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플랫폼 노동자 보호를 위한 정책 과제

Policy Challenges for Protection of Platform Workers in China

최근 중국에서는 온라인 플랫폼과 같은 디지털 경제가 발전하면서 노동시장이 커지고 다량의 일자리가 제공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비표준적 노동자는 현재 약 2억 명 규모로 추정된다. 이 중에서 음식앱 배달노동자, 택배노동자, 택시운전사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인터넷 소비 증가와 함께 플랫폼 노동시장이 나날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 함께 플랫폼 노동자들의 낮은 임금, 열악한 노동 조건과 환경, 노동권 문제에 대해 사회적으로 많은 논의가 있다. 이 글에서는 중국 플랫폼 노동시장의 노동 현실과 중국 사회보장체계의 딜레마를 살펴보고, 최근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자 한다.

1. 중국 플랫폼 노동시장의 현실

플랫폼 노동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른 새로운 유형의 노동관계이다. 전통 산업사회의 노동과 많은 차이점과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 중국 플랫폼 노동시장의 핵심적인 현실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플랫폼 노동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고, 젊은 노동자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21년 중국 유연 근무 노동시장 발전 연구 보고(中国灵活用工市场发展研究报告)’(艾瑞咨, 2021)에 따르면 2021년 중국의 임시직과 비정규직 등을 포함한 비표준적 노동자는 약 2억 명에 달한다. 그중에서 약 8400만 명 정도는 플랫폼에 기반하여 생계를 유지하는 플랫폼 노동자이다. 대부분의 플랫폼 노동자는 스마트폰 음식업 배달원, 택배원, 인터넷 택시 운전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전체 플랫폼 노동자 중 20대, 30대 노동자는 약 50%를 차지한다. 진입 장벽이 낮고, 노동시간의 유연성, 상대적으로 높은 수입 등으로 인해 젊은 노동자가 많이 유입되었다고 보고된다.

둘째, 플랫폼 노동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장시간 노동에 있다. 근로시간에 대한 선택권은 플랫폼 노동자에게 있지만, 근로시간은 소득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노동자는 높은 소득을 얻기 위해서 장시간 노동을 선택한다. 베이징시 플랫폼 노동자 관련 통계를 보면 약 86.81%의 노동자는 매주 6일 이상 근무하고, 42.19%는 매일 8시간 이상 근무한다. 택배노동자는 매일 8~15시간, 평균 13시간 정도 일한다. 배달노동자는 매일 8~12시간, 평균 10시간 정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노동에 따라 플랫폼 노동자의 평균소득은 약 4000~6000위안(약 72만~108만 원) 정도이다. 노동 강도에 따라 소득 격차가 심하지만, 대체로 65.55%의 노동자가 플랫폼 노동을 하면서 소득이 증가하였다(张成刚, 2018).

셋째, 소득이 불안정하고 위험성이 크다. 플랫폼 노동은 전통적인 통제와 관리 방식 및 노동 과정과 달리 알고리즘을 통해 노동자에게 구체적인 업무를 지시하고 노동 과정을 철저히 통제한다. 노동의 대가는 건당 수수료 형태로 지급받기 때문에 쉬면 소득을 상실해 노동자들은 질병과 피로를 감수하면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플랫폼 노동자의 일거리가 프로젝트 단위로 부여되기 때문에 고용과 소득의 불안정 문제가 존재한다. 게다가 플랫폼 업체들은 노동자 간 경쟁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등급제나 인센티브를 통한 일터의 위계화, 게임화 작동 메커니즘도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플랫폼 노동자는 더 많은 소득을 얻기 위해 시간을 다투어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고, 교통사고 발생 확률이 다른 노동자보다 높다. 실제 조사 결과를 보면 운전기사의 54.05%가 교통사고에 대한 걱정이 많다. 음식앱 배달노동자는 소득불안정(62.5%)과 안전사고(52.68%)가 가장 걱정된다고 밝혔다. 플랫폼 노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전통적 노동 과정보다 더 심각한 수준의 시간 압박과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王春蕊, 2021).

2. 현행 사회안전망의 딜레마

사회보험은 중국의 사회보장 체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제도다. 그러나 대부분의 플랫폼 노동자는 사회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다. 현재 ‘직장·지역’으로 이원화된 중국의 사회보험체계에서 노동법의 보호를 받는 근로자는 사회보험에 가입하여 연금, 의료, 산재, 실업 및 출산보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러한 사회보험체계는 플랫폼 경제 시대에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가. 고용관계의 모호성

중국의 플랫폼 노동에는 세 가지 고용 형태가 있는데, 첫째는 플랫폼 전속 고용 형태이다. 플랫폼 기업의 핵심적인 관리자 및 기술직이 여기에 해당한다. 두 번째는 외주 고용 형태이다. 대부분의 플랫폼 기업은 인력 문제를 저렴하고 편리하게 해결하기 위해 외주업체에 인력 모집, 파견 등의 업무를 맡긴다. 이 경우 플랫폼 기업과 노동자 사이에는 고용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 세 번째는 크라우드소싱(Crowd Sourcing) 고용 형태이다. 노동자가 스스로 플랫폼에 가입하고 노동시간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방식인데, 노동자라기보다 회원이나 개인 사업자에 가까운 형태이다. 실제 중국의 플랫폼 노동시장에서는 외주 또한 크라우드소싱 고용 형태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비표준적 고용관계에서는 고용주가 불명확하기 때문에 실제 플랫폼 기업과 노동자 사이에서 직접적인 고용계약을 맺는 경우가 드물어 고용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고용주의 책임을 회피하면서 노동의 위험성은 플랫폼 노동자에게 전가된다. 또한 법적인 고용관계가 형성되지 않아서 근로시간 및 최저임금 등 기본적인 노동자 보호와 혜택을 적용받을 수 없다.

나. 현행 사회보험체계의 한계

중국의 사회보험제도는 고용관계를 전제로 보장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노동자성을 인정받기 어려운 플랫폼 노동자는 납부 예외자 신분이 되어 직장사회보험의 혜택을 누릴 수 없다. <표 1>에 나타나듯이 플랫폼 노동자는 고용관계가 형성되지 않아 직장사회보험에서 배제되지만, 유연 고용(flexible employment) 노동자1) 혹은 지역가입자로 의료보험과 연금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그러나 산재보험, 실업보험과 출산보험의 보험 대상자에서는 제외된다. 중국의 사회보험 특성상 직장사회보험과 지역사회보험의 혜택 차이가 크기 때문에 수혜 금액이 상대적으로 낮고 제한적이다. 경제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노동자처럼 직장사회보험의 혜택을 누릴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소득이 불안정하고, 소득 수준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사회보험 기여 회피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상하이시의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연제 노동자들이 사회보험에 가입한 비율은 50%에 미달하고, 그중에서 음식앱 배달노동자와 가사도우미의 사회보험 가입 비율은 20%도 채 되지 않았다(新浪网, 2021).

새창으로 보기
표 1.
중국 플랫폼 노동자의 사회보험 가입 가능 여부
보험 구분 근무지와 호적지 분리 근무지와 호적지 일치
연금보험 직장연금보험 가입 불가 유연 고용 노동자로 가입, 보험료 부담 큼
지역연금보험 근무 지역에서 가입 불가하지만, 호적지에서 가입 가능 가입 가능하고 실제 연금 수혜 금액이 적음
의료보험 직장의료보험 가입 불가 유연 고용 노동자로 가입, 보험료 부담 큼
지역의료보험 근무 지역에서 가입 불가하지만, 호적지에서 가입 가능 가입 가능하고 실제 연금 수혜 금액이 적음
산재보험 가입 불가
실업보험 가입 불가
출산보험 가입 불가

사회보험에서 배제되고 사고 위험은 높다는 것에 대비하기 위해 대형 플랫폼 기업은 사보험에 강제 가입시키는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메이투안(美团) 배달앱은 플랫폼 노동자 수입 중 3위안(약 540원)을 매일 자동 차감해 산재보험료로 납부한다. 여기에는 60만 위안(약 1억 원)의 사망보상금, 5만 위안(약 90만 원)의 의료비 보장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 사고가 발생한 후 보험 급여 수준이 낮거나, 고용관계가 성립하지 않은 점으로 말미암아 사고 발생 시 책임 관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플랫폼 노동자 개인의 책임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다(燃财经, 2021).

3. 플랫폼 노동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대응책

인력자원 및 사회보장 등과 관련한 8개 부서는 공동으로 ‘‘신업태 노동자 권익 보장 의견(关于维护新就业形态劳动者劳动保障权益的指导意见)’(이하 의견)을 공포하였다. 이에 따라 새로운 노동 형태에 대한 노동 권익보호 시스템 구축, 플랫폼 노동자를 포괄할 수 있는 사회보험체계의 수립, 플랫폼 노동에 대한 노동 과정 감독과 분쟁 조정 및 중재 정책의 개선 등 사회보호 정책 마련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이 의견에 유연 고용의 노동권과 사회보장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 제안이 포함되어 있다.

가. 플랫폼 노동자의 이해 대변

의견은 정부가 적극적 개입과 감독을 통해 플랫폼 노동자의 기본 권익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업은 적극적으로 플랫폼 노동자와 노동계약 혹은 노동협약을 체결해야 하고, 노동자가 노동조합을 조직해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플랫폼 노동자의 취업 방식에 따라 노동관계 성립이 부적합한 경우에는 서면으로 노동계약을 맺고, 기업과 플랫폼 노동자 각자의 의무와 권리를 명시할 필요가 있다. 이 의견은 또한 단체협상 권리 보장을 강조한다. 근로시간, 보수 구성 및 지급, 처벌, 휴식 및 휴가 등에 대한 플랫폼 규칙은 노조나 노동자 대표와의 토론과 협상을 통해 정해야 하며, 관련 규칙 및 정보의 투명한 공개를 보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노사 간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는 협력적인 대화 기구나 분쟁 조정 장치 등 적법한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현지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보장하고, 법정 휴일에 합리적인 근로 보수를 지급하는 공정한 임금제도를 강조한다. 이는 기업에서 제공하는 최소한의 안전망 역할을 강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나. 사회보장체계 정비

의견은 플랫폼 노동자가 유연 고용(flexible employment) 신분으로 사회보험에 가입하도록 호적 등의 장벽을 해소하라고 권장한다. 산둥웨이방(山东潍坊)은 사회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노동보장사무대리센터, 인재교류센터 등의 기관에서 노동관계를 대리하는 각종 유연 근무 노동자를 산재보험에 가입하도록 제도적 지원을 하고 있다. 일부 지역은 표준 고용관계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 새로운 사회보험 유형을 개발하고 있다. 난퉁(南通), 우장(吴江) 지역에서는 개별 직업상해보험 설립을 모색하고자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장(吴江)의 경우 가입자가 매년 3월 중 직업상해보험료 180위안(약 3만 3000원)을 일시 납입하도록 하였다. 보험사는 공개 입찰을 통해 결정한다. 기간은 매년 4월 1일부터 이듬해 3월 31일까지다. 시행 기간 중 탄력적 취업 근로자로서 연금과 의료보험에 가입한 노동자는 1인당 연간 60위안(약 1만 1000원)을 부담하고, 지방정부는 1인당 연간 120위안(약 2만 2000원)을 지원한다(苏州市司法局, 2018).

다. 노동자 지원 시설 및 서비스 강화

의견은 모든 플랫폼 노동자를 노동 보장 기본 공공서비스 대상자로 포함하고, 노동자의 노동 보장 공공서비스 향상을 위해 취업 지원 서비스 및 직업훈련 강화 등의 조치를 지시했다. 플랫폼 노동자의 권리 보장 및 노동 조건 개선을 위한 지방정부의 지원 강화도 요구된다. 서비스센터 구축을 가속화하여 플랫폼 노동자가 집중적으로 활동하는 지역에 임시 쉼터나 주차·충전·식수·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각종 조정 조직, 법률 원조 기구 및 기타 전문화된 사회 조직을 만들어 플랫폼 노동자를 위해 더욱 편리하고 효율적인 분쟁 조정, 법률 자문 및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은 매일같이 증가하는 플랫폼 노동자의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플랫폼 노동자를 노동법상 보호의 대상으로 포함하지 않고, 사회보험의 근본적인 노동관계와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며, 플랫폼 노동자 보호에 대한 본질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플랫폼 노동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종사상 지위를 판단하는 기준을 개선하는 정책적 시도와 함께 플랫폼 노동자의 권리와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법제화하고, 디지털 경제 시대에 맞게 사회보험체계를 재편하는 등 여러 가지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

Notes

1)

유연 고용 노동자에는 주로 자영업자와 프리랜서, 연예인 등이 포함된다. 직장 노동자와 같이 ‘노동자’ 신분으로 직장연금보험과 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있지만, 고용주가 부담하는 부분은 유연 고용 노동자 본인이 내야 된다. 보험료 납부 금액에 따라 보험 수혜도 달라지지만, 전체적인 보험 수혜는 지역사회보험보다 큰 편이다. 일부 지방정부는 유연 고용 노동자에게 보험료 급여 등 여러 지원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References

1 

张成刚. (2018). 共享经济平台劳动者就业及劳动关系现状—— 基于北京市多平台的调查研究. 中国劳动关系学院学报, 32(03), 61-70.

2 

王春蕊. (2021). 平台灵活就业劳动者社会保障调查[J]. 法治与社会, 2021(05), 48-51.

3 

燃财经. (2021). 尝试破局, 美团拟试点 “骑手职业伤害保障”. https://www.sohu.com/na/487235829_100165449에서 2021. 9. 1. 인출.

4 

新浪网. (2021). 28部门发文! 推进平台从业人员职业伤害保障试点. http://k.sina.com.cn/article_5328858693_13d9fee45020015azt.html에서 2021. 9. 1. 인출.

5 

艾瑞咨. (2021). 2021年中国灵活用工市场发展研究报告, pp. 61. 上海艾瑞市场咨询有限公司.

6 

苏州市司法局. (2018). 区政府关于印发吴江区灵活就业人员职业伤害保险办法(试行)的通知. http://sfj.suzhou.gov.cn/sfj/basc/201803/458e548ee52c479ab7091c7b3ab83e40.shtml에서 2021. 9. 1. 인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