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치매 친화 지역사회 정책1)

Dementia-friendly Communities in the U.K.

초록

영국의 치매 친화 지역사회(dementia-friendly communities) 관련 정책은 전 세계에서 선도적으로 2012년부터 시작되었다. 치매 친화 지역사회는 “치매 환자가 이해・존중받고 기여할 수 있는 도시(cities), 타운(towns) 또는 마을(villages)로, 지역 주민은 치매에 대해 이해하고, 치매 노인은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자기주도적으로 살 수 있는 지역사회”로 정의할 수 있다. 영국에서는 알츠하이머협회(Alzheimer’s Society)가 주도하는 치매 친화 지역사회 인증 프로그램을 통해 치매 친화 지역이 어떻게 조성되고 운영되어야 하는지 자세한 지침을 제시한다. 이 글에서는 영국의 치매 친화 지역사회의 인증 프로그램과 지침 내용을 소개하고, 국내 관련 사업에 주는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1. 들어가며: 영국의 치매 현황

인구 고령화는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영국에서는 2020년 중반에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18.6%로 나타났다. 노인인구 비율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하여 2043년에는 전체 인구의 24%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 2021). 이러한 인구 고령화와 더불어 대표적 노인성 질환인 치매(dementia) 환자 또한 증가하고 있다. 2021년 1월 기준 65세 노인인구 약 14명 중 1명, 전체 인구 79명 중 1명이 치매 환자인 것으로 예측된다(약 94만 4천 명). 치매 환자 수는 추후 몇십 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50년에는 치매 환자 수가 152만 1천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Alzheimer’s Research UK, 2022).

치매는 “퇴행성 뇌질환 또는 뇌혈관계 질환 등으로 인하여 기억력, 언어 능력, 지남력, 판단력 및 수행 능력 등의 기능이 저하됨으로써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후천적 다발성 장애”(치매관리법 제2조)를 의미하며, 많은 치매 환자는(특히 퇴행성 치매인 경우) 시간 경과에 따라 자립적 생활이 어려워지고, 가족 부양자의 돌봄 부담이 커지게 된다. 또한 치매 증상과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의료・돌봄 비용의 경제적 파급효과 또한 크다.

이러한 치매의 신체적・정신적・경제적 영향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치매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으며, 특히 영국은 비교적 이른 시기에 치매 관련 국가 차원의 개입을 시작하였다. 2009년에 처음으로 “국가치매전략(National Dementia Strategy)”이라는 국가 차원의 전반적인 관리 계획을 발표하였으며, 2012년 “총리의 치매대응 국가계획(Prime Minister’s Challenge on Dementia)”, 2015년에는 “치매대응 2020(The Dementia Challenge 2020)”이라는 계획을 꾸준히 발표하였다. 영국의 2012년 국가 치매 정책은 크게 치매질환자 및 보호자를 위한 보건 및 돌봄 증진(improving health and care), 치매 친화 지역사회 건설(creating dementia friendly communities), 치매 연구 확대(boosting dementia research의)의 세 가지 차원으로 진행되었다. 이 중 치매 친화 지역사회 건설 부문에서 친화 도시(마을, 지역)를 조성・확대하는 노력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 밖에도 치매에 대한 사회적 편견 감소와 인식 개선을 통해 치매질환자들이 필요한 도움을 요청하고 적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Department of Health, 2012). 2015년 계획에서는 위험 요소 감소 및 예방(risk reduction and prevention), 보건 및 돌봄 전달체계(health and care delivery), 치매 친화적 지역사회 포함(dementia awareness and social action), 연구(research)의 네 가지 차원으로 재분류하여 세부 목표를 설정하였다(Department of Health, 2015).

영국에서는 국가 치매 관리 계획 수립과 더불어 지역 단위의 치매협의체(치매활동연맹, DAA: Dementia Action Alliance)를 운영하여 중앙의 치매 정책이 각 지역 맞춤형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지역 내 전문가 그룹과 유관 단체가 공조하고 있으며, 지역 주민의 참여와 홍보를 활성화하고 있다. 치매활동연맹(DAA)은 각 지역의 문화센터, 은행, 상점, 병・의원, 버스・택시 회사, 자선단체, 치매 환자 및 가족 등 다양한 치매 친화 단체 또는 개인으로 구성된 모임으로, 마을, 도시, 카운티 등 다양한 지역 단위에서 구성될 수 있다. 2021년 12월 기준 전국 338개 지부와 8,084개 소속 단체(기관)로 구성되어 있다(Dementia Action Alliance, 2021).

이하 본문에서는 영국의 국가 치매 관리 계획 내 치매 친화 지역사회 관련 내용, 관련 사업을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영국 알츠하이머협회(Alzheimers’ Society)의 치매 친화 지역사회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영국의 치매 친화 지역사회의 현황과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2. 영국 국가치매관리계획의 치매 친화 지역사회 관련 정책

영국의 치매 친화 지역사회 관련 정책은 2012년 국가치매관리계획 “총리의 치매대응 국가 계획(Prime Minister’s Challenge on Dementia)”에서 처음 등장한다. 이 계획에서는 치매 친화 지역사회(dementia-friendly communities)에 대한 직접적인 정의가 언급되지 않지만, 치매질환자의 자기선택권을 존중하고 지역 내에서 가능한 한 독립적으로 생활하도록 하기 위해 치매 친화 지역사회를 추진하게 되었다고 설명하고, 조기 진단 및 적절한 서비스 제공, 지역 주민의 치매에 대한 지식과 인식 제고(치매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 두려움, 고립감 감소)를 두 가지 큰 방향으로 제시하였다(Department of Health, 2012).

영국의 치매 친화 지역사회 프로그램은 보건부(Department of Health)의 재정 지원을 통해 민간기구인 알츠하이머협회가 주도하고 각 지역의 치매활동연맹(DAA)이 협력하여 공식적인 치매친화 인증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는 것으로 설계되었다. 영국의 알츠하이머협회는 치매질환자와 돌봄자를 위한 영국의 대표적인 지원 서비스 및 연구 자선 기구이다. 2012년 관리계획상 2015년까지 20개의 치매 친화 도시 또는 마을(cities, towns, villages)이 인증받는 것을 목표로 하였으나(Department of Health, 2012), 실제로는 당시 목표를 훨씬 뛰어넘어 2015년 기준 전국 82개 지역이 치매 친화 지역사회로 인증받았다(Department of Health, 2015). 이후 2015년 치매관리종합계획에서는 2020년까지 전체 치매질환자의 절반 이상이 치매 친화 지역사회로 인증받은 지역에 거주하며 기존의 인증 프로그램을 고도화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였다.2)

3. 알츠하이머협회의 치매 친화 지역사회 인증 프로그램

가. 인증 프로그램 개요

Alzheimer’s Society(2013)에서는 치매 친화 지역사회를 “치매 환자가 이해・존중받고, 나아가 기여할 수 있는 도시(cities), 타운(towns) 또는 마을(villages)로, 지역 주민은 치매에 대해 이해하고, 치매 노인은 지역사회 일원으로 느낄 수 있고 자기주도적으로 살 수 있는 지역사회”로 규정하였다. 치매 친화 지역사회 인증 프로그램 체계를 표준화하기 위해 알츠하이머협회는 영국 국가 표준 기관(BSI: British Standard Institution)과 함께 인증 프로그램 시행 규정 공식 문서를 출간하였다(Alzheimer’s Society & BSI, 2015). 여기에서도 Alzheimer’s Society(2013)와 동일하게 치매 친화 지역사회를 정의하고 있으나, 도시, 타운, 마을이라는 규모별 지역 단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대신 ‘지리적인 구역(geographic areas)’이라고 광범위하게 규정하였다. 치매 친화 지역사회는 치매 환자를 지지하는 치매 친화적 주민, 기업, 조직, 서비스, 종교단체 등으로 구성된다(Alzheimer’s Society & BSI, 2015).

알츠하이머협회에서는 지금까지 치매 친화 지역사회 조성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또한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을 입증한 지역을 대상으로 치매 친화 지역사회 인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인증 가입 신청서 제출 전에 어느 정도 치매 친화 지역으로서의 노력과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7가지 기본 기준 및 단계(foundation criteria)를 제시하였다.

첫째, 지역에서 치매 친화에 관심 있는 주민, 조직이 함께 운영위원회(steering group)를 구성한다. 이 운영위원회 구성은 치매 친화 지역사회 조성과 발전의 핵심 요소로, 알츠하이머협회에서는 각 지역의 치매활동연맹(DAA)을 활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Alzheimer’s society, 2014).

둘째, 운영위원회를 관리하고, 치매 친화 인증 및 사후 단계를 책임질 위원장 또는 주요 담당자(key contact)를 선정한다.

셋째, 지역 내 다양한 기관・단체 등을 대상으로 치매 인식 향상을 위한 활동을 전개한다. 특히 알츠하이머협회의 치매 인식 개선 관련 이니셔티브이자 치매 홍보대사(자원봉사자) 프로그램(Dementia Friends)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치매 인식 개선 노력을 진행하는 것을 주요한 치매 친화 지역사회 요소로 보고 있다.3) 그 밖에 인식 개선 관련 훈련, 학교 내 교육 등도 제안하고 있다.

넷째, 본격적인 사업 시작에 앞서 치매 환자와 가족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운영위원회에 치매 환자를 참여시키거나, 지역 내 치매 환자 및 가족의 교육・여가활동 장소인 기억카페(Memory Cafe)4)를 방문하거나, 관련 지역 행사를 개최하는 방법 등을 제안하고 있다.

다섯째, 지역 주민에게 전단지, 공익광고, 홈페이지 등을 통해 치매 친화 노력을 홍보해야 한다.

여섯째, 치매 환자, 가족, 기타 이해관계자부터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각 지역에서 가장 중요하게 개입이 필요한 분야는 무엇인지 주요 사업 분야와 활동을 선정해야 한다.

일곱째, 치매 친화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사업 진행과 효과를 어떻게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을지 모니터링 지표를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알츠하이머협회(Alzheimer’s Society, 2014)에서는 초점집단인터뷰, 설문조사, 현장 점검 등을 제안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7단계를 거쳐 각 지역은 알츠하이머협회에 인증 신청을 하게 된다. 알츠하이머협회에서는 인증 전 각 단계와 기준을 달성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지역 내외 인적・서비스적・물적 자원과 활용 방법에 대해 상세한 사례 중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Alzheimers’ Society,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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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알츠하이머협회의 치매 친화 지역사회 인증을 위한 기준 및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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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Alzheimer’s Society. (2013). Building dementia-friendly communities: A priority for everyone. http://www.actonalz.org/sites/default/files/documents/Dementia_friendly_communities_full_report.pdf 내용 재구성; 김세진, 주하나, 남궁은하, 이윤경. (2021). 치매친화적 지역사회 구축방안 연구. p. 124 [그림 4-6] 재인용.

나. 영국의 치매 친화 지역사회 인증 프로그램의 주요 특징

영국 치매 친화 지역사회 인증 프로그램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민간이 주도하고 운영하며, 지역 정부의 참여와 인준을 요구하지 않는다. 각 지역의 치매활동연맹(DAA) 또는 이와 비슷한 지역 단체에서 사업팀 구성 등을 할 때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 사업책임자 또한 DAA 지부장, 지방행정구 또는 교구회(parish council) 위원장, 사업주 등 다양한 지위・분야의 리더가 맡을 수 있다. 치매 친화 지역사회 인증 프로그램의 또 다른 특징은 지역사회 내 학교, 상점, 기업, 공공시설, 응급시설, 은행, 시민단체, 여가문화시설, 병・의원, 거주 시설 등 다양한 기관・시설・단체의 역할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각각의 기관 또는 시설이 치매 치매 친화 기관(dementia-friendly organizations)이 되기 위한 노력이 중요시된다(위의 7가지 기준 중 제3단계 참조). 예를 들어, 은행 지점은 지역 내 기억카페에서 치매 노인의 금융 관련 조치, 은행에서 운영하는 금융자산 보호 정책(규정) 등에 대해 홍보한다. 이와 비슷하게 지역 내 약국도 기억카페에서 약 또는 건강, 의료 관련 워크숍을 열 수 있다(Alzheimer’s Society & BSI, 2015). 단, 이러한 구체적인 활동들이 치매 친화 지역사회 인증을 위한 필수 조건은 아니므로 각 기관의 치매 친화 노력은 기관의 노력과 의지 정도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영국의 치매 친화 지역사회 인증 프로그램은 정형화된 사업계획서나 평가 보고서 양식을 제공하지는 않으며, 개괄적 정의와 사례 중심의 지침을 제공하고, 대부분 각 지역의 상황에 맞추어 자율적으로 주요 활동 선정, 모니터링 및 평가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모니터링과 평가 단계에서도 구체적인 평가 지표를 제공하지는 않으며, 대신 각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평가 지표 예를 소개하고 지역 상황에 맞추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Alzheimer’s Society & BSI, 2015). 평가 지표는 질적・양적 지표를 모두 포함하며, 양적 지표에는 인식 개선 행사 및 교육 개최 수, 치매 친화 지역사회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단체(기관) 수, 사업계획서 제출 시 세운 자체 목표 달성 정도 등이 포함된다. 또한, 암행 평가 또는 미스터리 쇼핑(mystery shopping), 치매 환자와의 지역사회 투어를 통해 지역사회 내 주민, 서비스, 환경이 치매 환자에게 얼마나 친화적인지 질적으로 측정하도록 권장하고 있다(Alzheimer’s Society & BSI, 2015).

4. 영국 치매 친화 지역사회의 주요 특징 및 사례

가. 치매 친화 지역사회의 주요 요소

Alzheimer’s Society(2013)에 제시된 치매 친화 지역사회의 10가지 주요 요소는 다음과 같다.

첫째, 치매 노인의 참여로, 치매 친화 지역사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치매 환자와 가족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둘째, 치매 관련 인식 제고이다. 치매 인식 개선과 이해 증진은 치매 환자와 가족, 일반 주민, 어린이・청소년 등 다양한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 교육 등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보고서에서는 대표적인 사례로 치매 인식 개선 홍보대사(개인, 상점, 기업 등) 프로그램(Dementia Friends), 학교 내 치매 인식 개선 프로그램인 “치매친화세대공감학교(Dementia Friendly Intergenerational Schools)”를 소개하고 있다.

셋째, 치매 친화 지역 참여 활동 제공이다. 치매 노인의 관심과 수요에 특화된 활동이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기존의 일반 여가문화시설 또는 프로그램도 치매 환자가 참여하기 편하도록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넷째, 치매 노인의 지역사회 기여 인정이다.

다섯째, 조기 검진 및 인간 중심(person-centered) 치료돌봄 서비스 보장이다. 특히 치매 노인의 지역사회 계속 거주(aging in place) 관점에서 지역사회 내에서 최대한 오래 생활할 수 있도록 통합적・개별적 지역사회 돌봄 서비스가 필요하다.

여섯째, 사회활동 및 정서 지원 제공이다. 일대일 지원이 가능해야 치매 환자가 더욱 안전하고 적극적으로 지역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다.

일곱째, 치매 환자의 주거 환경 지원이다. 지역사회 계속 거주를 위해서는 치매 친화적 주거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여덟째, 지속적・안정적 치매 특화 이동 서비스이다.

아홉째, 치매 환자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물리적 환경 조성이다.

마지막으로, 기업, 상점 등에서 치매 고객을 존중하는 친절한 고객 서비스 제공이다. 고객 서비스 종사자는 일반적인 치매 증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각 기업 및 상점에서는 치매 환자가 더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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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알츠하이머협회가 제시하는 치매 친화 지역사회의 10가지 주요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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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Alzheimer’s Society. (2013). Building dementia-friendly communities: A priority for everyone. http://www.actonalz.org/sites/default/files/documents/Dementia_friendly_communities_full_report.pdf 내용 재구성; 김세진, 주하나, 남궁은하, 이윤경. (2021). 치매친화적 지역사회 구축방안 연구. p. 126 [그림 4-7] 재인용.

나. 치매 친화 지역사회 조성을 위한 분야별 사례

치매 친화 지역사회 인증을 위한 표준 지침(Code of practice for the recognition of dementia-friendly communities in England)에 의하면, 치매 친화 지역사회를 위한 주요 8개 분야(areas for action)로 ①예술, 문화 및 여가(arts, culture, leisure, and recreation) ② 기업 및 상점(businesses and shops) ③아동・청(소)년 및 학생(children, young people and students) ④지역, 비영리, 종교기관(community, voluntary, faith groups and organizations) ⑤소방, 경찰 등 응급서비스(emergency service) ⑥의료적・사회적 돌봄(health and social care) ⑦주거 환경(housing) ⑧대중교통(transportation) 분야를 선정하였다(Alzheimer’s Society & BSI, 2015). 앞의 10가지 주요 요소와도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각 분야별로 주요 담당자(people), 공간(place), 추진 과정(process)을 사례와 함께 설명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각 분야 담당자는 치매 환자 또는 가족인 고객, 직원, 이용자를 지원할 수 있도록 물리적 환경을 조성하고 적절한 서비스, 정책,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각 분야 담당자들은(특히 응급서비스, 의료돌봄 서비스, 주거서비스 부분) 상호 협력을 통해 치매 환자(가족)에게 필요한 다른 분야 서비스가 적절하게 연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분야별 구체적인 주요 담당자, 장소, 추진 과정 내용은 <표 1>에 정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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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치매 친화 지역사회 조성을 위한 8대 분야
8대 분야 주요 관계자(people) 추진 과정(process) 공간(place)
① 예술, 문화 및 여가 (arts, culture, leisure, and recreation) -여가문화센터, 도서관, 평생교육원 등 예술・문화 여가 관련 종사자
-치매 환자(가족)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홍보, 개발, 및 보급
-치매 환자 맞춤 예술 및 문화 여가활동 개발 및 보급
-치매 환자만, 가족만, 환자와 가족 함께 또는 지역 주민 모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
-치매 환자가 이용하기 쉽고 안전한 디자인 조성1)
②기업 및 상점(businesses and shops) -기업과 상점 경영자
-치매 환자와 가족에 대한 차별은 법으로 금지
-종사자 대상 교육과 훈련 제공(치매 지식, 치매 환자 대하는 법 등) -치매 환자가 이용하기 쉽고 안전한 디자인1)
③아동・청(소)년 및 학생(children, young people and students) -아동 및 청(소)년이 치매 환자와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 참여 -초・중・고교와 대학교 교과 과정 중 치매 관련 내용 포함
-치매 예방, 돌봄 등에 대한 지식 제공, 치매 환자와의 만남 및 활동 기회 제공
-아동 및 청(소)년이 치매 환자와 함께 대화와 활동을 할 수 있는 편안하고 조용한 장소
④지역, 비영리, 종교기관(community, voluntary, faith groups and organizatons) -지역, 비영리, 종교기관의 종사자 및 자원봉사자 -치매 환자가 한 인격체로 존중받고 적극적으로 다양한 조직 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 제공
-치매 환자 방문 서비스, 이동지원, 자조모임, 기억카페 등
-치매 환자가 이용하기 쉽고 안전한 디자인1)
⑤응급서비스(emergency service) -응급서비스 종사자(경찰, 소방관, 의료서비스 종사자) 등 -치매 환자와 의사소통하는 방법, 안전 위험 요소(화재, 범죄 등) 감지 및 적절한 대처 -치매 환자 정기적 방문 점검 -치매 환자가 이용하기 쉽고 안전한 디자인1)
⑥의료적・사회적 돌봄(health and social care) -모든 의료 및 사회서비스 종사자에게 치매 환자 관련 기초 훈련 제공(치매 환자 가족에 대한 지원 포함)
-치매 담당 종사자의 경우 심화 훈련 추가
-검진 및 사후 서비스 연결, 생애말기돌봄, 통합적 서비스 제공 -치매 환자가 이용하기 쉽고 안전한 디자인1)
-병원, 요양원 등의 의료, 돌봄시설의 경우 더욱 정교한 치매 친화 디자인 가이드라인 제공
⑦주거 환경(housing) -주거 관련 공무원, 건설 및 디자인 분야 종사자 -치매 환자가 이용하기 쉽고 안전한 디자인1)
-원격진료 등 기술 보급
-외부 공간 접근 용이
-치매 환자의 일시적 부재 시(입원 등) 유지・보수 작업
-안전 및 의료 관련 기술(원격진료, 위치추적장치 등)
-화재경보 알람 등 안전장치 작동 확인
-입출입 및 실내 이동 용이
⑧대중교통(transportation) -대중교통 고객 서비스 담당자 치매 관련 훈련 수료 -치매 환자는 대중교통 이용 시 장애인확인증(assistance card), 비상연락처 소지 독려 -전철, 버스, 공항 등에 대한 접근성, 실내 디자인 등은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음 -주요 정보(정착역 등) 시청각적 안내 제공
-충분한 좌석 공간 제공
-보기 쉽고 눈에 띄는 안내 표시, 지도 설치
-대중교통 부재・부족 시 대체 이동수단 제공(자원봉사 운전자, 치매 친화 택시 서비스 등)

주: 1) 각 분야 활동 장소의 친화적 디자인을 위한 조건으로는 건물 입출입, 건물 내 이용의 편리성, 넓은 복도, 평평한 바닥 표면, 명확한 건물 내 방향 지시 표시, 적절한 조명과 음향, 날씨와 상관없이 쉴 수 있는 좌석 공간,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의 화장실, 식당, 회사, 및 공공시설 등을 포함함

자료: Alzheimer’s Society & British Standards Institution[BSI]. (2015). Code of practice for the recognition of dementia-friendly communities in England (PAS1365:2015). British Standards Institution. 내용 재구성.

5. 나가며

영국은 2012년 전 세계에서 선도적으로 치매 친화 지역사회(dementia-friendly community)에 대한 정책적 관심을 나타내고 추진 계획을 발표하였다. 국내에서도 2016년 발표된 ‘제3차 치매관리종합계획’에서 처음으로 지역사회 중심의 치매 예방 및 관리를 위한 치매 친화 환경 조성을 위해 치매안심마을 지정, 치매극복선도학교 지정, 치매파트너즈 양성 등의 사업을 제시하였다. 가장 최근 수립된 ‘제4차 치매관리종합계획’(2020년)에서는 치매 친화 환경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더욱 확대되어, ‘치매 환자도 함께 살기 좋은 환경 조성’을 통해 치매 환자의 지역 거주 지원을 주요 과제로 수행하고자 하였다. 현재 운영 중인 ‘치매안심마을’은 치매 친화 지역사회 구축을 위한 대표적인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치매안심마을은 “치매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바탕으로 치매 환자와 가족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지역사회 내에서 살아갈 수 있으며, 일반 국민도 치매에 대한 두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지역사회”로 정의된다(보건복지부, 2022). 2019년에 시작된 치매안심마을은 2021년 기준 전국에 505개 마을이 지정되는 등 양적으로 급격히 확대되었으나, 2021년까지 치매안심마을 구성, 운영, 인증 및 평가 절차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은 마련되지 않아, 각 광역치매센터 및 시・군・구의 치매안심센터에서 자체적인 기준과 지침을 마련해 자율적으로 운영하였다(김세진 외, 2021). 하지만 치매안심마을 범위・운영 방식 등의 지역 간 불균형,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지침 부족, 사업 내용 고도화 필요성 등이 제시되면서, 2022년 치매정책 사업 안내에서는 치매안심마을 지정(선정)→사전 지역 조사→운영위원회 구성→치매안심마을 운영→평가 및 인증의 각 단계에 대해 비교적 상세한 지침이 마련되었다(보건복지부, 2022).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치매 친화 지역사회 제도는 국내 치매안심마을 사업에 몇 가지 시사점을 제시한다. 먼저, 치매 친화 지역 인증 전 단계에 걸쳐 치매 환자와 가족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기전이 마련되어야 한다. 영국의 경우 처음 치매 친화 지역의 운영위원회가 구성될 때부터 지역 단위 치매협의체에서 주도하여 치매 환자나 가족의 적극적인 참여가 상당 부분 이미 이루어졌고, 인증 프로그램 지침상으로도 치매 환자의 참여는 여러 분야에서 매우 강조되고 있다. 국내의 치매안심마을은 각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치매안심센터에서 특정 지역을 선정하고 운영위원회를 센터 주도 아래에 구성하게 되므로, 치매 환자나 가족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기전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운영위원회 위원 중 최소 1명의 치매 환자나 가족을 의무적으로 포함하거나, 모니터링・평가 단계에서 치매 환자(가족)의 경험이 반영될 수 있는 평가 방법(영국의 초점그룹인터뷰, 치매 환자 지역 체험 평가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영국의 경우 아동, 청(소)년, 학생 등 젊은층에 대한 치매 인식 개선과 치매 환자와의 교류를 치매 친화 지역사회의 주요 활동 분야 중 하나로 보고 있으나(예를 들어, 치매친화세대공감학교(Dementia Friendly Intergenerational Schools)프로그램), 국내 치매안심마을 사업에서는 학교나 아동・청소년의 참여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치매 환자를 포함한 노년층과 젊은층의 세대 공감과 교류, 젊은층의 치매에 대한 이해와 인식 제고를 위해 학교와 교사, 학생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방안을 더욱 구체적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Notes

1)

이 글은 김세진 외. (2021). 치매친화적 지역사회 구축방안 연구(세종: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영국 치매 친화 지역사회’(pp. 123-126) 내용을 수정・보완한 것이다.

2)

단, 2020년 이후 새로운 국가치매관리계획이 발표되거나 2015년 계획에 대한 정부 차원의 평가 보고서(목표 달성률)가 발표되지는 않았다.

3)

치매홍보대사 또는 자원봉사자 프로그램(Dementia Friends)은 참가자에게 치매에 대한 지식, 태도 등에 대한 훈련과 교육을 제공하여 사회 전반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참가자들이 이러한 인식 개선의 촉매제로 활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전 세계 56개국(한국 포함)에서 67개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4)

일반적인 카페이나 치매 환자들이 교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카페이다. 전시장, 치매교류센터, 치매 관련 워크숍 등이 개최되는 장소로도 쓰인다. 지역 단체, 종교기관 등에서 주로 운영하고 있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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