로움의 부정적 영향 및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증가하면서 일부 국가들은 외로움을 사회적 위험으로 인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독일 연방정부 또한 ‘외로움 대응 전략(Strategie gegen Einsamkeit)’을 통해 적극적 대응에 나서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이 글에서는 독일 사회의 외로움 실태에 대해 알아보고 독일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가 추진 중인 외로움 대응 전략의 구체적 내용 및 특징을 파악한다.

1. 들어가며

외로움이 삶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학문적 근거들이 늘어나면서, 외로움의 여러 가지 부정적 영향과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또한 증가하고 있다(김기태, 노현주, 김성욱, 김아래미, 민기채, 송아영⋯류진아, 2022). 이에 영국 등 일부 국가의 정부는 외로움을 사회적 위험으로 인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에는 독일 연방정부 또한 적극적 대응에 나서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독일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외로움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였다. 팬데믹 초기에는 연방 보건부(BMG: Bundesministerium für Gesundheit)가 관련 정책을 부분적으로 시행하다가(Deutscher Bundestag, 2020) 2022년부터는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BMFSFJ: Bundesministerium für Familie, Senioren, Frauen und Jugend)의 관할하에 외로움 문제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먼저 독일 사회의 외로움 실태에 대해 알아보고 독일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가 추진 중인 ‘외로움 대응 전략(Strategie gegen Einsamkeit)’의 구체적 내용 및 특징을 파악한다.

2. 독일 사회의 외로움 실태

독일 경제연구소(DIW Berlin: Deutsche Institut für Wirtschaftsforschung)가 독일 내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회경제 패널(SOEP: Sozio-oekonomisches Panel) 조사에서 이른바 ‘외로움 유병률(Einsamkeitsprävalenz)’, 즉 ‘가끔 혹은 자주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한 응답자 수의 비율이 2013년에는 14.4%, 2017년에는 14.2%인 것으로 파악되었다(Entringer, 2022).1)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후인 2020년과 2021년의 조사에서는 각각 40.1%, 42.3%의 응답자가 가끔 혹은 자주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해, 외로움 유병률의 증가세가 매우 뚜렷하게 확인되었다(Entringer, 2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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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독일 내 거주자들 사이에서의 외로움 유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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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Entringer. (2022). SOEP, Einsamkeit in Deutschland, 2013, 2017; SOEP-CoV, 2020-2021.

먼저 연령층에 따른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7년에는 만 75세 이상 노인층의 외로움 유병률이 16.6%에 달해 모든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났다. 뒤이어 만 30세~45세 미만의 성인층, 만 17세~30세 미만의 청년층 순으로 외로움 유병률이 높았으나, 각각 그 비율은 15.3%, 14.5%로 격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었다(Entringer, 2022).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인 2021년에는 이러한 양상이 달라졌다. 만 17세~30세 미만의 청년층, 만 30세~45세 미만의 성인층에서 외로움 유병률이 각각 48.0%, 46.2%에 달해, 모든 연령층 중에서 최상위권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반면 만 75세 이상 노인층의 외로움 유병률은 36.6%로, 2017년 조사에서와 달리 모든 연령층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장 낮은 외로움 유병률을 보였다(Entringer, 2022). 외로움 유병률이 전체 연령층에서 급증하였고 노인층의 외로움 문제 또한 여전히 확인되었지만, 2021년에는 특히 만 17세~45세 미만의 젊은 층에서 외로움 문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BMFSFJ, 2023a).

두 번째로 성별에 따른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2017년 여성층과 남성층의 외로움 유병률은 각각 15.7%, 12.5%로 여성층의 외로움 유병률이 좀 더 높았지만 성별 간 격차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Entringer, 2022).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인 2021년에는 여성층의 외로움 유병률이 48.6%, 남성층이 36.6%로 나타나, 감정적으로 여성이 팬데믹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더 많이 받은 것으로 파악되었다(Entringe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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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독일의 연령별 외로움 유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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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Entringer. (2022). SOEP, Einsamkeit in Deutschland, 2013, 2017; SOEP-CoV, 2020-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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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독일의 성별, 가구 유형, 교육 수준, 취업 여부에 따른 외로움 유병률

(단위: %)
변수 2017 2021
성별 여성 15.7 48.6
남성 12.5 36.6
가구 유형 1인 가구 18.5 40.3
한부모 가구 22.7 51.8
무자녀 가구 10.4 40.3
유자녀 가구 12.8 44.8
교육 수준 저수준 22.1 43.7
중수준 14.1 43.3
고수준 10.0 39.9
취업 여부 취업 11.1 42.2
미취업 18.9 42.4

자료: Entringer. (2022). SOEP, Einsamkeit in Deutschland, 2013, 2017; SOEP-CoV, 2020-2021

세 번째로 가구 유형에 따른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1인 가구, 한부모 가구, 무자녀 가구, 유자녀 가구에 속하는 응답자 중 가끔 혹은 자주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한 비율이 2017년에는 각각 18.5%, 22.7%, 10.4%, 12.8%로 나타나 한부모 가구 및 1인 가구에서의 외로움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었다(Entringer, 2022).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인 2021년에는 각각 40.3%, 51.8%, 40.3%, 44.8%로 나타나, 2017년 조사 결과와 달리 유자녀 가구에서의 외로움 유병률이 1인 가구 및 무자녀 가구에서의 외로움 유병률보다 높은 것으로 파악되었다(Entringer, 2022).

다음으로 교육 수준에 따른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2017년에는 저수준, 중수준, 고수준의 교육을 받은 응답자 중 가끔 혹은 자주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한 비율이 각각 22.1%, 14.1%, 10.1%인 것으로 나타나,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외로움 유병률이 확연히 높은 것으로 파악되었다(Entringer, 2022). 그러나 2021년에는 각각 43.7%, 43.3%, 39.9%로 조사되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교육 수준은 외로움 유병률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교육 수준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소득 수준에 따른 분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즉 2017년에는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높은 외로움 유병률을 보였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인 2021년에는 소득 수준이 외로움 유병률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Entringer, 2022).

마지막으로, 취업 여부에 따른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2017년에는 취업자와 미취업자 중 가끔 혹은 자주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이 각각 11.1%와 18.9%로, 취업 여부가 외로움 유병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2021년에는 각각 42.2%와 42.4%에 달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취업 여부가 외로움 유병률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종합해 보면 독일 사회의 외로움 실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이후로 다르게 파악된다. 먼저 팬데믹 이전인 2017년에는 여성과 만 75세 이상 노인층의 외로움 유병률이 각각 다른 성별과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았으나, 그 격차가 크지 않아 성별 및 나이는 외로움 유병률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러나 교육 및 소득 수준, 취업 여부, 한부모 가구 및 1인 가구 여부가 외로움을 유발하는 중대한 위험 요소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요소들은 사회적 참여의 제한 및 부재를 야기한다는 데에 공통적인 특성이 있다(Entringer, 2022). 즉 소득과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미취업 상태일 때, 한부모 가구의 양육자로서 직업 활동과 양육의 이중 부담을 질 때, 사회적 참여가 줄어들거나 제한되고, 이것이 외로움을 유발하는 데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후인 2021년에는 독일 내 거주자들 사이에서의 외로움 유병률이 전체적으로 크게 증가하였고 소득 및 교육 수준, 취업 여부가 외로움 유병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는 다양한 접촉 제한 조치로 인해 사회경제적 지위를 가진 자들의 사회적 참여 기회가 제한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Entringer, 2022). 또한 특히 여성층, 만 17세~45세 미만의 젊은 층의 외로움 유병률이 새로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었는데, 팬데믹 시기에 양육 책임 등 여성의 전통적인 역할이 강조되었고 가정 외에서의 사회적 활동이 활발한 젊은이들에게 그 활동의 기회가 제한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BMFSFJ, 2023b).

3.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의 외로움 대응 전략

가. 개관

코로나19 팬데믹의 경험으로 인해 독일에서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다양한 외로움 유발 요소 및 외로움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 사회적 논의가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특히 정치권 및 전문가 집단의 논의를 통해 외로움을 사회적 위험으로 인정하고, 외로움과 관련한 기초 연구를 활발히 추진해야 할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구체적으로 2020년 12월 15일 자유민주당(FDP: Freie Demokratische Partei) 소속 의원들은 연방의회에 제안서(Antrag)를 제출하여 연방정부 예산의 조속한 투입을 통해 외로움 문제를 다루는 전문 위원회를 구성하고, 체계적인 다학제적 연구를 시행할 것과 외로움 예방 및 대응 전략을 개발할 것을 제안하였다(Deutscher Bundestag, 2020b). 이러한 제안서에 기반을 두어 2021년 4월 연방의회 내 가족・노인・여성・청소년 위원회가 개최한 전문가 공청회에서 7인의 전문가 또한 외로움 관련 기초 연구의 필요성과 연구 결과에 기반한 전략적 대응을 강조하였다(Deutscher Bundestag, 2021b). 전문가들은 독일 사회에 외로움에 관한 신뢰할 만한 자료와 기초 연구가 부족하다고 지적하였고, 이 분야 소수 연구자들의 협업 네트워크 체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나아가 외로움이 개인을 넘어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특히 경제적 손실을 고려할 때 정치권 및 연방정부가 이에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고 보았다.

정치권 및 전문가 집단의 이러한 요구는 연방정부 차원의 대응을 이끌어 냈다. 2022년 2월 당시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의 장관 안네 슈피겔은 아래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볼 ‘외로움 전문지식 네트워크(KNE: Kompetenznetz Einsamkeit)’ 프로젝트를 시작하였고, 2022년 6월에는 ‘외로움에서 함께 벗어나기(Gemeinsam aus der Einsamkeit)’ 콘퍼런스에서 새로운 장관 리사 파우스가 외로움 대응 전략의 개발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였다. 이 계획에 따르면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가 이미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던 조치들에 추가하여 외로움 대응 전략의 완성을 위해 현 제20대 연방의회 회기가 종료되는 2025년까지 새로운 조치들이 마련될 예정이다. 대응 전략 개발의 목표로는 첫째, 사회적 문제로서의 외로움에 대한 정치적・학문적 논의의 심화, 둘째, 외로움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고, 외로움을 예방하고 완화하기 위한 사회적 토론의 촉진이 제시되었다. 이러한 목표하에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외로움 대응 전략의 구체적 조치들을 아래와 같이 연구사업 지원, 시범사업 지원, 공익 캠페인 추진의 세 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 제시하고 있다(BMFSFJ, 2023c).

나. 연구사업 지원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는 2022년 2월 비영리 단체인 ‘사회복지 및 사회교육학 연구소(ISS: Institut für Sozialarbeit und Sozialpädagogik e.V.)’와 함께 2025년 말까지 진행될 계획인 외로움 전문지식 네트워크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BMFSFJ, 2023a).

외로움 전문지식 네트워크는 다양한 학계 전문가, 시민사회 활동가, 정치인 등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운영하여 연 2회 개최되는 자문위원회 회의를 통해 프로젝트에 대한 자문을 제공받는다(KNE, 2023a). 이 프로젝트는 먼저 외로움의 원인, 결과, 실태, 효과적인 대응 전략, 외로움 측정 도구의 개발 등 외로움 관련 지식 및 학문적 근거를 축적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중심으로 추진될 예정이며, 현재 홈페이지상에 관련 전문가 보고서 및 연구 수행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KNE, 2023b). 또한 수행된 연구 결과와 연계하여 일반 대중에게, 특히 외로움 취약집단에 구체적인 지원책 및 상담기관 등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는 홍보 사업 또한 추진할 계획이다(KNE, 2023c).

2022년 2월 이후 발표된 연구보고서는 2건으로, 먼저 ‘파일럿 연구: 외로움 지표(Pilotbericht: Einsamkeitsbarometer)’에서는 기존 SOEP의 조사 및 그 외 독일 내 외로움 관련 연구들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파악하여, 외로움 지표와 관련한 KNE의 최종 연구보고서 작성을 위해 선행 연구를 분석하였다(KNE, 2023d). 분석 결과 독일 내에서 외로움을 겪는 사람들은 다양한 불평등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즉 건강 상태가 지속적으로 좋지 않고, 교육 및 직업과 같은 사회적 자원이 부족하며, 경제적 번영 및 정치적 참여 기회가 제한되는 상황에 처하여 외로움이 사회적 취약성으로 이어진다고 파악된다(KNE, 2023d). 또한 외로움이 개인의 성향 및 사회적 취약성, 상황적 요인, 사회적 영향 등의 복합적 상호작용에서 유발되며, 그 발생 과정 또한 개인별로 다른 것으로 파악되지만, 이와 관련한 연구가 시작 단계에 있어 반드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았다(KNE, 2023d).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되었지만 2021년 SOEP의 특별 조사 이후 새로운 조사 결과가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로움과 관련한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적 영향을 확실하게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고 분석하였다. 즉 팬데믹으로 인해 이전보다 외로움 유병률이 급증하였고, 새로운 외로움 유발 요소들이 만성적 외로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있어, 팬데믹이 종료되었다고 해서 외로움 유병률이 곧바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할 수는 없기 때문에 향후 몇 년간 장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KNE, 2023d).

다음으로 ‘독일 내 외로움의 예방, 완화 및 대응 조치의 체계화(Maßnahmen, Vorbeugung und Linderung von Einsamkeit in Deutschland. Eine Systematisierung)’ 연구에서는 정부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내 관청, 협회, 비영리 단체 등으로 나뉘는 독일 내 외로움 대응 조치 시행의 조직 구성과 관련하여 전체 조치 가운데 약 46%가 협회를 통해 이루어지고, 이 또한 대부분 프로젝트 형태로 이루어져 재정과 인력 측면에서의 장기적 지속성이 확보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되었다(KNE, 2023e). 또한 이들 조치의 약 68%가 만 68세~85세 미만의 노인층에 집중되어 있고, 젊은 층 등 특정 위험군을 위한 조치들이은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 조치의 내용 또한 사회적 교제의 기회 및 상담 제공 등에 한정되어, 현 외로움 대응 조치들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 연구는 외로움 대응 조치를 위한 조직 및 재정과 관련해서는 심도 있는 후속 연구가 이어질 필요가 있다고 보아 관련 제언을 생략하였지만, 조치의 대상 및 내용과 관련해서는 젊은 층과 같은 소외된 목표집단을 적극적으로 포함시키고, 목표집단에 따라 조치 내용 또한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였다(KNE, 2023e).

이러한 연구 수행 외에 외로움 지식 네트워크는 외로움을 주제로 한 콘퍼런스, 온라인 토론 행사 등의 개최를 통해 정계, 학계, 시민사회의 네트워크가 형성되도록 돕고 학제 간 연구가 가능하도록 기여한다. 특히 ‘KNE 살롱’이라는 강연 행사를 주기적으로 개최하여 사회복지 전문가, 정치인, 학계 전문가, 일반 시민들이 외로움과 관련된 특정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KNE, 2023c).

다. 시범사업 지원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는 외로움 대응과 관련한 다양한 시범사업(Modellprojekt)에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가 홈페이지상에 제시한 이의 대표적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BMFSFJ, 2023d).

먼저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는 독일에 제공된 유럽연합 사회기금(ESF: Europäischer Sozialfonds) 중 약 5,000만 유로(약 718억 원)를 투입하여 ‘노인의 참여 강화를 위한 ESF 플러스 프로그램(ESF Plus-Programm zur Stärkung der Teilhabe älterer Menschen)’을 시행하고 있다(KNE, 2023f). 2022년 10월부터 추진된 이 프로그램을 통해 2027년 8월까지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가 선정한 70개 이상의 프로젝트에 재정 지원이 이루어진다. 구체적으로 노인들의 외로움 및 사회적 고립 예방, 노년기 재정 보호 강화, 노인을 위한 지역 사회의 참여 구조 형성을 목표로 비영리 단체, 지방자치단체 등이 노동 시장에서 배제될 위험이 있는 60세 이상 노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보조금이 투입된다(Europäischer Sozialfonds für Deutschland, 2023). 예를 들어 니더작센주에 소재한 클로펜부르크가렐 지역의 천주교 교육 협회(Bildungswerk e. V.)가 추진하는 이른바 ‘커트(CURT)’ 프로그램은 체계적인 무료 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60세 이상 노인들에게 은퇴 후의 일상, 취미 활동, 자원봉사 기회와 관련한 상담 및 노인들을 위한 각종 행사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Bildungswerk Cloppenburg-Garrel e. V., 2023).

둘째,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는 ‘다세대의 집. 서로 함께 서로를 위해(Mehrgenerationenhaus. Miteinander - Füreinander)’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2021년부터 2028년까지 연방 차원에서 530개 다세대의 집을 지원한다(BMFSFJ, 2023a). 다세대의 집은 세대를 초월하여, 모든 연령대의 시민에게 열려 있는 만남의 장소로 문화・여가 및 스포츠 프로그램의 제공, 공동 식사 기회의 제공, 상담기관과의 연계 등 외로움 해소를 위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시설당 매년 최대 4만 유로(약 5,700만 원)의 연방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이는 연방주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1만 유로(약 1,420만 원)의 보조금을 공동으로 지원할 때 가능하다(Bundesamt für Familie und zivilgesellschaftliche Aufgaben, 2023).

셋째,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는 지방자치단체가 고유한 인구변화 전략을 개발하고, 모든 세대를 위해 매력적인 생활 및 경제활동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 미래 워크숍 ― 매력적인 변화로(Zukunftswerkstatt Kommunen - Attraktiv im Wandel)’ 프로젝트를 통해 2021년부터 2024년 말까지 각 지방자치단체에 연간 최대 4만 유로(약 5,700만 원)를 지급한다(Demografiewerkstatt Kommunen, 2021). 이를 위해 13개 연방주에서 브레멘하펜, 드레스덴, 프랑크푸르트암마인 등의 40개 지방자치단체가 선정되었고, 이들 지방자치단체의 전략 개발을 위한 외부 자문이 제공되었다(BMFSFJ, 2021). 이 프로젝트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지역 사회 내 모든 연령층의 사회적 참여를 강화하고, 특히 젊은 층과 노인층이 서로를 지원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의 전략을 개발하는 데에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전략은 지역 사회 내에서의 외로움 문제 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작센주에 소재한 도시 리자의 ‘청년상점(Jugendladen)’, 니더작센주에 소재한 도시 엠즐란트의 ‘대화살롱(Erzählsalon)’ 운영 전략은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에게 지역에서의 참여 기회 및 대화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의 외로움 해소에 기여한다(BMFSFJ, 2023d).

라. 공익 캠페인 추진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는 외로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려는 목적에서 ‘외로움은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 있다(Einsamkeit kann uns alle treffen)’라는 슬로건으로 공익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BMFSFJ, 2023a). 이를 위해 일상에서 금기시되는 주제인 외로움에 대한 편견과 사회적 낙인을 해소하고, 외로움의 보편성 및 위험성에 대해 알리는 팸플릿과 영상을 제작하고 있으며 상담기관 등 외로움 해소에 관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4. 나가며

앞서 살펴본 독일 연방정부의 외로움 대응 전략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독일 연방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로움의 심각성과 보편성을 인정하였다. 즉 사회적 위험으로서의 외로움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문제란 점을 전제로 대응 전략을 구상하였다. 특히 사회 내에서 금기 주제로 여겨졌던 외로움이 대화와 토론의 주제가 될 수 있도록 공익 캠페인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둘째, 연구사업의 수립 및 지원을 통해 학문적 근거에 기반한 대응 전략을 강조하였다. 특히 최근 젊은 층의 높은 외로움 유병률이 사회적 문제로 여겨지고 있어, 기존의 외로움 취약집단이었던 노인층 대상 사업뿐만 아니라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사업 또한 활발히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25년까지 시행되는 외로움 전문지식 네트워크 연구사업을 통해 독일 내 외로움 실태 조사를 새롭게 실시함으로써 외로움 유발 요소들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이루어질 것이라 예상된다.

셋째, 외로움 대응을 위한 연방정부, 지방자치단체, 학계, 시민사회 등의 네트워크 관계에서 연방정부는 학계의 연구사업 지원, 지방자치단체 또는 시민사회의 시범사업에 대한 재정 지원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직접 사업을 추진하는 역할보다는 재정 지원을 통해 네트워크 협력을 구성하는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넷째, 외로움 실태 조사 결과에 따라 외로움 대응 전략의 실행을 위한 재정 지원의 수준을 확대하였다. 연구사업, 각종 시범사업, 공익 캠페인 등 다양한 사업에 연방정부의 자체 예산 및 독일에 할당된 유럽연합 사회기금 등을 적극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독일의 이러한 외로움 대응 전략은 외로움 자체보다 그 결과로서 나타나는 자살 및 고독사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한국의 정책 현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또한 외로움을 사회적 위험으로 인정하고 외로움의 실태를 전국 또는 지방 단위에서 정확히 파악하여 이에 적합한 대응 전략을 시급히 구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김기태, 노현주, 김성욱, 김아래미, 민기채, 송아영 ⋯ 류진아, 2022). 이를 위해 외로움 문제의 공론화를 통해 더욱 활발한 사회적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독일의 경우 외로움 전담 정부 조직을 개설하지는 않았지만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의 관할하에 외로움에 대한 정부 주도의 조직적 대응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도 전담 부처의 지정 및 관련 부처들과의 협력 및 역할 조정을 위해 법제도적, 조직적 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사회적 위험으로 인정된 외로움 문제와 관련하여 각종 연구사업 및 시범사업 등에 재정을 투입하고 있는 독일의 사례를 참고하여, 외로움 문제 해결을 위한 재정 확보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Notes

1)

1984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SOEP를 통해 매년 약 1만 5,000가구 내의 약 3만 명의 동일 인물을 대상으로 개인 면접 방식에 따른 조사가 시행되고 있다. 외로움 관련 조사가 이루어진 때는 2013년과 2017년으로, 각각 2만 5,568명, 2만 6,681명이 조사에 참여하였다(Deutscher Bundestag, 2021a). 구체적인 조사 항목에서는 ‘얼마나 자주 타인과의 교제가 부족하다고 느끼는가?’, ‘얼마나 자주 소외감을 느끼는가’, ‘얼마나 자주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다고 느끼는가?’라는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1) 전혀 느끼지 않음’, ‘(2) 느끼지 않음’, ‘(3) 가끔 느낌’, ‘(4) 자주 느낌’, ‘(5) 매우 자주 느낌’의 다섯 단계로 나누어 파악하고, 이를 평균화하여 외로움 지수로 나타내었다. 이 평균값이 다섯 단계의 중간값인 3 이상인 경우 외로움 유병자로 분류된다(Entringer, 2022).

2)

이는 ‘사회경제패널-코로나바이러스: 독일 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의 사회경제적 요인과 결과(SOEP-CoV: Sozio-ökonomische Faktoren und Folgen der Verbreitung des Coronavirus in Deutschland)’라는 명칭의 특별 조사에서 밝혀진 결과로, 기존 SOEP 패널 연구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루어졌다. 이 조사에서 외로움 관련 문항은 SOEP의 2013년, 2017년 조사와 동일하다. 따라서 SOEP의 기존 조사와 SOEP-CoV의 결과를 비교하는 시계열적 분석이 가능하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의 접촉제한(Kontaktbeschränkung) 조치를 고려하여 SOEP-CoV 연구는 개인 면접을 포기하고 전화 인터뷰를 기반으로 하였으며 2020년에는 6,667명, 2021년에는 6,013명이 조사에 참가하였다(Entringe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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