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 속 청년 문제와 프랑스의 정책적 대응

The Impact of Covid-19 on Young Adults and Policy Responses of the French Government

1. 들어가며

프랑스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사회 전역에 확산된 이후 2020년부터 지금까지 세 번의 이동 제한을 거쳤다. 이러한 상황에서 프랑스 사회에서는 청년들이 겪는 불안정한 상황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청년층은 사회 초년생으로 첫 구직 활동을 시작하거나 가족과 떨어져 살아가는 대학생 신분으로 경제 위기와 고립으로부터 매우 취약하다(OHCHR, 2020). 이 글에서는 청년들이 코로나19 시기에 겪은 어려움을 정신건강의 악화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이에 대한 프랑스의 정책적 대응에 대하여 논의한다.

2. 코로나19 위기 속 청년 문제와 정책적 대응

가. 정신건강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청년들의 정신건강 악화는 세계 많은 나라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이다. 이 현상은 프랑스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보건 분야 주관 정부 부처인 상테퓌블리크프랑스(Santé Publique France)가 전 연령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0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 18~24세 청년들에게서 불안과 우울이 가장 흔하게 나타났다. 2021년 2월에는 39%의 청년들이 불안 증상을, 32%의 청년들이 우울 증상을 보였다(OECD, 2021). 이는 [그림 1]에서 보는 것과 같이 전체 성인 인구 기준 불안 및 우울 비율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또한 설문조사 기관 입소스(Ipsos)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18~24세 청년들 중 30%는 자살이나 자해와 관련한 생각을 품은 적이 있다. 3명 중 2명꼴로 코로나19가 본인의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러한 정신건강의 악화는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에 속하는 22~24세 청년일수록 더욱 흔하게 나타났다(Mari, 2021).

특히 이동 제한으로 인한 고립 문제와 학습 환경의 변화는 대학생들의 정신건강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상황에서 프랑스 정부는 2021년 2월 1일부터 대학생들에게 무료로 정신과 상담을 지원했다. 심리적 불안정을 경험하는 학생들은 학생 정신건강(Santé Psy Etudiant) 서비스에 등록된 정신과 전문의로부터 상담받을 수 있으며, 웹사이트(https://santepsy.etudiant.gouv.fr/)를 통해 정신과 전문의의 프로필과 사용 가능한 언어를 확인할 수 있다. 진료 비용은 모두 정부에서 부담하며 기본적으로 3회의 심리상담이 제공되나, 정신과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3회 더 늘릴 수 있다. 무료 정신과 상담 서비스를 통해 현재까지 약 2만 9700건이 넘는 상담이 진행되었다. 학생 약 8800명이 도움을 받았다(Santé Psy Etudiant, 2021).

나. 경제적 어려움

장기간의 코로나19와 세 차례의 이동 제한으로 인한 고용 시장 악화는 특히 청년층에 큰 타격을 주었다(Grob, 2020). 실제로 2020년 15~24세의 고용률은 2019년 대비 1.2%포인트 하락한 반면에 25~49세의 고용률은 0.4%포인트만 하락하였다. 26세 미만 청년들 중 무기계약근로자(CDI: Contrat à Durée Indéterminée)나 유기계약근로자(CDD: Contrat à Durée Déterminée) 형태로 3개월 이상 고용된 비율도 2019년 대비 14.2%포인트 줄어들었다(DARES, 2021).

노동시장에 진출한 청년뿐만 아니라 대학생들의 경제 상황도 악화되었다. 학생생활관측소(OVE: Observatoire National de la Vie Etudiante)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동 제한 기간 동안 학생 3분의 1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이들 중 50%는 경제적 어려움이 평상시보다 더욱 심각해졌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대학생의 빈곤화는 식품 불안정 문제로 이어졌다. 이동 제한 기간 동안 25% 이상의 학생이 경제적 이유로 인해 하루에 한 끼 이상 정기적으로 식사를 거른다고 응답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전체 학생의 6%만이 겪던 문제였음을 고려했을 때 매우 높은 수치이다(OVE, 2020). 식품 불안정 문제는 비영리단체에서 운영하는 푸드뱅크의 청년 이용자 수 증가를 통해서도 두드러진다. 프랑스 전역에 1900개 이상의 푸드뱅크를 운영하는 레스토 뒤 쾨르(Restos du Cœur)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푸드뱅크 이용자 중 40% 이상이 25세 미만의 청년이다(Alderman, 2021).

1) 청년고용정책

프랑스 정부는 2020년 7월 23일 ‘청년 한 명당 하나의 솔루션’(Plan 1 jeune, 1 solution)이라는 이름의 청년고용정책(이하 청년플랜)을 발표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위기에 직면한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을 활성화하기 위한 계획으로,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이 주를 이룬다. 구체적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청년을 고용하는 사업주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졌다. 2020년 8월 1일부터 2021년 3월 31일까지 26세 미만의 청년을 3개월 이상 유기계약근로자(CDD: Contrat à Durée Déterminée) 혹은 무기계약근로자(CDI: Contrat à Durée Indéterminée)로 고용한 사업장을 대상으로 4000유로의 사회보험료 감면 혜택을 주었다. 또한 18세 미만의 실습생1)을 고용하는 사업장에는 5000유로의 보조금이, 18세 이상의 실습생을 고용하는 경우에는 8000유로의 보조금이 지급됐다.

둘째, 정부는 기존 14만 개의 일자리에 더하여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시민 서비스 일자리를 10만 개 이상 만들었다(Achard, 2020). 시민 서비스 활동은 비영리단체, 지역단체, 행정 및 노인 요양 시설에서 이루어진다. 6개월에서 최대 12개월까지 활동이 가능하다. 16세 이상 25세 이하의 청년은 학위 소지 여부와 관련 없이 지원할 수 있다. 장애인의 경우 30세까지 최대 580유로의 활동 급여를 받는다.

셋째, 청년보장제(Garantie jeunes)를 통해 취약계층 청년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다. 청년보장제는 16~25세의 학업이나 직업훈련, 임금노동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청년 니트(NEET)를 타깃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노동시장에서 가장 취약한 청년들의 노동시장 재진입을 목표로 한다(Bissuel, 2021). 프로그램 참가자는 지역 기관에서 제공하는 맞춤형 취업 지원 활동 및 교육에 참가하는 것을 조건으로 497유로의 할당금을 받는다. 정부는 2020년 10만 명을 대상으로 했던 청년보장제를 2021년 20만 명으로 규모를 확대했다.

이 밖에도 청년플랜은 멘토링 프로그램이나, 체육계로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을 위한 프로그램(Le dispositif SESAME) 등 서로 다른 요구를 가진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을 도와주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포함한다. 정책 시행 후 약 1년이 지난 7월 8일 프랑스의 노동부 장관 엘리자베트 보른(Elisabeth Borne)은 청년 200만 명이 청년플랜으로부터 혜택을 보았다고 발표하며 정책의 실효성을 강조하였다. 청년 고용에 대해 사업주에게 4000유로의 사회보험료 감면 혜택을 주는 방안은 2020년 7월 시행 이후 52만 건의 CDI 혹은 CDD 계약을 성사시켜 큰 효과를 이끌어 냈다(Quentin, 2021). 그러나 청년플랜이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은 용이하게 하지만, 코로나19로 열악해진 일자리의 질이나 노동 조건에 대한 문제는 해결해 주지 않는다는 한계도 지적된다(Ruello, 2021). 또한 단기 아르바이트를 통해 학비를 충당하는 청년 약 25만 명을 대상으로 한 경제적 지원이 부재하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제시된다. 이동 제한에 따른 상업시설의 폐쇄와 함께 이들의 경제적 불안정은 더욱 악화됐지만, 많은 학생들이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해 실업 급여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음에도 이들에 대한 지원은 부재하다는 것이다(Ducoudré, Heyer, & Madec, 2021).

2) 대학생을 위한 지원

대학생에 대한 지원도 두 가지로 제시할 수 있다. 첫째는 경제적 지원으로 코로나19 이후 가족 구성원의 소득이 줄어든 가구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가 장학금 재심사를 요구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정부는 지역 대학생활지원센터(CROUS: Centre Régional des Œuvres Universitaires Secolaires)를 통해 수입이 감소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최대 500유로의 긴급 특별 지원금 신청이 가능하도록 접수 과정을 간편화했다.

둘째는 1유로 식사 지원이다. 정부는 다수의 학생들이 겪고 있는 식품 불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2021년 1월 25일부터 CROUS에서 운영하는 대학 식당을 통해 점심과 저녁을 1유로에 먹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를 통해 1100만 건의 식사가 대학생들에게 제공되었다. 한편 9월 새 학기부터는 경제적 이유로 국가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1유로 식사 지원이 중단된다. 이러한 결정은 프랑스대학생연합(Union Nationale des Etudiants de France)을 비롯한 비영리단체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사라진 후 경제적 불안정을 겪는 다수의 대학생들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하여 비영리단체들은 대학생들의 식품 불안정 문제가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한다(Perru, 2021).

3. 나가며

이 글에서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프랑스 청년들이 겪고 있는 정신건강 문제와 심화된 경제적 불안정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또 이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대응 방안에 대하여 소개하였다. 청년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정부의 빠른 대응은 고립과 학습 환경의 변화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었다. 이는 약 3만 건의 상담 건수로도 확인된다.

한편 프랑스 정부는 정책 사각지대에 대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청년플랜의 실효성에 대한 만족을 드러냈다. 게다가 정부는 7월 12일 청년플랜 중 하나인 청년보장제(Garantie jeunes)를 100만 명이 지원받을 수 있는 규모의 보편적 청년보장제(Garantie Jeunes Universelle)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Martinage, 2021). 이는 사회연대소득(RSA)의 수급 가능 연령을 25세 미만 청년에게도 확대하자는 진보 단체의 주장 대신 선택한 방안이다. 프랑스의 청년노동시장 정책은 앞으로도 노동시장 진입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Notes

1)

실습생이 실습 계약(Contrat d’apprentissage)이나 전문화 계약(contrat de professionnalisation)을 통해 고용된 경우에만 보조금이 지급된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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