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반아시아 인종차별주의의 근원: 팬데믹과 ‘황화론’*

The Roots of Anti-Asian Racism in the U.S.: The Pandemic and ‘Yellow Peril’

초록

COVID-19로 인해 미국에서는 사람들이 인식하는 사회적 가치를 기반으로 특정 집단을 악마화하는 반아시아 인종주의가 문화와 정치적 삶에서 심화되고 있다. 본 내용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그리고 그 이후 포용에 대한 전략을 제시하고 황화(yellow peril)에 대한 개념 등 인종차별주의의 역사와 언어를 분석한다. 인종차별적 사고와 인종 담론은 권력 관계로서 자리를 잡게 되고 소수집단을 정치적 비주류로 만들며 정서적 고통과 신체적 피해를 유발한다.

1. 들어가며

2020년 초 전 세계에SARS-CoV-2(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COVID-19가 발생하면서 지난 몇 년간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미 문제가 된 미국에서의 반아시아 인종주의가 악화되고 있다. COVID-19로 인한 사망 확산을 늦추는 데 유용한 생활 습관인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배적인 인종 집단과 그렇지 않은 비주류 인종 집단 간의 오해를 심화시켰다. 2020년 4월 말까지 전 세계 인구의 54%(42억 명)가 완전 또는 부분 봉쇄(lockdown)의 대상이 되었다(WHO 2020). 집에 머물라는 명령은 온라인상에서 익명을 이용한 증오 표현을 가속화시켰다. 봉쇄는 시간을 느리게 가게 하고 바이러스의 확산을 늦추며 의도치 않게 소수집단의 권리를 축소함으로써 인권에 대한 시계를 과거로 돌려놓았다.

집에 머물기(stay-at-home) 명령에 따라 더 많은 사람이 사회화(socialization)를 하고 숨통을 틔우기(venting) 위해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개인과 연결돼 있으려고 소셜 미디어에 접속하는 시간을 가졌다. 2020년 5월 말까지 레딧(Reddit.com)에는 400개 이상의 COVID-19 관련 서브레딧(subreddit)이 있었으며, 그중 반아시아 그룹인 서브레딧 중국독감(/r/China-flu)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중국 바이러스(Chinese virus)’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반아시아 감정이 높아졌다. 이 그룹에는 72,000명의 유저가 있으며 공식적인 서브레딧 코로나바이러스(/r/Coronavirus) 그룹의 542,000명의 유저에 비해 극단적인 커뮤니티와 더 자주 겹친다. 해당 유저들은 COVID-19 대유행 기간 동안 레딧(Reddit), 트위터(Twitter), 4챈(4chan)에서 반아시아주의 중 특히 중국공포증(sinophobic) 행동을 보였다(Zhang, Keegan, Lv, & Tan, 2020).

소셜 미디어에서의 혐오 발언은 실제 생활에서도 폭력을 도모했다. 2020년 3월 20일부터 10월 28일까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서만 245건의 증오범죄가 미국 내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COVID-19 관련 증오사건의 주요 집계 기관인 아시아 태평양 계획 및 정책위원회(Asian Pacific Planning and Policy Council)에 보고되었다. 전체 보고된 245건 중 90%는 인종차별을 받았다고 생각하며, 중국계 미국인은 가장 높은 증오율(35%)을 경험했다고 보고했다. 전국적으로 4월 말까지 1,500건 이상의 인종차별(물리적 공격 125건) 사건이 아시아 태평양 계획 및 정책위원회에 보고되었다(Stop AAPI Hate, 2020). 당연하게도 사건의 58%가 아시아계 미국인 인구가 많은 지역인 뉴욕과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했다(Fang, 2020).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범죄통합보고서(Uniform Crime Report)에 따르면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범죄가 실제로 2014~2018년 30.8%가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 사건의 증가는 명백하다(University of Colorado Denver, 2020).

2. 코로나19와 미국에서의 인종차별

인종차별주의 뒤에는 오랜 역사가 자리 잡고 있다. 현재 나타나는 악한 감정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미국에서의 인종에 대한 역사를 살펴봐야 한다. 19세기 중국인 이민자들과 철도 노동자들이 처음 미국에 도착한 이래 반아시아 인종차별주의가 존재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형태를 띠게 되었으며 이후 상당수가 미국 내 동아시아 후손들에 대한 악마화로 나타났다. 과거부터 중국계 미국인들은 해충을 먹는다고 비난받았고 질병, 비위생적인 습관과 연관 지어졌다. COVID-19 팬데믹 동안 최신 과학 연구로 그 효과가 입증된 마스크 착용이 이번 팬데믹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2020년 봄 아이러니하게도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되도록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비난의 대상이 되었으며, 마스크 착용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질병의 근원으로 정형화 시키는 혐오표현이 확산되었다.

COVID-19 질병은 사람을 차별 하지 않지만 인종 차별은 사회 전체적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COVID-19 팬데믹 이후 열변이나 혹평을 내놓기보다는 반아시아 인종차별주의에 맞서 싸우기 위해 나는 인종차별주의 역사를 보다 자세히 살펴봄으로써 인지의 대역폭을 늘릴 것을 제안한다.

현대 미국 문화에서 인종은 여러 가지 그리고 상반되는 의미를 갖고 있다. 한편으로 인종은 일반적으로 피부색과 머리카락 유형의 유전적 특성을 가리킨다. 또 한편으로 인종은 먹는 방식, 말하는 방식, 자신에 대한 표현 방식 등 문화가 반영된 습관과 연관이 있다. 현재 미국의 문화적 담론에서 종종 인종은 백인이 아닌 사람들을 떠올리게 하고 백인은 마치 어느 인종도 아닌 것처럼 표시가 없는 상태로 남아 기준이 되는 카테고리로서 활용된다. 미국의 인종 담론이 갖는 두 번째 특징은 인종 기반의 사회적 집단을 계급보다는 타고난 또는 내적 자질에 맞춘다는 것이다. 셋째, 흑인과 백인에 대한 초점은 때로는 미국 내 다른 집단을 모호하게 만들어 히스패닉계, 라틴계, 멕시코계, 아메리카 원주민은 종종 ‘인종’보다는 민족이라는 기준에 해당된다.

3. 인종주의 담론: 황색의 위험(Yellow Danger)

인종 담론의 핵심에는 질병에 대한 비유가 있으며, 이는 COVID-19로 인한 현재의 인종차별과 이념적으로 연결되었다. 인종을 이해하려는 환유적 틀에서 ‘몸은 정치적 공동체에 대한 모델[로 간주]’이기 때문에 이러한 비유는 종종 전체 인종을 묘사한다(Rojas, 2013). 지금의 분위기에서 우리는 질병에 대한 언어가 인종차별주의와 긴밀하게 연관이 있음에 주목한다. 이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예를 들면 [그림 1]은 1886년 광고다. 이 만화는 엉클 샘이 선언문과 매직 와셔 (비누) 캔을 들고 중국인을 미국에서 쫓아내는 것을 보여준다. 아래 자막에는 “중국인은 떠나야 한다”고 적혀 있다. 이는 중국인이 바이러스와 세균의 근원이자 매개체라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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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매직 와셔, 일리노이 딕슨에서 지오 디 제작. 중국인은 떠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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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Chicago: Shober and Carqueville Lith Co., 1886. 의회도서관 출판사진부

1895년 첫 중일 전쟁(1894~1895년)에서 중국이 패한 후 독일의 카이저 빌헬름 2세와 중국 학자 얀 푸는 동아시아인, 특히 중국인을 묘사하기 위해 ‘황화’라는 문구와 ‘병자’(die gelbe Gefahr and bingfu)라는 비유를 사용했다. 이러한 컨셉트는 1898년 영국 소설가 쉬엘의 단편 소설 ‘황색 위험(Yellow Danger)’의 제목으로 사용되기도 했다(Rojas, 2013). 아픈 인종이라는 이러한 비유에 대한 반발로서 중국어로 된 익명의 시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몇 달 동안 인터넷에서 크게 확산되었다. ‘서양에게(To the West)’라는 제목의 이 시는 위협적인 병자의 이미지 뒤에 숨겨진 모순에 대해 남을 의식하듯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리를 아시아의 병자라고도 부르고 황화라고도 불렀다. 이제 우리를 다음 초강대국으로 생각하면서 위협이라고 부른다(When we were called the Sick Man of Aisa, we were also called they yellow peril. Now when we are billed as the next superpower, we are called a threat)1) 이러한 비유를 둘러싼 생명정치(biopolitics)와 식민 역사는 인종에 관한 아시아와 서양의 인식론이 현대사회에서도 계속 조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4. 황화론(Yellow Peril)과 옐로피버(Yellow Fever)

황화의 개념 뒤에는 오랜 법과 제도적 역사가 존재한다. 아시아 여성 이민자들에 대한 종종 모순적인 미국의 애증 관계는 1882년부터 1943년까지 시행한 중국인 배척법(Chinese Exclusion Act) 시대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데 당시는 백인이 미국에서 지배적인 인종 규범이었던 때다. 또한 이 시기는 프랭크 디코터가 말한 것처럼 미국의 “앵글로-색슨 기반이 다른 ‘동화 가능한’ 유럽 이민자 민족들과 합쳐진(Anglo-Saxon foundation coalesced with other ‘assimilable’ European immigrant ethnicities)” 시기이기도 하다(Dikötter, 2015). 중국 이민자들은 미국의 서비스에서 바람직한 타인이면서 성문화된 위협이었다. 예를 들어 인신매매 금지법의 모습으로 제정된 페이지법(Page Act, 1875)은 중국 여성 이민자들이 달리 입증하지 않는다면 이들을 성 노동자로 간주했다. 영국령 카리브해 인근의 인도 여성들에게도 비슷한 제약이 존재했다(Kempadoo, Sanghera & Pattanaik, 2015). 여기에는 ‘황화(yellow peril)’ 담론과 이들을 개화시키고 구제해야 한다는 제국주의의 사명감이 모두 함께 한다. 1922년 이전에 미국 여성 시민이 외국인 남성과 결혼하면 남편의 시민권을 갖게 되고 본인의 미국 시민권은 포기해야 했다. 1922년 케이블법(Cable Act)에 따라 ‘귀화할 자격을 갖춘 외국인’ 남성과 결혼하는 미국 여성에게 미국 시민권 유지가 허용되면서 상황이 일부 바뀌었다. 아시아인은 미국 시민권을 받을 수 없었고 미국 여성이 아시아 남성과 결혼할 경우 케이블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

황화라는 개념은 옐로 피버(yellow fever)2)로 알려진 성에 대한 고정 관념과 공통적인 부분이 있다. 미국에는 아시아 여성들만을 대상으로 데이트를 하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있는데 이 당혹스러운 현상은 아시아 여성을 둘러싼 근거 없는 인종주의적 믿음으로 일부 설명할 수 있다. 백인 민족주의자들이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게 부여하는 예외는 성별을 기준으로 나눈 단층선을 따라 정확하게 적용된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북미 사회에 잘 동화되는 근면한 모범적 소수민족으로 간주되고 있지만 백인 민족주의자들이 구체적으로 그리고 유일하게 인정하는 것은 아시아 여성들이다. 이러한 사례는 아시아계 미국인이 모범 소수자라는 담론이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불균형적으로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인종차별로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다.

같은 이름의 질병으로 말장난을 한 데이비드 헨리 황(David Henry Hwang)은 자신의 연극 ‘엠. 나비(M. Butterfly)(1988)’에서 옐로 피버를 이용해 서양 여성들보다 복종적이며 조심스럽고 여성스럽다고 여겨지는 동아시아 여성들에 대한 성적 패티시를 가진 백인 남성들을 묘사하고 있다. 지금의 미국 미디어와 데이트에 대한 대중 담론에서 옐로 피버라는 표현은 동아시아 여성만을 선호하는 백인 남성의 사회 현상을 파악하고 때로는 비판하는 데 사용된다. 이러한 오리엔탈리스트 경향은 데비 럼(Debbie Lum)의 2012년 다큐멘터리 영화 ‘아시안 여성을 찾아서(Seeking Asian Female)’에서도 볼 수 있는데 영화에서 감독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옐로 피버를 갖고 있는 백인 남성들을 인터뷰한다. 이러한 패티시는 아시아 여성들을 서로 바꿔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든다. 동아시아 여성은 체격과 매너가 이국적이라고 인식되기 때문에 에로틱하다고 간주된다. 인터뷰를 한 남성들은 동아시아 여성들의 얼굴 특징을 언급했다: “정말 눈길을 사로잡는 건 길고 검은 머리카락입니다.” 또한 이들은 자신들의 연애 상대에 대해 복종적 성격을 언급했다: 동아시아 여성들과의 데이트를 선호하는 이유로 “동아시아 여성들은 미묘하고 조용한 편입니다”라고 말한다. 인종과 성에 공통되는 담론은 아시아인의 정체성을 식민지 대상에서 소모할 수 있는 아시아 여성의 신체로 바꾸고 있다.

일반적으로 다른 집단과의 접촉이나 다른 집단으로부터의 위협이 없다면 자기 인식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황색 인종으로 태어나는가 아니면 아시아인이 되는 것인가?(Is one born “yellow,” or does one become Asian?) 전근대 중국에서는 수많은 민족과 문화적 기원이 중국인의 의식 속에 흑(black)이 되었다. 문화 간 접촉이 잦아지면서 흑의 개념은 확대되었던 것 같다. 수많은 사람에게 ‘흑’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처음에는 당나라 시대에 이웃 남아시아 국가인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흑으로 지정되었지만 7세기부터 17세기까지 중국인들과 아프리카(현대의 소말리아, 케냐, 탄자니아) 노예들의 접촉이 늘어나면서 중국인들의 의식에서 ‘흑’은 중국 현지인들과 다르게 인식되던 인도 아대륙의 벵골 사람 등 전 세계 다양한 지역의 사람들로 확대되었다(Wyatt, 2010).

마찬가지로 동아시아 사람들은 18세기 의사 요한 프리드리히 블루멘바흐(Johann Friedrich Blumenbach)의 분류 이후 ‘황(yellow)’이 되었다. 계몽주의 시대에 인간의 특징에 대한 유사 과학적 분류, 그리고 여기서 파생된 인종에 대한 인식론은 상호 검증을 하고 활력을 주는 시너지를 만들었다. 이후 이러한 조합에서 얻은 지식 체계는 정치적으로 이용된다. 마이클 키벅(Michael Keevak)이 말했듯이 “동아시아에는 무언가 위험하고 이국적이며 위협적인 것이 있으며 황은 전 세계 그 지역으로부터의 일련의 침략에 대한 문화적 기억과 [이 표현처럼] 공생적으로 연결되어 기억 강화에 도움이 되었다”(Keevak, 2011). 앤서니 아피아(Anthony Appiah)는 전 세계 현대사회 다수에서 ‘얼굴과 머리 색깔 등 몇 가지 눈에 띄는 특징’과 더불어 ‘생물학적 개념으로서’ 피부색은 짧은 시간에 인종을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고 주장했다(Appiah & Gutmann, 1998).

그러나 인종에 관해 언어적으로 구성한 인식론은 집단을 함께 묶는 연대, 권력의 메커니즘에서 개인이나 집단을 소외 또는 배제하는 인종차별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살펴본 것처럼 인종은 근본적으로 언어로 구성된다. 결국 인종이란 우리가 사용하려고 선택하는 단어가 전부다.

증오의 시대에 살고 있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두 공동체 간 인종차별의 이중성을 경험하고 있으며 두 보이스 등 다양한 비평가들이 이러한 부분을 분명하게 언급해 왔다. 1897년 두 보이스(Du Bois)는 미국에서의 흑인 경험을 “타인의 눈을 통해 항상 자신을 바라보고 즐거운 경멸과 연민으로 구경하는 자신의 영혼을 세상의 끈으로 측정하는 독특한 기분”이라고 묘사하면서 ‘이중 의식(double consciousness)’ 즉 이중 생활(double life)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흑인 공동체에서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지 고군분투를 언급하면서 미국 흑인의 역사를 “하나의 어두운 색 몸에 두 개의 영혼, 두 가지 생각, 두 개의 갈등하는 이상 …[누군가 시도하듯이] 흑인이면서 동시에 다른 흑인들로부터 비난받지 않는 미국인으로서의 자아 투쟁의 역사”로 비유한다(Du Bois, 1903)3). 미국에서 흑인 정체성에 대한 억압은 흑인들이 자신과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통일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Du Bois, 1977).

아시아계 미국인 공동체가 갖고 있는 이중 의식은 지배적 언어와 모국어를 바꿔 가며 사용하거나 선택하는 것으로 드러난다. 이민 사회, 망명 사회, 소수 공동체에 있는 사람들은 제국주의 전통과 저항의 전통 사이를 계속 오가기 때문에 언어는 이들을 통합하는 힘인 동시에 견디기 어려운 부담이다(Lippi-Green, 2012). 영화 ‘폴링 다운(Falling Down)(조엘 슈마허(Joel Schumacher) 감독, 1993)’에서처럼 아시아인 억양은 바꿔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표현되며 하나의 통합된 자아로 합쳐질 수 있다. 사무직 노동자인 윌리엄(William) ‘디펜스(D-Fens)’ 포스터는 한국인 상점 주인을 사정없이 몰아세운다.

디펜스:: 전화 사용료에 대해 75, 세븐티 ‘파이’ 센트를 돌려줬군. 파이? 단어에 ‘브’가 있어. 파이-브. 중국에서는 ‘브’가 없나?

상점주인:: 는 중국인이 아닙니다. 한국인입니다.

디펜스:: 뭐든 간에. 그게 무슨 차이지? 당신이 이곳에 와서 내 돈을 가져갔는데도 내 언어를 배우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군.

억양, 특히 공동체에서 지배적 언어를 왜곡하는 억양은 인종적 사고와 긴밀하게 연결되며 정체성은 무너질 수 있다. 이 장면에서 보듯이 두 개의 억양과 두 개의 문화 영역 사이에 있으면서 모국어가 아닌 언어를 사용하는 이주민에게 대체로 의사소통의 부담이 주어진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해고되었고 그의 가족은 해체되었다. 그의 삶에 관한 이야기는 사회 붕괴를 짤막하게 보여주고 있다. 부두에서의 마지막 총격전은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비뚤어진 환상을 보여주며 이는 ‘세일즈맨의 죽음(Death of a Salesman)’에서 윌리 로먼이 삶의 끝에서 보여준 일종의 죽음에 대한 동경과 일맥상통한다.

5. 나가며: 포용을 위한 전략

세계적 팬데믹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정확한 인지판단의 능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상에서 살펴본것처럼 인종차별주의는 감염병 상황을 극복하는데 필요한 인식의 폭을 좁힐 수 있다. 예를 들면, 집에 불이 났을때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인지의 폭이 좁아지면 사람들은 잘못된 방향으로 달리곤 한다. 스트레스가 높은 상황에서 사람들은 분석적 추론보다는 직관에 더욱 의존한다. 그러나 우리의 직관은 쟁점에 대한 깊이 있는 사고를 방해하는 암묵적 편견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나아가, 역사를 통해 인식의 폭을 넓히는 것 역외에도 정치적 연합 및 입법 등의 정책 개입을 통해 인종차별적 정서를 감소시킬 수 있다. ‘중국독감(Chinese flu)’과 같은 용어는 니그로(negro)와 같은 단어와 함께 불법화돼야 한다. 2020년 9월 미국 하원은 243-164 투표에서 ‘COVID-19와 관련한 모든 형태의 반아시아 정서’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팬데믹과 관련한 반아시아적 차별을 해결하기 위한 미국 하원의 첫 번째 조치다.

많은 정체성 표지(identity markers)와 같이 인종은 다름을 명확히 표현하는 사회적 약어다. 인종을 통한 사고는 우리가 당연한 것이라고 받아드린 것을 당연하지 않게 한다. 우리는 현대 인종 차별의 근원을 찾고 식민주의와 같은 더 지배적인 이데올로기에 의해 감추어 졌던 다른 관점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종차별에 대한 역사적 접근은 타인을 통하여 자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을 진전시키는 계기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Acknowledgement

영문으로 작성된 원고로 원문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영문홈페이지 참고(https://www.kihasa.re.kr/english/main.do)

1)

저자의 번역(http://blog.renren.com/share/247670697/4666114019, February 1, 2018 접속)

2)

‘옐로 피버’의 사전적 의미는 ‘황열병’이지만 아시아 여성의 성적 매력을 뜻하는 표현으로도 사용되기도 하며, 저자는 이 글에서 추자의 의미로 활용한다.

3)

1897년 Atlantic Monthly(잡지)에 실린 “흑인의 노력(Strivings of the Negro Poeple)”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용어 처음 사용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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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iah A., Gutmann A. (1998). Color conscious: The political morality of race. Princeton University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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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yatt D. J. (2010). The blacks of premodern China. University of Pennsylvania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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