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제130차 고용노동사회위원회(ELSAC): 노동환경 변화와 새로운 사회안전망

OECD ELSAC: Challenges for the Social Protection in the New World of Work

1. 제130차 고용노동사회위원회 어젠다

2017년 4월 10~11일 개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제130차 고용노동사회위원회(ELSAC: Employment, Labour and Social Affairs Committee)1)에서는 2018년 사회정책장관회의 준비와 새로운 고용전략, 자동화와 직무 능력 활용 및 직업훈련, 사회적 이동성, 양성평등 보고서, 불평등한 고령화 예방 액션플랜 등이 주요하게 논의되었다. 이 가운데 사회정책 분야와 더욱 긴밀하게 연관된 사회정책장관회의 준비 및 불평등한 고령화 예방과 같은 어젠다의 주요 내용을 정리하고, 전체 회의를 통해 주목할 만한 점을 논하고자 한다.

가. 사회정책장관회의 준비

약 7년 주기로 열리는 사회정책장관회의(Social Policy Ministrial)가 2018년 5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LSAC와 사회정책작업반(WPSP: Working Party on Social Policy)에서 사회정책장관회의 의장단 구성, 의제 설정 등이 이루어졌으며, 제130차 ELSAC에서 장관회의 개최 진행 상황과 안건, 일정 등을 정리한 보고서를 공유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였다. 앞으로 2017년, 2018년 ELSAC, WPSP 회의에서 장관회의와 하루 앞서 열리는 정책포럼의 어젠다, 정책 메시지, 관련 문서를 더욱 발전시킬 예정이다.

2018년 사회정책장관회의의 개최 배경은 디지털화, 세계화, 인구구조 변화라는 메가트렌드로 인해 노동시장에서 발생하는 변화에 대응해 새롭게 사회정책을 설계하고 실행할 필요가 생겼다는 점이다. 디지털화, 세계화,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등장한 ‘노동의 신세계(New World of Work)’에서는 전통적인 고용과 사회보장시스템 간의 관계가 깨어지고 자영자, ‘긱(gig)’ 근로자,2) 비공식 노동자, 임시직이 기존의 사회보장제도 외부에 놓여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따라서 새로운 형태의 모든 사회·경제적 위험을 재진단하고 각각의 위험과 위험 집단에 적합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2018년 사회정책장관회의에서는 이러한 공통의 문제에 직면한 OECD 각국의 경험을 통해 새로운 사회보장제도의 가능성과 우선순위, 포괄 대상과 개혁 과제 등을 논의하고자 한다. 일정은 1일차 정책포럼과 2일차 장관회의로 구성된다. 1일차 사회정책포럼의 주제는 “노동의 신세계에서의 사회보장(Social Protection in the New World of Work)”이고, 2일차 장관회의에서는 이틀간의 논의를 모아 최종 선언문(Final Statement)을 채택, 공개한다.3) 회원국은 이러한 개최 배경, 의제와 일정에 동의하고 이러한 위기를 새로운 사회정책 발전의 계기로 삼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나. 신고용전략

2016년 기술 진보, 고령화, 세계화 등으로 인한 노동환경의 변화를 반영해 새로운 고용전략을 검토, 업데이트하려는 계획이 제시되었으며, 이에 따라 제130차 ELSAC에서 신고용전략(New Job Strategy)의 새로운 핵심 메시지가 제시되었다. 신고용전략은 근로자의 삶의 질 증진과 포용적 경제성장을 위해 더 많고 좋은 일자리, 포용적 노동시장, 노동시장의 적응력·회복력 제고의 세 가지 차원에서 노동시장 성과 향상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노동시장 성과 평가 체계가 반영된 스코어보드를 활용하여 세 가지 차원에 대한 국가별 노동시장 성과를 분석한 결과가 제시되었다. 그리고 각 차원의 성과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과 제도의 역할도 검토했다. 일자리의 양과 질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수요 측면에서 근로자의 기술 개발과 공급 측면의 사회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며, 포용성 증진을 위해서는 직업교육과 적절한 임금 설정·세제를 통한 재분배,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 마련이, 마지막으로 적응력·회복력 강화를 위해서는 거시경제정책과 직업 효율, 실직자의 빠른 재취업 등이 요구되었다. ELSAC에서의 논의를 바탕으로 2018년 각료급 이사회에서 신고용전략이 공식 채택될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회원국의 의견을 수렴, 반영하여 공식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다. 불평등한 고령화 예방 액션플랜

불평등 해소는 중요한 국제적 정책 어젠다로서 소득불평등, 비정규직 증가, 청년 세대의 어려움, 높은 실업률이 불평등과 관련된 주요 이슈다. 이로 인한 결과의 불평등과 기회의 불평등은 급속한 고령화라는 인구구조 변화와 더불어 더욱 불평등한 사회로 이어질 위험이 크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정책적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응해 OECD는 ‘불평등한 고령화 예방(Preventing Ageing Unequally)’이라는 보고서를 낸 뒤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도출해 액션플랜에 담고, 제130차 ELSAC에서 이에 대한 회원국의 의견을 수렴하였다.

액션플랜은 불평등한 고령화 예방과 완화, 대처라는 포괄적인 정책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불평등이 누적되기 전 조치”로 생애 조기 개입(early-life intervention)에 정책적 우선순위를 두어 초기 아동기, 특히 취약계층 아동에 대한 양질의 보육서비스와 조기 아동교육을 강화하고, 학교에서 노동시장으로의 전환이 용이하도록 직업교육과 취약계층 청년층 대상 교육을 강화하며, 사회·경제적 지위가 건강 상태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정책적 개입과 보건지출을 확대할 것을 제시하였다. “현존하는 불평등 완화”를 위해서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동등한 접근성 보장과 실업자 소득보장 및 취업 지원 정책 강화, 고령 근로자를 위한 일자리 질 향상과 꾸준한 역량 강화 기회 제공을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노년 불평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연금제도 설계 시 사회경제적 차이로 인한 기대수명을 고려하여 재분배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자영자와 비정규직의 연금 보장성을 확대할 것을 실행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불평등한 고령화 예방에 대해서는 제129차 ELSAC에서도 논의되었고, 2018년 1월 25~26일 컨퍼런스에서도 다뤄질 예정이다. 2016년, 2017년 보건위원회(Health Committee)에서도 이에 대해 논의하였거나 논의할 예정이므로 보건복지 분야에서 장기적으로 그리고 포괄적으로 접근하여 해답을 얻고 실행해야 하는 과제라고 여겨진다.

2. 결론: 사회정책의 부상

제130차 ELSAC에서 제기되는 주요 안건은 모두 유사하게 디지털화 또는 기술 진보, 세계화, 인구구조 변화라는 공통의 사회·경제적 변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심화되는 불평등과 성별, 사회·경제적, 집단별 격차를 좁히고자 하는 논의가 ‘양성평등 권고의 이행 검토’와 ‘사회적 이동성’에 대한 보고서에 담겨 있다. 이 메가트렌드는 노동시장에서 청년과 여성, 노년층의 일자리 양과 질의 문제 그리고 전통적인 고용 계약 관계에 근거한 사회보장의 범위를 벗어나는 다양한 형태의 고용관계라는 문제를 양산했고, 이러한 “노동의 신세계”에서 생겨나는 문제들은 새로운 고용전략과 노동시장정책 및 사회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신고용전략은 일자리의 양적 확대뿐만 아니라 질적 확대를 성과로 포괄하고, 포용적 성장을 위한 사회안전망 강화를 핵심적인 내용으로 한다. 내년에 개최될 사회정책장관회의에서는 더욱 심층적인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정책포럼과 장관회의의 주요 의제가 보여 주는 것과 같이 새로운 사회정책의 필요성은 일자리, 노동시장의 문제와 동떨어질 수 없고, 메가트렌드가 불러오는 급속한 노동환경의 변화는 더욱 절박하게 이에 대응하는 사회안전망의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불평등한 고령화 예방 액션플랜은 현재의 불평등이 확대되고 누적되어 불평등한 고령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교육 및 노동시장정책, 복지정책을 종합적으로 요구한다. 모든 정책적 대응이 노동시장정책과 사회정책의 통합적 접근을 요구하며, 이러한 흐름은 결코 일시적이지 않다.

한국 사회도 동일한 과제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ELSAC에서 논의되는 노동환경을 이해하고 이에 대한 노동시장과 사회정책적 경험을 공유, 습득하여 우리에게 적합한 정책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내년에 열릴 사회정책장관회의는 이 모든 고민과 대안이 공유되고 논의되는 장이므로 한국도 노동환경의 변화를 이해하고 대응 방안을 선제적으로 고민하면서 다른 나라의 경험을 청취할 준비를 해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한 준비 말이다.

Notes

1)

고용노동사회위원회는 OECD 회원국의 연금·사회보험·생활보호·장애인복지 등 사회보장제도 전반에 대한 각국 비교 연구 및 정책 연구를 수행하고, 관련 데이터베이스(DB) 구축과 보고서 발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며, 보건위원회와 함께 고용노동사회국에 소속되어 있다(oecd.mofa.go.kr).

2)

‘긱’은 1920년대 미국 재즈공연장 주변에서 필요에 따라 연주자를 섭외해 단기로 공연하는 관행에서 유래한 용어로, ‘긱’ 근로자는 ‘독립 계약자’ 또는 ‘컨설턴트’로 분류되어 특정 업무가 지속되는 기간 또는 정해진 시간 동안만 일하는 유연한 근로계약에 따라 고용된 근로자를 말한다. (Friedman, 2016. 사용자 없는 근로자: 그림자 기업과 긱 이코노미의 부상. 국제노동브리프 2016년 9월호 p.10)

3)

구체적으로 사회정책포럼에서는 노동의 신세계에서의 사회정책과 새로운 사회정책 수단에 대한 두 번의 전체 회의와 함께 모두를 위한 사회보장이라는 큰 주제로 두 개의 브레이크 아웃 세션(사회보장에서의 집단적 책임과 개인적 책임, 사회보장 격차 해소)이 열린다. 다음 날 사회정책장관회의에는 공동 번영을 위한 사회정책, 사회적 포용과 다양성 증진을 위한 정책이라는 주제로 두 번의 본회의가 열리고 불평등한 고령화 방지라는 주제로 세 개의 브레이크 아웃 세션이 진행될 계획이다.