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공립학교 교육 정책의 최근 동향

Current Status of Public School Policies in New York City

1. 들어가며

미국 뉴욕시는 2019년 6월 학생들의 전인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크게 네 가지를 골자로 하는 교육 정책을 다음과 같이 발표하였다. 첫째, 샌퍼드 하모니(Sanford Harmony) 프로그램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모든 뉴욕시 초등학교에 사회 감수성 학습(SEL: Social-Emotional Learning) 지원을 확대한다. 둘째, 모든 중·고등학교에 회복적 사법(RJ: Restorative Justice) 훈련을 제공한다. 셋째, 학교 사회복지사 85명을 추가 배치하여 필요한 학생들에게 조기 개입한다. 넷째, 경찰의 교내 개입을 제한하고, 심각하거나 폭력적인 사건이 발생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뉴욕시 대부분의 학교에서 정학 기간을 20일 미만으로 유지한다(NYC, 2019).

뉴욕시는 이번 개편을 통해 전반적인 학교 환경을 수용적이고 지지적인 방향으로 개선하고자 하였다. 이에 이 글에서는 뉴욕시의 새로운 교육 정책 내용과 이것이 한국 사회에 주는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2. 뉴욕시 공립학교 교육체계 내의 사회 감수성 학습

학업·사회·감수성 학습 협회(CASEL: The Collaborative for Academic, Social, and Emotional Learning)의 정의에 따르면, 사회 감수성 학습(SEL)은 학생들이 자기 인식 및 관리, 사회적 인식, 관계 구축 및 효과적인 의사 결정 기술을 계발하도록 돕는다(CASEL, 2018). 사회 감수성 학습은 의사소통과 공감, 문제 해결을 우선시함으로써 학생들의 학교 수업 참여와 적응 행동 및 학업 성과 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Corcoran, Cheung, Kim, & Xie, 2018; Sklad, Diekstra, Ritter, Ben, & Gravesteijn, 2012). 사회 감수성 학습은 대인 관계 수업과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감정과 사회적 기술을 잘 제어하도록 함으로써 교과목 학습에도 도움을 준다. 학생들은 감정 인식, 갈등 해결과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두어 학교 생활 전반에서 사회 감수성 학습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훈련받게 된다.

뉴욕시 교육부는 2019년 6월 이후로 Pre-K(유치원에 해당함)부터 12학년에 이르기까지 사회 감수성 학습 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뉴욕시의 기존 Pre-K 프로그램에는 이미 사회 감수성 학습의 요소가 담겨 있다. Pre-K 학생들은 자기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를 인지하고, 상대방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법과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운다. 이제 초등학교에서도 각 학년에 맞는 훈련과 교재들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게 되는데, 특히 뉴욕시 샌퍼드 하모니 초등학교 프로그램은 국립대학과의 협력 아래 증거 기반의 커리큘럼으로 관계 구축 수업 및 활동을 통해 더욱 강력한 교실 커뮤니티를 구축한다. 이 프로그램을 구현하기 위해 샌퍼드 하모니는 전국 트레이너 및 코치 네트워크를 활용하며, 뉴욕시 교육부 및 롱아일랜드대학교와 긴밀히 협력한다(NYC, 2019). 현재까지 샌퍼드 하모니는 580만 달러를 투자하여 8000명 이상의 뉴욕시 교사를 양성해 왔는데, 샌퍼드 하모니를 도입한 학군의 경우 학생들이 더 공감하고, 또래, 교사와의 관계가 향상되며, 학업 성취도도 높아졌다(Morrison, Reilly & Ross, 2019).

3. 뉴욕시 학교 내에서의 회복적 사법의 활용

회복적 사법(RJ)은 가해자가 자신의 행동이 상대방에게 끼친 피해를 깨닫고 자신의 행동이 피해자와 공동체에 끼친 영향에 책임을 지고 그 피해를 보상하며 다시 행위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회복적 사법은 피해자가 모든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며 목소리를 냄으로써 불안감이나 무력감을 줄일 수 있도록 한다(Van Ness & Strong, 2014). 뉴욕시의 50개 중학교는 2019년 6월부터 뉴욕시 교육부, 미국교사연맹(The American Federation of Teachers)과 협력하여 긍정적인 학습 협회(PLC: Positive Learning Collaborative)를 통해 학생들에게 회복적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적용하고 있다(NYC, 2019). PLC는 뉴욕시 내의 현장 경험이 풍부한 공립학교 교사, 심리학자, 사회복지사들이 이룬 다학제적 팀이다(United Federation of Teachers, 2019). 공립학교 내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학생을 보기 전에 한 아이를 먼저 봅시다(See the child first, student second)”라는 표어 아래 학교가 모든 아이들이 사회, 정서, 학업 능력을 계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PLC 역시 회복적 활동들을 기반으로 하는데, 구체적인 활동으로는 지역사회 서클, 치료적 위기 개입(TCIS: Therapeutic Crisis Intervention for Schools), 긍정적 행동 개입과 지원(PBIS: Positive Behavior Interventions and Supports)이 있다. PLC의 목표 중 하나는 교사에서 관리인, 교장에 이르기까지 PLC 학교 공동체의 모든 성인이 학생들과의 끈끈한 관계를 발전시켜 많은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도록 돕는 것이다(United Federation of Teachers, 2019).

4. 학교 사회복지사 확충

뉴욕시 내의 학교에 새롭게 사회복지사 85명이 추가 배치되었다. 학교 사회복지사들은 필요한 경우 위기 개입에서 장기 치료에 이르기까지 정서적 고통을 겪는 학생들을 직접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85명의 임상 사회복지사로 구성된 새로운 ‘쓰라이브 이니셔티브(Thrive Initiative)’는 위기에 처한 학생들이 발견되면 응급 의료진에게 연락했던 기존의 관행을 줄이고, 학생들을 더 효과적으로 지원하고자 한다(NYC, 2019).

5. 비행에 대한 처벌 방침 변경

교육부(DOE: Department of Education)는 뉴욕경찰국(NYPD: New York Police Department)과 교육부의 양해각서(MOU)를 개정해 발표했으며, 학교 밖 사건에 대한 학교 내 체포를 대폭 제한하도록 NYPD 순찰 안내서를 개정하였다. 또한 심각하거나 폭력적인 사건을 포함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경우 학생들이 정학 기간을 20일 미만으로 받도록 징계 규정을 개정하였다(NYC, 2019).

  • • NYPD-DOE MOU: 개정된 NYPD-DOE MOU에 따르면 3년간의 협력 과정에 따라 학교에서의 경찰 참여가 상당부분 제한된다. MOU는 학교 내 학생 비행 문제 해결에서 NYPD 및 DOE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학교가 학생들의 안전한 피난처임을 보장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 • NYPD 순찰 안내서: 순찰 안내서는 모든 NYPD 순찰 담당자에게 배포된다. 이 안내서에는 주요 개정 내용들이 명시되어 있다. 먼저 상대적으로 수준이 낮은 범죄에 대해 경찰의 교내 체포가 제한된다. 또한 교내 체포에서 중범죄, 성범죄, 즉시 탈출할 위험이 있거나 가해자가 집요하게 괴롭히는 경우 및 이와 유사한 상황으로 인해 기존에 NYPD에 허용되었던 권한(예: 총기 사용)들이 제한된다. 순찰 안내서에는 교장 또는 신뢰할 수 있는 교사나 교직원이 학부모나 보호자가 도착할 때까지 학생의 대변인으로 활동할 것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 • 징계 규정: DOE 규정에 제안된 변경 사항은 주정부에서 정한 정학 기간이 있는 총기 공격을 포함하여 심각하거나 폭력적인 사고가 발생하는 상황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경우 정학 기간을 20일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6. 나가며

뉴욕시의 최근 교육 정책 변화는 회복적인 접근과 사회 감수성 학습을 공교육 현장에서 전면적으로 표방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개정된 정책들은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돕고, 더욱 포용적이고 지지적인 학교를 만들어 학교 내의 불평등을 해소하고자 하며, 사회적으로 혜택을 받지 못한 젊은이들의 높은 수감률을 일컫는 “학교에서 감옥으로의 파이프라인(SPP: The school-to-prison pipeline)”을 끊고자 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뉴욕시 공립학교 내의 사회 감수성 학습과 회복적 사법을 바탕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연구에 기반한 접근과 외부 단체 및 조직, 교육부의 협력체계이다. 초등학교에서는 샌퍼드 하모니의 경험과 연구로 입증된 프로그램과 커리큘럼을 도입하였으며, 중학교에서는 다학제적 팀인 PLC와 협력하여 초기 사정을 통해 해당 학교의 필요와 강점을 파악하고 모든 구성원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특히 PLC는 일선 교사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학교의 리더인 교장을 시작으로 학교 공동체 내의 모든 교사와 직원이 해당 훈련을 받도록 되어 있다.

뉴욕시 공립학교 학생들에 대한 회복적 접근 강화, 위기 학생 지원을 위한 사회복지사 확충과 경찰의 교내 개입 제한은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학교폭력 문제 해결의 일환으로 학교전담경찰 인력을 늘린 정부의 조치에 대해 서울특별시교육청 학생생활교육과(2017)는 회복적 생활교육(Restorative Discipline)을 제시하며 교내 경찰력 증가가 학교폭력 해결의 궁극적인 답이 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또한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는 회복적 과정 도입과 상담사 또는 중재 조정 전문가 양성 및 배치가 더 큰 과제라고 제안했다. 이런 맥락에서 뉴욕시 교육 정책의 향후 실행 과정과 결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References

1 

서울특별시교육청 학생생활교육과. (2017). 서울통합형 회복적 생활교육 학교 시스템 구축 매뉴얼.

2 

CASEL. (2018). Core SEL Competencies, CASEL, Chicago, IL, Collaborative for Academic, Social, and Emotional Learning. Retrieved from https://casel.org/core-competencies/.

3 

Corcoran R. P., Cheung A. C., Kim E., Xie C. (2018). Effective universal school-based social and emotional learning programs for improving academic achievement: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50 years of research. Educational Research Review, 25, 56-72.

4 

Morrison J. R., Reilly J. M., Ross S. M. (2019). Getting along with others as an educational goal: An implementation study of Sanford Harmony. Journal of Research in Innovative Teaching & Learning, 12(1), 16-34.

6 

Sklad M., Diekstra R., Ritter M. D., Ben J., Gravesteijn C. (2012). Effectiveness of school-based universal social, emotional, and behavioral programs: do they enhance students’ development in the area of skill, behavior, and adjustment?. Psychology in the Schools, 49(9), 892-909.

8 

Van Ness D. W., Strong K. H. (2014). Restoring justice: An introduction to restorative justice. Routled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